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림유사’와 ‘우리말’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462] ‘계림유사’와 ‘우리말’

필자는 연구할 때 ‘계림유사’라는 책을 많이 활용한다. 그런데 이 책은 송나라 사람이 지은 것이다. 우리말을 송나라 발음으로 표기한 것이다. 그러므로 송나라 당시의 발음에 정통하지 않고, 필사 과정에서의 오류가 종종 나타나 있는 만큼 정확한 발음까지 유추하기는 너무나 어렵다.
고려시대부터 지금까지 언어가 많이 변했으니 그 시절의 발음을 유추한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대충 현대어와 비교하여 ‘이럴 것이다’고 판단할 뿐이다. 예를 들어 내일(來日)이라는 말을 순우리말로 하면 ‘하제(轄際)’라고 하는데, 이럴 때 ‘할(轄)’의 당시 발음이 어찌 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ㅎㅎ(원래는 쌍히읗인데, 컴퓨터상에서는 표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이렇게 표기한다)’ 발음이 때에 따라 ‘ㅎ’이 되기도 하고(홍수), ‘ㅆ’이 되기도 하고(썰물), ‘ㅋ’이 되기도 한다(켜다). 터키어에서 ‘미래(장래)’를 ‘gelecek(겔레젝)’이라고 하는데, 이런 것들과 비교해 본다면 ‘걸제’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터키에서는 ‘g’로 우리말에서는 ‘ㅎ’으로 발음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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