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5년 6월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구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공동취재
'김건희 일가의 집사'로 불린 김예성씨에 대해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이 최근 "김예성씨가 신속히 자진 귀국해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지난 4월 헌법재판소가 전 대통령 윤석열씨(현재 구속중)의 파면을 결정한 뒤 베트남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김씨를 김건희씨 관련 주요 의혹에 깊이 관여한 정황이 있는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특검은 왜 이렇게까지 집사 김씨를 주목하는 것일까? 김씨가 김건희 일가를 위해 범법자까지 된 걸 보면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김예성-김건희, 두 사람의 인연은 대학원 MBA 과정 동기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단순히 대학원 동기라고 갈음하기엔 두 사람 사이에 너무나 많은 사건이 얽혀 있다.
대표적인 것이 김씨가 김건희 모친 최은순씨의 잔액증명서 위조 및 행사 사건에서 직접 문서를 조작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일이다. 그는 항소하지 않았고 1심에서 받은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말 그대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오점이 될 '빨간줄'을 스스로 그은 것이다. 왜 그랬을까?
판결문 속 명시된 김예성의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
김예성씨에 대한 2021년 12월 23일 의정부지방법원 유죄 판결문에는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라고 적시됐다. 당시 김씨는 윤석열씨의 부인 김건희 모친 최은순씨와 함께 사문서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김씨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며 "2013년 4월 1일경 서울 강남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피고인 최은순과 안아무개씨의 부탁을 받고 PC 문서작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피고인 최은순이 2013년 4월 1일 계좌에 100억 18만 5470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신안저축은행 대표이사 명의의 잔고증명서를 기안하고, 인터넷에서 찾은 위 은행 감사보고서 중 위 은행 대표이사 명의의 인영 부분을 복사하여 이를 미리 기안한 문서에 붙여 넣고 이를 출력한 후, 그 출력물의 예금잔액 란에 투명 테이프를 부착하였다"라고 상세히 기술했다.
하지만 김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씨는 2013년 6월 24일, 최은순의 계좌에 71억 8510만 5470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잔고증명서를 작성했다. 2013년 8월 2일에도 38억 8510만 5470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다. 2013년 10월 11일에는 가장 큰 금액인 138억 8510만 5470원을 최은순이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잔고증명서를 만들었다. 이로써 김씨가 위조한 최씨의 잔고는 무려 349억 원에 이른다. 이 일로 최은순씨 역시 징역 1년 형을 받았다.
놓쳐선 안 되는 사실은 당시 재판부 역시 김씨가 어떻게 김건희 일가에 깊이 관여했는지를 주목했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 "피고인 김예성은 2010년경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과정에서 피고인 최은순의 딸 김건희를 알게 되었고, 2012년경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를 통하여 피고인 최은순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바꿔 생각하면 김씨가 '우연히 알게 된' 친구 김건희씨의 모친 최씨를 위해 무려 349억 원에 이르는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다는 뜻이다. 기이하고 상식적이지 않다.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복역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14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가석방되고 있다. 2024-05-14 ⓒ 공동취재사진
지난해 3월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잔고증명서 위조를 두고 "목숨을 내놓고 하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잔고증명서를 위조해주고 받은 대가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2020년 3월 검찰 조사에서도 자신이 최씨의 범죄행위에 가담한 이유를 설명하며 "김건희를 멘토처럼 생각했다"라고 언급했다.
"서울 와서 고등학교·대학교 동문들과 모임을 자주 했는데 모임 중 한 곳에서 김건희를 소개받았습니다. (중략) 김건희는 저보다 5살 연상이고, 좋은 말도 많이 해주어서 제가 멘토처럼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0년 3월경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 같이 입학하여 2012년 2월경 함께 수료했고 그 과정에서 더욱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최은순이 김건희에게는 절대 비밀로 해달라고 해서 차마 김건희에게 말을 하지 못했다"라고 부연했다. 멘토 김건희를 위해 최은순을 위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김건희와는 관련이 없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종합하면 잔고증명을 위조할 당시 그는 '직업과 목숨을 걸고, 친분이 있는 멘토 김건희의 어머니를 위해, 대가도 없이 범죄행위를 해주었다'는 것이다. 김씨는 2012~2015년 김건희씨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에서 감사로 재직하고 있었다. 신안저축은행 건물에 대출을 알선하는 회사도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 후 벌어진 일
김건희씨 모친 최은순씨를 위한 잔고증명서를 한창 위조하던 2013년께 김씨는 렌터카 업체 비마이카를 만든다. 그런데 이 업체, 설립과 동시에 도이치모터스로부터 BMW 50대를 싼값에 빌려온다. 잘 알려졌듯 도이치모터스는 김건희씨가 주가조작 의혹 등으로 깊이 연루된 회사다. 그리고 김씨의 비마이카는 2016~2017년, 2019년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콘텐츠가 주관한 전시회에 도이치모터스와 함께 협찬사로 모두 이름을 올린다.
비마이카는 윤석열씨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2022년 6월 IMS로 이름을 바꿨다. 그런데 당시 IMS는 자본잠식 상태에 놓일 정도로 부실한 상황이었다. 실제 2023년 1월 기준, IMS의 자산은 556억원, 부채는 1414억원이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탄생하고, 기이할 정도로 대기업의 집중투자를 받으면서 승승장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23년 IMS는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한국증권금융 등으로부터 총 184억 원을 투자받았다. IMS는 이렇게 투자받은 금액 중 절반인 92억 원이 외주용역비 명목으로 집행한다.
특검팀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김건희씨에게 청탁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업들이 IMS모빌리티를 통해 자금을 우회 지원한 게 아닌지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과거 김건희씨도 IMS모빌리티의 전신인 비마이카의 자회사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특검이 지난 7일 청구한 IMS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특검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두 기각했다. 법원은 김건희씨와의 연관성을 더 구체화해야 한다고 판단해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압수수색 대상자인 IMS 측은 입장문을 통해 "김예성씨는 2021년 4월 퇴사 후 회사 운영과 어떠한 관계도 없다"며 "2022년 하반기에 김씨가 본인의 보유 지분도 매각했다"고 밝혔다. '부실 기업'이라는 평가에도 "양적·질적으로 성장 중"이라고 반박했다.
[박세열 칼럼] '서초동 권력'이 접수한 한국사회 세계관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06.08. 04:09:34 한국은 '삼권분립'으로 설명될 수 없는 독특한 권력 지형을 갖고 있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의 틈새에 제 4부라 할 수 있는 '검찰 권력'이 존재한다.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스스로를 '준사법기관'으로 여긴다. 한국 검찰은 행정부이면서 행정부 포함 3부의 권력을 모두 견제하는데, 이 '검찰 권력'의 핵심은 수사와 소추의 독점 권한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범죄가 되는지 안되는지 1차적으로 판단하는 권력이다. 원래 검찰은 법을 집행하는 행정권의 '절제'와 '인권 보호'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식 원님 재판을 막기 위해 사법권을 행사하는 판사와 동등한 수준의 법률전문가를 국가에서 고용해 '형사 절차'의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기소독점권'과 같은 막강한 권한으로 '수사와 소추'의 독립성을 보장받는 한국 검찰은 3권의 사각지대에서 독특한 포지션에 자리를 비집고 들어앉아 한국 사회를 호령해왔다. 그리하여 한국에서는 3권 분립이 아니라 독특한 권력 분류법이 구전을 통해 존재한다. 이른바 '한국사회 세계관'이다. 여기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여의도 권력(정치)과 서초동 권력(검찰), 그리고 강남 권력(재벌)의 '삼권분점'으로 이뤄진다. 서울의 유명 지명들을 딴 이 권력 분류법은 '삼권분립'과 같은 따분한 학술적 규정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한국사회를 설명해준다. 비유하자면, '삼권분립'이 낮의 권력 지형도라면, '삼권분점'은 밤의 권력 지형도다. 교과서와 필드매뉴얼의 관계라고 할까? 이 '구전설화'의 세계관에서 '행정부'를 따로 뺀 이유는, ...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강위원 상임대표 고희철 기자 khc@vop.co.kr 발행 2024-06-06 16:14:31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지난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전면으로 부상해 4.10 총선 결과 민주당의 한 축을 이뤘다. 대개 언론에는 ‘친명 강경파’ 조직으로 소개된다. 지난 2일 2기 강위원 상임대표가 선출됐다. 한총련 의장을 거친 강 대표는 전남 영광군 묘량면에서 여민동락 공동체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민형배 구청장 시절 광산구노인복지관장 등을 거쳐 이재명 도지사 시절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을 맡았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일정을 총괄했고, 그 뒤 당대표 특보와 혁신회의 1기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혁신회의는 국회의원 31명을 배출해 당내 최대 정치세력으로 불린다. 강 대표 본인은 경선에서 사퇴해 국회 입성에 실패했지만 상임대표가 됐다. 그러나 혁신회의와 강 대표는 언론에 대체로 부정적으로 언급된다. 친명, 강경, 팬덤, 개딸 등의 연관어와 함께. 특히 국회의장 후보 경선으로 촉발된 당원민주주의 논쟁은 부정적 보도 증가에 기여했다. 3일 여의도의 오피스텔에 자취방처럼 차려진 혁신회의 사무실에서 강 대표를 만났다. 묻고자 한 것은 간단했다. 지난 총선에서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으로 당을 장악했다는 비판과 극성 팬덤을 앞세워 국회까지 좌지우지하려 한다는 비판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6.03 ⓒ민중의소리 1시간을 예정한 인터뷰는 2시간 30분을 넘겨 간신히 ‘중단’됐다. 그는 거침이 없었고, 할 말이 많았다. 그의 말은 영광군과 광산구와 경기도를 넘나들었고, 5.18정신과 김대중, 노무현도 수시로 언급됐다. 특히 언론의 당원민주주의 폄하에 강하게 반박했다. 친명만 공천되고 비명은 탈락한다는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에 강 대표는 “그게 진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이어 “작업을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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