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공격하려 여성혐오 발언 인용… 동아일보 “TV토론 역대 최악”
[아침신문 솎아보기] 중앙일보도 “전반적인 토론 수준 매우 실망”
정책 경쟁은 없고 후보들끼리 서로 공격만 난무한 대선 후보 TV토론회였다. 27일 저녁 MBC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서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권영국 등 4당 대통령 후보는 개헌과 정치 개혁, 외교·안보 등 이슈를 놓고 토론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김 후보는 윤석열 아바타다, 김 후보가 당선되면 ‘상왕 윤석열, 즉 반란 수괴가 귀환한다’ 그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내란 극우 프레임으로 날을 세웠고, 김문수 후보는 “전혀 근거 없는 말씀을 한다. 그 말씀을 그대로 드리면 우리 이재명 후보야말로 부패, 부정, 비리, 범죄의 우두머리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다”라고 맞받았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여성혐오 발언 글을 직접 인용하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는 과거 이재명 후보가 했던 욕설 발언들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를 상대로 여성의 신체 부위에 특정 행위를 언급하며 이것이 여성혐오에 해당하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권영국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28일 아침신문들은 이번 대선 후보들의 마지막 TV토론을 두고 일제히 1면에 보도했는데, 긍정적인 평가는 없었다. “끝까지 비방만…‘토론’은 없었다”(경향신문) “마지막까지 비전보다 비방 ‘최악의 대선 토론’”(동아일보) “3번의 TV 토론, 우물 안 개구리 싸움만”(조선일보) “2시간 비방전…정책도 토론도 없었다”(한겨레) 등의 제목이 달렸다.
후보 공격하려 여성혐오 발언 인용까지… 동아일보 “TV토론 역대 최악”
특히 이번 마지막 TV토론 이후 이준석 후보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과거 자신의 형수님을 향해 욕설한 논란을 소환했다. 이준석 후보는 “올해 4월 고등학교 폭력 사건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했던 욕설”이라면서 여성의 신체와 관련한 표현을 말한 뒤 “냉정하게 말해서 이것 누가 만든 말인가. 이재명 후보 욕설 보고 따라 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제 부족함에 대해서는 그간 사과 말씀을 드리고 다시 사과드리겠다. 그 말은 제가 한 말이 아니고 우리 형님이 어머니한테 한 말인데,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을 왜 안 말렸느냐’고 제가 과하게 표현했다는 설명을 드린다”라고 답했다.
이어 권영국 후보를 상대로 “이재명 후보가 가족 간 대화에 대해 사과했다”며 만약 여성의 신체 부위에 특정 행위를 하는 것을 언급하며 이것이 여성혐오에 해당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권영국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거듭된 질문에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 우리는 당연히 성적 학대를 한다든가 한다면 누구보다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토론이 끝난 후 권영국 후보는 자신의 SNS에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이준석 후보의 여성 성기 관련 발언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TV 토론회 자리에서 들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한 발언이었다. 이준석 후보가 여성혐오 발언인지 물었던 그 발언은 분명한 여성혐오 발언이고, 상대 후보를 비방하겠다는 의도로 여성혐오 발언을 공중파 TV토론 자리에서 필터링 없이 인용한 이준석 후보 또한 여성혐오 발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너무나 폭력적이다”라고 썼다.
동아일보는 <‘이런 황폐한 풍토서 정치 개혁 될까’ 묻게 한 대선 TV토론> 사설에서 “이번 대선의 세 차례 TV토론은 역대 최악이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기대 이하였다. 유권자에게 아예 투표장에 가지 말라는 후보들의 합작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비판한 뒤 “TV토론은 후보의 철학과 식견, 비전을 듣고 자질과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반감과 편견을 노골화하는 정치권의 대결, 나아가 그 근저에 강경 지지층의 팬덤 정치가 판치는 현실에서 건강한 토론이 이뤄질 리가 없다. 이대로라면 한국 정치의 장래는 여전히 어둡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도 <대선 TV토론 이런 식으론 안 된다> 사설에서 “이번 TV토론 시리즈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급작스레 진행된 대선이라 후보들이 정책 역량을 숙성할 기간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전반적인 토론의 수준은 매우 실망스러웠다”라고 지적한 뒤 “후보들은 정책과 국정 수행 능력을 따지기보단 인신공격과 말꼬리잡기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김문수 손잡은 이낙연, 경향 “민주당에 대한 배신” “이성 상실해”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낙연 상임고문은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괴물 독재국가 출현을 막고 새로운 희망의 제7공화국을 준비하는 데 협력하자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이낙연 상임고문은 김문수 후보와 2028년 국민통합을 위한 공동정부·개헌의 뜻을 같이했다며 “일찍부터 저는 더불어민주당이 다른 후보를 내면 협력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리스크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후보를 내놓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에게는 제가 수용하기 어려운 면도 있지만, 그의 치열하고 청렴한 삶의 궤적과 서민친화적이고 현장밀착적인 공직수행은 평가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저의 한 표를 그에게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내란 비호’ 김문수 손 잡은 이낙연의 정치 유랑 참담하다> 사설에서 “오로지 ‘반이재명’을 이유로 내란 옹호 세력, 수구 냉전 세력과 손을 잡은 것이다. 그를 정치적으로 키워준 민주당에 대한 배신이요, 김대중·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말해온 정치인 이낙연의 참담한 자기부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대의명분 없는 정치연합은 야합에 다름 아니다. 3년 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패한 뒤 이낙연의 정치가 내세우는 유일한 목표와 명분은 ‘반이재명’밖에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이준석 후보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합당했다가 11일 만에 쪼개졌다. 얼마 전에는 친윤계가 대통령 후보로 옹립하려던 한덕수 전 총리와의 연대를 모색하더니, 급기야 김 후보와 손을 잡았다. 김 후보는 어제 윤석열 내란을 앞장서 옹호해온 윤상현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 이낙연의 정치가 유랑하고 퇴행하다 내란 옹호 세력 품에 안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이 상임고문은 박근혜 탄핵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를 지냈다. 그런 그가 박근혜 탄핵이 잘못됐다 하고 윤석열 내란도 비호한 김 후보와 손을 잡았다. 모든 면에서, 이 후보에 대한 사감에 눈이 멀어 이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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