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준비하고 있다. 2025.05.18.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역화폐 중심의 내수 진작 방안을 ‘호텔 운영’에 빗대 설명한 것을 두고 보수진영에서 ‘호텔경제학’, ‘노쇼주도성장’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설명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꼬투리 잡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대선을 앞두고 상대진형 유력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내리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16일 이재명 후보는 전북 군산 유세에서 기본소득의 경제 활성화를 설명하기 위해 ‘호텔 운영’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고객이 호텔을 10만원에 예약하면 호텔은 가구점에서 10만원에 침대를 구입한다. 가구점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10만원에 주문하고, 치킨집은 문방구에서 10만원어치 문구를 구입하고, 문구점은 호텔에서 빌린 10만원을 갚아 순환시킨다”면서 “여기에 고객이 호텔 예약을 취소해 결과적으로 투입된 돈이 없더라도 돈이 돌기 때문에 상권에 활기가 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호텔에 10만원의 예약금을 낸 후 숙박 없이 환불받더라도 예약금 10만원이 인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거치면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게 이 발언의 핵심이다.
하지만 보수진영에서는 이재명 후보 설명의 진위여부를 따져가며 물어뜯기 시작했다.
지난 18일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1차 후보자토론회에 참여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그게(호텔경제학) 경제가 순환하면 케인스 이론의 승수효과(정부 지출을 늘릴 경우 지출한 금액보다 많은 수요가 창출되는 현상) 같은 것을 노리고 하신 말이냐”면서 “이재명 후보가 그린 그림을 보면 돈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한계소비성향이 1로 도는데, 무한동력이냐”고 비꼬았다.
한계소비성향은 새로 늘어난 소득 가운데 소비로 이어지는 돈의 비율을 말한다. 소득이 적은 저소득층일수록 한계소비성향이 높다.
이틀 뒤인 20일에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재명 후보 공격에 동참했다.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의 지역화폐 중심의 내수 진작 방안 설명을 ‘노쇼주도성장’이라고 폄훼한 한 전 대표는 “이재명의 호텔경제학은, 여행객이 호텔에 10만원 예약금을 걸었다가 나중에 예약을 취소하더라도 그 10만원이 돌았기 때문에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라며 “공적 자금을 투입하면 내수 경기를 충분히 활성화할 수 있다면서 꺼낸 주장이다. 그 공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을 옥죈 결과, 기업이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고용도 줄일 뻔한 전개에는 생각이 닿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반면 경제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표의 설명이 승수효과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한계소비성향을 1로 표현한 것일 뿐 근본 취지에 어긋난 건 아니라고 평가했다.
강남훈 한신대 명예교수는 “이재명 후보가 하고 싶었던 말은 돈이 순환되면서 승수효과가 발생한다는 얘기 같다. 그걸 쉽게 설명하기 위해 한계소비성향을 1로 가정해 쭉 설명했는데, 그 부분 꼬투리 잡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한계소비성향을 보다 현실성 있게 0.7이나 0.6으로 설정해 설명했다면 계산도 복잡하고, 듣는 사람도 이해하기 어려웠을 거다. 작은 부분을 꼬투리 잡기보단 전체적인 맥락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명예교수는 “이재명 후보의 설명 방식은 거시경제학 교과서에 승수효과를 설명할 때도 기본적으로 실리는 내용”이라며 “두 사람(이준석 후보, 한동훈 전 대표) 다 극단적인 가정을 가지고 비판하기보다 근본 취지를 좀 더 잘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가 주장한 지역화폐를 통한 내수 진작 방안이 실제 상당한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학에서 보면 경기가 안 좋을 때 소비 성향이 높은 서민들에게 소득을 쥐여주는 것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소비성향이 매우 높은 만큼 주어진 소득을 모두 사용해 경기 부양 효과도 더 크게 나타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강 명예교수도 “경제학적으로 한계소비성향이 1보다 작더라도 돈이 돌면 돌수록 경제적인 효과는 점점 더 커진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제한된 시간 내에 전부 소비해야 하는 지역화폐는 현금보다 한계소비성향이 훨씬 높게 나타난다. 실제 지역화폐는 한계소비성향을 1에 가깝게 키워보려고 만든 제도”라고 강조했다.
대선이 불과 2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 꼬투리 잡기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투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어떻게든 서로 꼬투리 잡아 자기 지지 세력을 넓히려고 하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서로를 물고 뜯기보단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명예교수는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뻔한 상황”이라며 “지금 국민들의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 너무 서로 꼬투리 잡기만 할 게 아니라 국민들이 큰 정책 그림과 방향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강위원 상임대표 고희철 기자 khc@vop.co.kr 발행 2024-06-06 16:14:31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지난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전면으로 부상해 4.10 총선 결과 민주당의 한 축을 이뤘다. 대개 언론에는 ‘친명 강경파’ 조직으로 소개된다. 지난 2일 2기 강위원 상임대표가 선출됐다. 한총련 의장을 거친 강 대표는 전남 영광군 묘량면에서 여민동락 공동체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민형배 구청장 시절 광산구노인복지관장 등을 거쳐 이재명 도지사 시절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을 맡았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일정을 총괄했고, 그 뒤 당대표 특보와 혁신회의 1기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혁신회의는 국회의원 31명을 배출해 당내 최대 정치세력으로 불린다. 강 대표 본인은 경선에서 사퇴해 국회 입성에 실패했지만 상임대표가 됐다. 그러나 혁신회의와 강 대표는 언론에 대체로 부정적으로 언급된다. 친명, 강경, 팬덤, 개딸 등의 연관어와 함께. 특히 국회의장 후보 경선으로 촉발된 당원민주주의 논쟁은 부정적 보도 증가에 기여했다. 3일 여의도의 오피스텔에 자취방처럼 차려진 혁신회의 사무실에서 강 대표를 만났다. 묻고자 한 것은 간단했다. 지난 총선에서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으로 당을 장악했다는 비판과 극성 팬덤을 앞세워 국회까지 좌지우지하려 한다는 비판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6.03 ⓒ민중의소리 1시간을 예정한 인터뷰는 2시간 30분을 넘겨 간신히 ‘중단’됐다. 그는 거침이 없었고, 할 말이 많았다. 그의 말은 영광군과 광산구와 경기도를 넘나들었고, 5.18정신과 김대중, 노무현도 수시로 언급됐다. 특히 언론의 당원민주주의 폄하에 강하게 반박했다. 친명만 공천되고 비명은 탈락한다는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에 강 대표는 “그게 진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이어 “작업을 한 ...
긴급 평화촛불행동, "대북전단 살포는 미국과 윤석열정권의 전쟁도발행위" 기자명 이승현 기자 입력 2024.06.07 23:55 수정 2024.06.08 01:52 댓글 0 6.15남측위원회와 전국민중행동, 민주노총, 평화통일시민회의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7일 저녁 긴급 평화촛불행동을 마치고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까지 행진하며 '대북전단살포와 육상·해상 포사격훈련을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 정권의 퇴진 사유는 수백가지가 넘을 것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 전쟁을 일으키려는 정권이기 때문이다." 7일 저녁 8시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 종로 보신각 광장에서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긴급 촛불행동을 마치고 광화문 사거리를 거쳐 이곳까지 행진해 온 시민들은 전쟁위기를 부추기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노로 온몸을 떨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 '비열한 방식의 도발'이라며,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현충일 추념사를 한 6일 새벽 반북 탈북민단체가 전단 20만 장과 함께 USB 5천 개, 1달러짜리 지폐 2천장이 담긴 대형 풍선 10개를 북측으로 보냈다. 대북전단 살포에 북이 오물풍선 살포로 대응하고 아예 정부가 나서 9.19군사합의 전체 효력정지를 의결한 뒤 확전의 불티가 될 수 있는 한미연합훈련이 전격 실시되면서 한반도 전쟁위기는 더 이상 상상속의 일이 아닌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육상 군사분계선 5km 이내 훈련장 사격 훈련과 서해 연평도, 백령도 해안포사격훈련 개시가 예고됐으며, 대북 확성기 방송도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서해 연평도 인근에 평소같으면 100여척이 조업하던 중국 어선들이 1년에 한번뿐인 꽃게잡이 대목을 뒤로 한 채 모두 철수했다.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가 전개된 가운데 7년만에 합동직격탄(JDAM...
[박세열 칼럼] '서초동 권력'이 접수한 한국사회 세계관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06.08. 04:09:34 한국은 '삼권분립'으로 설명될 수 없는 독특한 권력 지형을 갖고 있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의 틈새에 제 4부라 할 수 있는 '검찰 권력'이 존재한다.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스스로를 '준사법기관'으로 여긴다. 한국 검찰은 행정부이면서 행정부 포함 3부의 권력을 모두 견제하는데, 이 '검찰 권력'의 핵심은 수사와 소추의 독점 권한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범죄가 되는지 안되는지 1차적으로 판단하는 권력이다. 원래 검찰은 법을 집행하는 행정권의 '절제'와 '인권 보호'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식 원님 재판을 막기 위해 사법권을 행사하는 판사와 동등한 수준의 법률전문가를 국가에서 고용해 '형사 절차'의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기소독점권'과 같은 막강한 권한으로 '수사와 소추'의 독립성을 보장받는 한국 검찰은 3권의 사각지대에서 독특한 포지션에 자리를 비집고 들어앉아 한국 사회를 호령해왔다. 그리하여 한국에서는 3권 분립이 아니라 독특한 권력 분류법이 구전을 통해 존재한다. 이른바 '한국사회 세계관'이다. 여기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여의도 권력(정치)과 서초동 권력(검찰), 그리고 강남 권력(재벌)의 '삼권분점'으로 이뤄진다. 서울의 유명 지명들을 딴 이 권력 분류법은 '삼권분립'과 같은 따분한 학술적 규정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한국사회를 설명해준다. 비유하자면, '삼권분립'이 낮의 권력 지형도라면, '삼권분점'은 밤의 권력 지형도다. 교과서와 필드매뉴얼의 관계라고 할까? 이 '구전설화'의 세계관에서 '행정부'를 따로 뺀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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