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리한 대미투자 요구에 진보당 “미국 날강도짓에 굴복 말아야”
진보당, ‘NO 트럼프! 외환 약탈 투자 강요 거부한다’ 정당 연설회 개최
- 윤정헌 기자 yjh@vop.co.kr
19일 열린 ‘NO 트럼프! 외환 약탈 투자 강요 거부한다. 진보당 정당 연설회’ ⓒ진보당 제공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관세협상’을 무기로 3,500억달러(한화 약 489조원) 규모의 대미투자를 강요하고 있는 데 대해 진보당은 “높은 관세로 인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미국의 날강도짓에 굴복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당은 19일 오후 미 대사관 앞에서 ‘NO 트럼프! 외환 약탈 투자 강요 거부한다’ 정당 연설회를 열고 “한국의 GDP의 20%, 외환보유고의 84%에 달하는 돈을 3년 안에 내놓으라는 미국의 요구는 패전국에나 할 소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 7월말 타결한 한미 무역합의의 세부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미국과 후속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대미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두고 양국이 이견을 보이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정부는 미국의 무리한 대미투자 조건을 받아들인 일본과 달리 한국은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 분명히 하고 있지만, 미국은 관세를 앞세워 일본과 동일한 조건의 대미투자 요구를 받아들이라고 강요하고 있다.
앞서 일본은 미국이 투자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최종적으로 투자 수익의 90%를 미국 측에 배분하는 등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바 있다.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진보당 제공
연설회 연사로 마이크를 잡은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트럼프에게 3,500억 달러를 상납하느니, 차라리 그 돈을 한국 기업과 노동자에게 지원하는 게 낫다’고 했던 미국의 경제학자 딘 베이커가 한국 언론과 한 인터뷰를 인용해 “미국이 1차 세계대전 후 승전국들이 독일에 요구했던 배상금과 같은 조치를 동맹국에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김 상임대표는 “미국은 일본이 이미 관세 협상에 합의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한국을 압박했지만, 한국이 일본과 같은 길을 갈 이유는 없다”며 “관세협상 직후 사임 결정을 발표한 일본의 이시바 총리와 달리, 출범 초기 한국의 이재명 정부는 국민의 관심과 지지 속에 한미간 협상을 펼칠 수 있는 국내 정치 상황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조지아주 한국 노동자 구금사태를 거론하며 “미국 행정부가 한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면서 “317명의 한국인 노동자가 쇠사슬과 케이블타이로 묶인 채 끌려가 일주일간 반인권적 시설에 갇힌 채 범죄자 취급을 받는 사건은 온 국민을 분노케했다”고 성토했다.
김 상임대표는 “보름이 지나도록 사과 한마디 없이 계산기만 두드리는 트럼프에게 한국 정부가 기둥뿌리까지 뽑아가며 거액의 투자 약속을 지킬 이유가 있느냐”며 “높은 관세로 인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수출 시장 다변화를 꾀하면서 미국의 날강도짓에 굴복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향한 날 선 비판도 이어졌다. 손솔 진보당 의원은 “트럼프는 3,500억달러 투자를 강요했다. 우리 돈으로 483조5천억원이다. 이 자금을 대출도 보증금도 아닌 현금으로 트럼프 임기 내 투자 완료하라는 것”이라며 “올해 8월 기준 국내 달러보유액이 4,162억 달러인데 현금으로 이렇게 보내면 대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는가. 우리나라가 제2의 IMF를 맞든 말든 돈만 내놓으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손 의원은 “그리고 미국은 자기들이 지정하는 곳에 투자하라고 한다. 미국이 잘되는 사업에 투자하라 하겠나. 미국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리스크가 큰 곳을 지정해 투자를 강요할 것이 뻔하다”며 “더 경악스러운 것은 투자금 회수 전까지는 수익을 미국과 한국이 50대50으로 나누고, 투자금을 회수한 이후에는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손 의원은 “완전히 도둑이다. 이러고도 친구이며 동맹이냐. 트럼프는 대한민국을 머니머신이라 칭하며 약탈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면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런 불공정 불평등 불합리한 협정 체결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진보당은 정당 연설회를 통해 “외환보유액의 84%에 해당하는 규모를 사실상 미국에 헌납하라는 협박 앞에서 침묵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거론되는 APEC 회담(10월 31일)을 앞두고 범국민적 저항 여론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손솔 진보당 의원 ⓒ진보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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