종합, 오후 10시 50분
거리로 뛰쳐나온 30만 군중…강력한 ‘박근혜 퇴진’ 민심 확인
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20만여명의 대규모 인파가 몰려들었다. 시민들은 시종일관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이날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집회에 집결한 20만여명은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인파였다. 주최 측은 최대 10만여명이 모일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부산과 대전 등 전국 도심에 나온 인파를 모두 합하면 30만여명에 달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벌어진 대규모 도심 집회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이번 대규모 집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거부한다’는 정권 출범 이후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분명하게 표출됐다. 참가자들의 구호와 손피켓 글귀는 ‘박근혜 퇴진’, ‘박근혜 하야’로 일관됐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대통령 퇴진’ 구호가 이처럼 일관되게 울려퍼진 건 처음이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에서 참가자들이 피켓과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통합진보당 해산 국면, ‘성완종 리스트’로 나타난 대규모 정권 실세 비리, 국정원 도감청 의혹,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등으로 위기를 겪던 이 정권을 향한 민심은 작년 연말 민중총궐기 대회를 기점으로 ‘반독재’ 수준으로 추락했다가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퇴진 요구’로 종지부를 찍은 모습이다.
조직된 시위 대오가 아닌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가 확연히 눈에 띄었던 집회였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부부터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들, 머리가 희끗한 노인들까지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왔다.
일산에서 광화문까지 아들과 함께 집회 참여를 위해 찾아왔다는 채승윤(40)씨는 “아들에게 민주주의의 참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라도 안 올 수 없었다”며 “아들에게 사람들이 분노하면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를 다니는 이지영(17·여)씨는 “세월호도 그렇고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들에 최순실이 개입됐다고 하니 화가난다”며 “그간 모든 게 시나리오대로 진행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들끓는 민심과는 달리 전체적인 집회 분위기는 밝았다. 생각보다 많은 인파가 모임에 따라 집회 참가자들의 표정은 대체로 상기돼 있었다. 대규모 행진 대오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고, 자동차들도 경적을 울리며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당초 경찰의 행진 금지통고로 인해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다행히 법원의 금지통고 취소 결정에 의해 행진은 물리적 충돌 없이 무난하게 마무리됐다. 경찰 역시 기존의 ‘금지’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행진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내부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집회를 주도한 민중 진영의 자신감도 높아졌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여론도 급격히 확산되면서 다음 주말에 있을 민중총궐기 대회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모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하라 촛불을 밝히고 있다.ⓒ김철수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가 박근혜 퇴진 가면을 쓰고 있다.ⓒ김철수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고 종로를 돌아 서울시청을 통해 광화문으로 이동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에서 참가자들이 피켓과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9신, 오후 9시 30분
20만으로 늘어난 대규모 인파 “박근혜는 하야하라”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에 전국민적 비판 여론이 일면서 5일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20만여명을 넘어섰다.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2부 집회는 오후 9시께 마무리됐다.
집회에 모인 인파는 1부 5만여명에서 10만여명, 마지막엔 20만여명까지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시민들은 “이게 나라냐. 껍데기는 가라”로 시작되는 무대 화면에 띄워진 ‘대국민 박근혜정권 퇴진 국민명령 선언’을 다함께 큰 소리로 외쳤다.
이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권력의 주인으로서 선언한다.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또 “썩은 권력을 몰아내고 낡은 체제를 쓰러뜨리는 모든 일들을 우리 국민의 힘으로 반드시 이루자”며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날 발언한 도올 김용옥 선생은 “사상가로서 오늘 이 자리에 참여하지 않으면 내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 생각해 나왔다”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외쳐 박근혜가 국민 앞에 무릎 꿇을 수 있도록 행진을 멈추지 말자”고 독려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이하 전농) 의장은 “국민의 명령이니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11월12일까지 꼭 사퇴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민중총궐기에 모인 수십만의 시민이 당신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범국민행동이 끝난 후 시민들은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자유발언을 이어가며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4시20분께 시작된 2차 범국민행동은 인파가 점점 늘어나면서 집회가 끝나는 시점에는 총 20만여명의 시민이 광장에 모였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에서 참가자들이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양지웅 기자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종로쪽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종로쪽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행진에 나선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양지웅 기자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8신, 오후 6시 30분
분노한 10만 시민들, “박근혜 정권 퇴진” 도심행진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시민 10만여명이 5일 저녁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치며 도심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종각역과 을지로, 서울광장을 거쳐 다시 광장으로 돌아오는 행렬과 종로3가를 지나 종로5가 방향으로 가는 행렬로 나눠졌다.
시민들은 “대통령은 하야하라”, “정권 퇴진” 등 구호를 외쳤고, 반대 방향을 달리던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며 이에 호응했다.
당초 주최 측의 도심 행진 신고가 경찰에 의해 금지통고됐으나, 참여연대가 법원에 집회 금지통고 처분 취소와 집행정지 신청을 내 받아들여졌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종로쪽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7신, 오후 6시 00분
광장에 울려퍼진 10만 함성, “박근혜 퇴진하라”
광화문 광장 일대가 10만이 훌쩍 넘는 국민들의 분노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집결한 시민들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그 일련의 과정에 대해 분개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준비위원회’ 주최로 5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집회에는 10만명이 훌쩍 넘는 시민들이 참석했다. 가족 단위, 교복을 입고 온 중고등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 박원순 시장 등 정치권 인사들도 대거 모였다.
사회자가 “국가의 주인이 누구인가, 우리가 주인이다. 범죄자 박근혜는 퇴진하라”라고 발언하자, 시민들은 일제히 “퇴진하라”를 외쳤다. 이들의 함성 소리에 광화문 일대가 들썩였다.
집회에 참여한 인원들은 저마다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다양한 피켓 등을 준비했다. ‘박근혜는 물러나라’라고 쓰인 스티커, ‘박근혜 퇴진!’ 레드카드 피켓 등 그 외에도 ‘박근혜는 하야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도 공범이다’ 등의 각양각색의 피켓과 촛불을 들었다. 군중들은 문화제에 나온 각계각층의 발언에도 뜨거운 호응과 박수를 보내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일산에서 광화문까지 아들과 함께 집회 참여를 위해 찾아왔다는 채승윤(40)씨는 “아들에게 민주주의의 참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라도 안 올 수 없었다”며 “아들에게 사람들이 분노하면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문화제의 첫 발언자는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이 나섰다. 전 위원장은 “그렇게 국민들이 ‘하야’를 외쳤는데, 박근혜는 그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며 “권력과 부도덕함으로 대한민국 안전을 위협하는 이 정권의 대통령은 더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이제는 행동하고 나서야 할 때”라며 “우리의 국민의 손으로, 우리 후손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고, 돈과 권력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세월호가 제대로 인양돼 진상규명하고 반드시 책임자를 처벌해 안전사회 만드는 그날까지 세월호 유가족들의 행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과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등 대학생 대표자들도 무대 위에 올라 ‘박근혜 퇴진’ 발언을 이어갔다.
최은혜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이화여대에서 정유라 부정입학과 학사 특혜 논란으로 결국 총장이 사퇴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박근혜 정권은 국민주권과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있었다”고 성토했다. 이어 “박근혜는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없다”며 “우리들의 빼앗긴 권력을 되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종교계에서는 박근혜퇴진기독교운동본부 김경호 목사가 나섰다. 김 목사는 “국가가 자기 국민(고 백남기 농민)을 살해하고도 사과하지 않았다”며 “이는 공권력이 자기 주인을 물어뜯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백남기 농민은 불의한 권력에 뭉개진 모든 국민을 대표한다”며 “그의 주검은 당신들의 존재가치는 이제 잃었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양지웅 기자
이날 집회에는 친구들과 함께 참여한 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부, 머리가 초로한 노점상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세대가 참여했다.
청량리 노점상을 운영하다는 이종완(64)씨는 “가장 화가나는 것은 최순실이 대기업에게 돈을 받아서 딸에게 10억짜리 말을 사준 것”이라며 “우리 딸도 독일에서 공부하는데, 매일 알바를 한다”고 분노했다. 그는 “어떤 이는 부모 잘 만나 10억짜리 말을 타고, 600만원짜리 주사를 맞는다”며 “그런데 우리 딸은... 아주 뚜겅이 열린다”라고 토로했다.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를 다니는 이지영(17·여)씨는 “세월호도 그렇고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들에 최순실이 개입됐다고 하니 화가난다”며 “그간 모든 게 시나리오대로 진행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씨와 함께 집회에 참여한 강지원(17·여)씨는 “요즘 학교 분위기도 애들이 모이면 다 최순실-박근혜 이야기를 한다”며 “‘어제 뉴스를 봤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고, ‘박근혜 하야’ 분위기도 많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범국민행동 1부는 오후 5시40분경 끝났다. 이후 종로와 을지로 일대를 행진하고 광화문으로 다시 돌아 온 후 2부 행사를 진행했다. 앞서 고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치러지기도 했다.
6신, 오후 4시 20분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10만여명 광화문 집결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에 전국민적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5일 시민 10만여명이 서울 도심에 집결했다.
이날 오후 4시 20분께부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됐다.
2시부터 진행된 故백남기 농민 영결식 때부터 광장에 자리잡은 인파가 순식간에 늘어나 광장 밖 차도와 세종문화회관 계단까지 꽉 들어찼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고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열린 가운데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양지웅 기자
경찰은 세종대왕상과 광화문 도로를 사이에 두고 3중 차벽을 쌓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 시간여 가량 범국민행동 1부가 진행되고 난 뒤 도심 행진과 대회 2부가 이어질 계획이다.
경찰이 안국동을 거쳐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가는 행진 코스를 불허한 데 따라 경찰과 시민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국현 부장판사)는 참여연대가 청구한 행진 금지통고 집행정지 신청을 4일 오후 받아들였다. 법원이 인용한 행진 코스는 광화문 광장에서 종각역, 종로3가, 을지로를 거쳐 다시 광장 방향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종로쪽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 (자료 사진)ⓒ양지웅 기자
5신, 오후 3시 30분
故백남기 농민 영결식 광화문 광장서 엄수
“아빠 사랑해요”
5일 고(故)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엄수된 광화문 광장에서 큰딸 백도라지씨는 “마지막으로 아버지께 한 말씀 드리고 마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도라지씨는 “저희 가족과 투쟁본부는 책임자가 처벌받고 재발 방지 조치와 적절한 사과를 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 물대포에 맞아 숨진 고(故)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엄수됐다.
오후 2시께 진행된 영결식에는 야권 정치인들과 시민 1만5천여명(경찰 추산)여명이 참가해 백 농민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시민들은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살인정권 퇴진!’라고 적힌 검은색 근조와 ‘박근혜는 물러가라’ 등의 초록색 근조를 달고 엄숙하게 영결식을 지켜봤다. 정계에서는 야 3당 지도부,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 등 야권 대권주자들도 영결식을 찾아 애도의 뜻을 전했다. 무소속 김종훈·윤종오 의원도 함께했다.
이날 유가족들은 “아버지를 보낼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면서도 아직까지 남아있는 책임자 처벌 등을 위해 계속 싸워가겠다고 다짐했다. 도라지씨는 “언제 치를지 알 수 없던 장례식이었는데, 이렇게 영결식에서 인사하게 됐다. 이 감사함은 인간 언어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어 “저희에게는 여러 숙제가 남았다”며 “기소조차 되지 않는 살인범 경찰들을 꼭 처벌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의 약속처럼 꼭 특검이 실시돼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이하 살인 경찰들이 법의 신판을 받기 원한다”고 호소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서 특검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만장들이 보이고 있다.ⓒ양지웅 기자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이날 영결식에 참석한 야 3당 의원들은 유가족들이 원하는 특검에 힘쓸 것을 강조하고, 최순실 사태로 국정농단을 일으킨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할 것을 경고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가 정치적 민주화를 쟁취한 지 30년이 돼 가지만 아직도 이 땅에서 공권력에 의한 죽음이 사라지지 않았다”며 “반드시 특검으로 고 백남기 선생님의 사인을 밝혀야 하고 그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대표는 “백남기 농민님 아직도 해맑은 미소로 우리를 지켜보는 당신의 영정 앞에 우리는 죄인”이라며 “고인을 보내드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슴에 묻겠다”고 애도했다.
이어 추 대표는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새누리당과 대통령은 국민과 야당이 요구하는 별도의 특검과 국정조사를 주저 없이 받아드려야 할 것”이라며 “민심에 반하는 국무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를 수용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속 국민의 뜻을 거역한다면 저와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정권 퇴진 운동에 들어갈 것을 재차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고 백남기 선생님께 죄송스럽고 또 백남기 선생님 유족분들께 죄송스럽고 또 이 땅의 모든 농민께 죄송스러운 그런 심정”이라고 애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불의에 맞서고 싸우고, 누구보다 먼저 행동했던 선량한 국민인 백남기 농민을 우리는 이렇게 처절하게 보낸다”며 “이것은 국가의 이름과 공권력 이름으로 자행된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그 어떤 경우도 경찰이 국민의 정당한 평화적 집회를 진압 목적으로 사용하는 소방수 사용은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에 많은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영결식은 오후 4시께 마무리됐으며 곧바로 ‘박근혜 정권 퇴진’ 등을 요구하는 2차 범국민행동 집회가 진행됐다.
고인은 이날 밤 고향인 전남 보성으로 옮겨지고, 6일 보성과 광주에서 노제를 거쳐 광주 망월동 5·18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5일 오전 서울 종로1가 거리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노제를 진행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노제를 마친 뒤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4신, 오후 1시 00분
‘생명과 평화의 일꾼’ 故백남기 농민 쓰러진 거리에서 치러진 제사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서울 종로구 르메이르 빌딩 앞 거리에서 5일 오전 11시 30분 노제가 진행됐다.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며 고인이 지켜왔던 ‘생명과 평화’의 정신을 이어받자는 취지다.
참가자들은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추모하는 묵념 후 다함께 ‘님을 향한 행진곡’을 불렀다.
소리꾼 정유승의 곡으로 노제가 시작됐다. 소리꾼은 유가족과 시민 앞에서 “하늘과 땅을 섬겼던 한 농부는 이렇게 떠납니다”라는 말과 함께 한쪽 손에 든 종을 울리며 목 놓아 고인의 추모곡을 불렀다.
유족들은 입을 꾹 다문 채 서로를 바라보며 고인의 죽음을 추모했다.
생존의 땅 푸른 카펫 위에는 죽음을 상징하는 국화와 생명을 상징하는 붉은 장미꽃이 놓여졌다. 그 위로 무용가 이삼헌씨가 백남기 농민이 경찰 살인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그날을 몸짓으로 재현했다.
푸른 카펫 위로 물대포에 맞는 듯이 좌우로 몸이 흔들렸고, 양손에 국화꽃을 가득 쥔 채 바닥에 쓰러지거나 엎드리며 그 날의 고통스러웠던 백씨의 모습을 춤으로 표현했다.
이에 백씨의 장녀 도라지씨는 차마 춤을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고, 차녀 민주화씨는 두손을 얼굴로 가리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무용가는 투혼을 상징하듯 다시 일어나 붉은 장미를 두 손에 쥐고 꽃상여로 다가가 그 위에 올려두었다.
5일 오전 서울 종로1가 거리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노제가 열리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노제를 마친 뒤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박석운 상임 백남기 장례위원장은 조사를 통해 “선배님께서는 박정희 유신독재와 전두환 일당의 군사 쿠데타 피의 5.16을 온몸으로 살아내신 민주화 운동가다. 또한 신자유주의 정부의 농촌포기 정책에 맞서 싸운 농민운동가이며, 우리밀과 우리 농업을 살리기 위해 평생을 바치신 생명과 평화의 일꾼”이라며 고인의 생전 업적을 기렸다.
또 “선배님의 고귀한 삶 바로 그 자체가 ‘우리가 백남기다’, ‘책임자를 반드시 벌하자’며 일깨워줬다”며 “317일 간의 길고도 끈질기게 진행됐던 농성을 끝까지 지킬 수 있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의 고귀한 삶이 굳은 신념과 힘찬 투쟁이 저희 뿐 아니라 모든 국민을 또 다른 백남기로 일으켜 세워 지금의 위대한 항쟁의 길을 열어주신 것”이라면서 “살아있는 우리들이 선배님께서 물려주신 유산을 계승하여 살인정권을 몰아내고 책임자들의 처벌하고 이 땅의 민주주의와 정의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위원장도 “우리 아이들에 이어 또다시 국가폭력 희생자가 되신 백남기 어르신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기 위해 모였다”며 “우리는 세월호 참사 뿐 아니라 국가폭력의 주범들을 처벌하는 그날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는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라고 부여 받은 힘을 악용하여 한평생을 선하게 이 땅과 이웃을 위해 살아오신 분을 살해한 것”이라며 “더 이상 나라의 주인은 대통령과 그의 친구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 국민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늘에서 우리 아이들을 만나시면 꼭 안아주시고, 어르신의 가족들의 곁에는 우리가 있겠다”라면서 “우리 남겨진 이들이 당신들을 희생시킨 폭력에 맞서겠다. 민주주의와 농민의 생존권, 국민 모두가 안전하게 행복하게 살 권리를 우리가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일 오전 서울 종로1가 거리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노제를 진행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노제를 마친 뒤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5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의 장례미사를 마친 뒤 운구행렬이 종로 1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곳에서 열리는 노제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 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3신, 오전 11시 50분
‘생명평화일꾼 백남기’와 함께하는 1천여 운구행렬
5일 오전 10시30분께부터 고 백남기 농민 노제를 위한 운구행진이 시작됐다. 600여명으로 시작한 운구행렬은 종로구청 사거리에 다다르자 1천여명으로 불었다. 운구행렬이 이어지는 종로 거리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운구행렬을 지켜봤다.
이날 장례행렬은 명동성당을 출발해 354일 전 백남기 농민이 쓰러졌던 종로구청 4거리를 향했다.
운구행진은 고 백남기 농민이 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을 실은 차량과 운구리무진이 선두에 섰다. 그 뒤를 붉은 바탕에 ‘생명평화일꾼백남기’라고 쓰인 명정이, 농민 20여명이 짊어진 꽃상여가 따랐다.
꽃상여 뒤로 100여명의 공동상주단과 유가족, 장례위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장녀 백도라지씨와 차녀 백민주화씨 등 유가족과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 김영호 전농 회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윤소하 정의당 의원 등 공동상주단이 함께했다.
5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의 장례미사를 마친 뒤 운구행렬이 종로 1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곳에서 열리는 노제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 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故 백남기 농민의 손자 모넌 지오군(3) 또한 어머니 백민주화씨의 손을 잡고 행렬을 따랐다. 지오군의 한쪽 손에는 오레오 과자를 꼭 쥐고 있었다. 지오군은 1시간이 넘는 행진에 지쳐서 백민주화씨의 등에 업히기도 다시 걷기도 하며 끝까지 행렬과 함께했다.
장례위원 바로 뒤로는 고 백남기 농민의 정신이 부활하기를 기원하는 ‘부활도’와 풍물패의 소리가 종로 거리를 가득 채웠다.
행진의 끝에는 ‘국가폭력 끝장내자’, ‘살인정권 물러나라’라고 쓰인 80여개의 만장과 시민들의 행렬인 장례행진 본대오가 이어졌다. 본대오에는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표창원 의원, 로만칼라를 한 신부와 수녀 그리고 시민들이 뒤따랐다. 명동성당 출발 시 300여명이었던 본대오는 종로거리에서 지켜보던 시민들의 합류로 700여명으로 불었다.
장례는 종로구청 4거리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 영결식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고(故) 백남기 농민의 장례미사가 5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봉행되고 있다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2신, 오전 10시 30분
故백남기 농민 장례 미사 거행, 엄숙한 분위기 속 죽음 애도
5일 오전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故백남기 농민(세례명 임마누엘)의 장례미사가 진행됐다. 미사에는 사제·수도자·평신도·시민, 정치계 인사 등 800여명이 참석해 엄숙한 분위기 속에 백 농민의 죽음을 애도했다.
오전 9시께 시작된 미사에는 고인의 관이 성당 안으로 모셔졌고 영정사진을 든 큰 아들 백두산 씨와 아내 박경숙 씨와 딸 백도라지·백민주화 씨가 제대 앞으로 고인과 함께 이동했다.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추기경은 미사를 시작하며 “백남기 형제가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기도한다”며 “특히 사랑하는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형제님의 유족에게 하느님의 위로가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기도했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강론을 맡은 김희중 대주교는 “우리나라의 보다 성숙한 민주화를 위하고 우리 농촌을 살리는 생명 산업 주역인 농민이 대접받을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을 때 백남기 형제의 육체는 우리를 떠나지만 그분의 정신은 우리 가운데 살아 있을 것”이라며 “백 농민의 인생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 나서기를 바라고 기다린다”고 말했다.
고인의 큰 딸 백도라지씨는 “참석해주신 시민들께 감사하고 아버지 가시는 길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감사를 표했다.
장례미사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정계 인사들도 참여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미사가 시작되기 전 “백남기 선생님과 유족분들, 그리고 농민들께 그저 죄송스러운 심정이다”며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 미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종걸 의원.ⓒ김철수 기자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1신, 오전 08시30분
“영면을 기원합니다” 故백남기 농민 발인
작년 민중총궐기 대회 당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의 발인식이 5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서울학교 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발인식에는 유가족과 백남기 투쟁본부가 함께 자리했다. 안치실에는 신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약 5분간의 발인 미사가 이뤄졌다.
고인의 시신이 안치실 밖으로 나오자 유가족들은 서로의 손을 꽉 잡은 채 고인을 따라갔다.
고인의 아들 두산씨가 앞에서 고인의 영정을 들고 부인과 장녀 도라지씨, 차녀 민주화씨와 손자, 신부들과 투쟁본부가 뒤를 이어갔다.
이날 하늘이 흐린 가운데 고인의 발인에 참석한 사람들의 표정은 침통했다.
8시 5분께 고인이 운구차량에 실리자 가족들은 눈물을 참으며 서로를 위로했다.
운구차량은 8시 14분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떠나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백남기 농민은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의식을 잃은 지 317일 만인 지난 9월 25일 끝내 숨을 거뒀다. 이후 계속된 경찰의 부검시도로 인해 장례가 늦춰지다 41일 만에 발인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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