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 취소도 복귀도 맘대로?

 

김문수→한덕수→김문수··· 국민의힘 무법적 당 운영 도마에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전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 카페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2025.05.08. ⓒ뉴시스

사상 초유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교체 시도가 무산됐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새롭게 나선 한덕수 전 총리가 당원 투표 결과 찬성 득표가 과반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당원투표 부결에 따라 김문수 대선 후보는 다시 국민의힘의 공식 후보가 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김문수 후보는 이미 국민의힘에 의해 당선이 취소됐다. 어떤 절차를 거쳐 다시 대선 후보가 된 것인지 명확한 설명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문수에서 한덕수로, 다시 김문수로 대선후보 선출 취소도, 복귀도 맘대로 하는 국민의힘의 무법적 당운영이 도마에 올랐다.

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와 한 전 총리 측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면 비상대책위원회가 후보 재선출 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모든 권한을 위임한다는 결정을 한 바 있다. 이런 결정을 바탕으로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지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열어 당헌 제74조 2항의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대통령후보자선출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후보자선거관리위원회가 심의하고, 최고위원회의(비상대책위원회)의 의결로 정한다’는 구절을 확대해석해 김 후보의 후보 선출 취소를 결정한 것이다.

이런 취소 결정을 바탕으로 국민의힘은 곧바로 10일 대통령 후보 선출 취소 공고했고, 곧바로대통령 후보 선출 공고를 다시 했다. 새벽 3~4시까지 1시간 동안 현장 접수를 통해 대선후보 등록을 받았다. 한덕수 전 총리는 그사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그리고 당원들을 대상으로 선출 투표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보 재선출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5.05.10. ⓒ뉴시스

10일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된 당원 투표에서 반대가 많아 한덕수 전 총리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투표에서 낙선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미 후보 선출이 취소됐고, 유일한 대선후보였던 한 전 총리는 선출 투표에서 떨어진 것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절차대로 라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10일 밤 기자들에게 “당원 투표 부결로 비대위의 관련 결정들이 무효화 돼 김 후보의 대통령 후보 자격이 즉시 회복됐고, 내일(11일) 공식 후보등록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도 이런 상황을 우려하면서 당원 투표에 돌입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원 대상 ARS 투표 문항은 ‘한덕수 후보로의 후보 변경에 찬성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찬성반대 의견을 묻는 형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ARS에서 반대가 더 많으면 후보 교체는 이뤄지지 않고, 김문수 후보 체제로 가는 것”이라며 “그래서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혹시나 있을 후보 자격 논란을 대비해 ‘후보 교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대선후보 재선출 절차는 김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하면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새롭게 치러진 대선후보 선출 투표에서 한 전 총리가 부결되었다고, 김문수 후보의 후보자격이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권 비대위원장은 당원투표 부결로 비대위의 관련 결정들이 무효화 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당헌 당규의 어떤 규정을 근거로 그렇게 한 것인지 설명은 없었다. 당원들이 선출한 후보를 비대위가 취소하는 것도 말이 되지 않지만, 자신들의 취소해버린 후보의 자격을 별다른 절차 없이 다시 회복시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11일 오전 6시 30분 현재 국민의힘 홈페이지 공지사항엔 지난 10일 새벽 게시한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 취소 공고’가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후보 선출 취소 공고 이후 올렸던 대선후보 선출 공고와 한덕수 전 총리의 후보등록 공고는 아무런 설명 없이 삭제했다. 대선후보 후보 재선출 시도는 없었던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공당의 운영을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해도 되는 것일까? 이번 논란은 국민의힘은 공당으로서 자격이 있는 정당인지 큰 의문을 던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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