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론] ‘광장연합정치’의 본질과 김재연 용퇴의 역사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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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 승인 2025.05.1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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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왜 연합하냐", 질문 자체가 틀렸다
광장정치, 선거연합은 필연
광장연합은 백지수표가 아니다
내란청산, 광장연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
진보당, 당당하게 광장연합 주도하라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대선 후보직을 내려놓고, 광장연합정치 실현을 위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진보진영 일부에서 “보수정당과의 연합은 자기 부정”, “진보 공약 폐기”라고 비판한다. 농민당원들의 항의 성명과 조직적 반발도 있다.
하지만 지금 진보정당은 내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내란정국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내란청산을 위해 슬기롭게 연합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민주당과 왜 연합하냐", 질문 자체가 틀렸다
이번 김재연 후보의 사퇴와 광장연합 참여를 두고 “진보당이 어떻게 보수정당인 민주당과 연합하느냐”는 질문이 반복된다. 그러나 이 질문 자체가 연대연합의 본질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연대연합이란 원래 진보세력이 보수세력과 손잡는 것이다. 공통의 적(파시즘, 독재, 외세)에 맞서기 위한 전략적 공동행동이 연대연합의 본질이다. 제2차 국공합작에서 중국공산당은 장개석 국민당과 협력해 일제를 물리쳤고, 유럽의 반나치 전선도 좌우파를 넘나드는 공동행동이었다.
지금 민주수호세력이 맞선 적은 누구인가? 계엄령을 선포하고, 전쟁을 모의한 친위쿠데타 내란세력이다. 윤석열-한덕수-김문수로 이어지는 이 ‘극우 파시즘 블록’을 제거하기 위한 광장연합이 필요하다는데, 도대체 어떤 진보가 반대할 수 있는가?
광장정치, 선거연합은 필연
이번 광장연합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기획이 아니다.
야5당과 시민사회는 광장에서 윤석열의 계엄 쿠데타를 막아냈다. 윤석열을 탄핵한 여의도대첩, 분노를 연대로 바꾼 남태령대첩, 윤석열을 구속시킨 한남대첩, 파면을 선고한 안국대첩, 사법쿠데타 저지 투쟁까지.
그런데, “광장에서 함께 싸우는 건 가능하지만 선거연합은 안 된다?” 이것은 괴변이다.
내란세력을 청산하려면 정권교체가 필수다. 이를 위해 광장연합은 선거연합, 정책연합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광장연합은 백지수표가 아니다
광장연합의 핵심은 광장 후보 지지를 통해 진보 의제를 현실화하는 것이다.
진보당은 광장후보로 이재명 지지를 선언하고, 공동선언문을 통해 구체적 정책 협약을 체결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반헌법행위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윤석열 정권에서 폐기된 법안 재입법화 (노조법 2·3조, 양곡관리법 등)
▲결선투표제 도입 및 국회 제도개혁
▲국민참여형 개헌특위 추진
▲시민사회와 정당이 함께하는 사회대개혁위원회 출범
▲정권교체 이후에도 내란청산과 사회개혁을 위한 연대 지속
선거연합에서 이런 수준의 정책합의는 일찍이 없었다. 지금까지 어떤 진보정당도 이루지 못한 실질적인 성과이며 광장연합이 이룩한 정치적 결실이다. 독자완주를 고집했다면 절대 불가능한 결과다.
내란청산, 광장연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
물론 민주당이 배신할 수 있다. 그러나 배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정치적 협약 자체를 부정한다면, 어떤 진보적 가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럴수록 진보정당은 더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강력한 견인력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는 진보적 과제를 관철하기 위해 모든 방도를 강구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경로가 지금의 광장연합정치다.” 이것이 김재연 후보가 사퇴하면서까지 광장연합을 주도한 이유다.
배신을 우려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대중에 대한 무책임이다.
“농민을 사지로 몰아넣은 민주당을 어떻게 지지하느냐”는 전봉준투쟁단의 비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농민을 또다시 사지로 몰아넣지 않기 위해서라도 현실정치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그래서 진보당은 양곡관리법 재입법, 식량주권과 먹거리 기본권 보장을 대선 협약에 명문화했다. 배신당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공약을 만들고, 협약을 끌어내고, 민생을 제도화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 바로 진보정치다.
진보정치는 구호로 끝나선 안 된다. 현실을 바꾸는 능력으로 진보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진보당, 당당하게 광장연합 주도하라
독재와 파시즘을 막아내는 내란청산보다 더 중대한 과제는 없다. 이 시기에 진보가 독자완주로 고립되면 광장의 명령은 외면당하고, 항쟁의 성과는 사라진다. 말 그대로 ‘죽 쒀서 개 주는 꼴’이 된다.
진보정당은 투쟁에 참여한 것만으로 만족해선 안 된다. 내란종식 투쟁을 승리로 이끌고, 내란청산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정치지형을 바꾸는 것, 그것이 진보정당의 존재 이유다.
바라건대, 진보당은 “보수정당 후보를 왜 지지하냐”는 비판에 주눅 들지 말라. 압도적 정권교체가 내란청산의 길이라면 더 적극적으로 연합하고, 더 강력하게 연대하는 것이 진보정당에 부여된 광장의 소임이다. 광장연합정치를 선도한 진보당은 더 당당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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