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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주장’ 고든 창, 트럼프가 정치행사서 추어올린 건 상징적”

‘한미 극우 감시’ 박동규 뉴욕주 변호사 인터뷰


극우의 여론전, 미국내 스며들어
트럼프에 접근할 자본력도 갖춰

정인선기자
  • 수정 2025-09-10 06:00
  • 등록 2025-09-10 06:00
지난 2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서 ‘부정선거론자’인 모스 탄 미 리버티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맨 왼쪽이 고든 창 변호사. 한국보수주의연합 누리집 갈무리
지난 2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서 ‘부정선거론자’인 모스 탄 미 리버티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맨 왼쪽이 고든 창 변호사. 한국보수주의연합 누리집 갈무리

미국민주참여포럼(KAPAC)에서 활동하며 한·미 극우 세력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해온 박동규 미국 뉴욕주 변호사는 지난 4일 한겨레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숙청’ 발언은 극우 인사들의 영향력을 증명한 사건”이라며 “한국 정부가 이를 제어할 실질적 수단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유사한 상황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그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부정선거 여론전’이 미국 보수 진영에 무비판적으로 스며들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부정선거 때문에 조 바이든에게 졌다. 바이든은 가짜 대통령’이라고 주장해왔고, 이는 ‘한국 대선=부정선거=이재명은 가짜 대통령’이라는 식의 평행이론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지난 2월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인 부정선거 음모론자 고든 창 변호사를 일으켜 세워 기립박수를 유도한 것을 한·미 극우 네트워크의 ‘상징적 장면’으로 꼽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저 사람이 하는 모든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고 박 변호사는 전했다. 고든 창은 이른바 ‘국제공정선거연합 산하 국제선거감시단’ 소속으로 한국의 부정선거를 주장해온 인사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더 힐’에 “한국 반미 대통령이 워싱턴에 온다”는 기고를 실었고, 정상회담 직전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에스엔에스(SNS) 글에는 “감사하다” “이재명을 제거하자”는 답글을 달았다.

    박 변호사는 “미국에서 열리는 정치 행사들에서 누가 어떤 테이블에 앉고, 어떤 순서로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자들과) 악수를 하는지 등은 모두 로비로 결정된다”며 이들이 트럼프 주변에 접근할 수 있는 자본력까지 갖췄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이와 함께 부정선거·반중·반이민 등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사상을 한국에 이식하려는 ‘코리안 마가’의 시도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김민아(36) 빌드업코리아 대표가 대표적인 인사다. 박 변호사는 “이들은 이재명 정권 5년 동안 민주 세력을 ‘친북·친중 공산주의자’로 악마화해 흔들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며 “특히 청소년들을 타깃 삼아 자신들의 사상을 적극적으로 설파한다는 점에서 더는 ‘극우 세력의 주장이 일부 노년층에만 먹혀드는 것’이라고 방심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독일의 경우 나치 정권의 대량 학살 행위(홀로코스트)를 부인하거나, 소수민족 등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할 경우 처벌할 수 있는 법과 관련 기구가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극우 성향 유튜버들이 모스 탄 등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해도 아무런 제지를 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미 극우 네트워크가 외교 리스크로 다시금 부상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정당, 언론, 시민사회 등으로 구성된 상시적 대책 기구를 마련하고, 극우 음모론을 제지할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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