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남북관계개선활동은 왜, 끊임없는 것일까?
<분석과전망>신년사에 기초하되 동북아세력재편에 대한 주동적 태세일 수도
한성
기사입력: 2014/07/07 [22:44] 최종편집: ⓒ 자주민보
북한이 7월 7일, 인천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 참가와 응원단 파견 등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천명한 '공화국 정부 성명'을 발표했다. “현 시기 민족 앞에 가로놓인 난국을 타개하고 북남관계를 개선하며 자주통일의 새로운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려는 애국애족의 일념에서 천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명한 핵심 내용은 4가지다.
남과 북이 적대와 대결상태를 끝장내고 화해와 단합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면서 6.15,10.4선언을 비롯하여 남북공동의 합의들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는 것이 그 하나였다.
또 하나는 외세의존을 반대하고 모든 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민족우선, 민족중시, 민족단합의 입장에서 모든 문제를 민족공동의 이익에 맞게 우리 민족끼리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과 남측의 연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을 갖고 있다고 인정하고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나가기로 합의하였던 지난 6.15공동선언에서의 통일방안을 상기시킨 것이 또 하나의 것이었다. 연방연합제의 통일방안을 구체화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을 하자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제기한 하나는 남북관계개선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해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성명은 이러한 원칙적인 내용을 앞세운 뒤 인천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기로 했다는 것으로 이어졌다.
포괄적으로 언급한 내용들이야 사실, 새삼스러울 것들이 없었다. 내용의 진부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일관되게 밝혀온 원칙적인 내용들이라는 것 때문이다.
그렇지만 성명은 많은 사람들을 놀랍게 했다. 지난 6월 30일 북한 국방위원회 특별제안에 대해 우리정부는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말았었다. 그로부터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서 또 다시 북한으로부터 대화공세가 나왔다고 하는 것은 흔하게 있는 일은 결코 아니었다.
놀라움은 그 뿐이 아니었다. 이번 성명이 ‘공화국 정부 성명’이라는 유례가 드문 형식을 띠고 있다는 것 또한 사람들을 놀랍게 하기에 충분했다.
사람들이 익숙해있는 북한의 성명은 거의 대부분이 북한 정부 관계기관에서 나온 성명들이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나 외무성 그리고 국방위원회 등의 성명들에 사람들은 익숙한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의 정부성명 발표 사례가 열 번도 되지 않는다. 북한이 대외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 성명 중에서는 최고의 급이 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1993년 핵무기비확산조약(NPT)탈퇴 선언 성명을 들 수가 있다. 북핵문제를 세계적인 문제로 부각시켰던 그것이 ‘공화국 정부 성명’으로 나갔던 것이다. 더구나 대남 문제와 관련해서 발표된 정부 성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대표 최고 형식인 이번 7.7‘공화국 정부 성명’은 따라서 성명에서 언급되고 있는 내용이 얼마나 중대한 사안인가 하는 것을 강조해주는 것이면서 동시에 그에 대한 북한 정부 차원의 실천의지가 얼마나 강력할 것인가를 미리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북한의 ‘공화국 정부 성명’에 대해 우리정부는 과연 어떻게 화답하게 될 것인가? 거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게 접근을 해서 답을 내왔다.
일단은 응원단은 받게 될 것으로 보았다.
그에 따르면 정치적인 의미는 한사코 줄여나가면서 스포츠상의 국제관례를 강조하는 태세를 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적으로는 북한 응원단에 대한 ‘방남증’을 발급해주면 다 되는 것이다. 단순히 행정적으로 처리하는 것, 이것은 북한의 7.7정부성명에 대해 우리정부가 또 다시 거절하게 되는 것임을 의미한다.
“또 다시 찾아온 기회, 또 다시 내칠 것”
이 전망에 대해 그 어떤 전문가들도 날 세워 반대 하지 않았다. 진지한 동의를 보낸 것 또한 아니었다. 박근혜정부에 대한 지금까지의 학습 효과 때문이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있다면서 한 가지를 덧 붙였다. 북한의 대미 대남 대화, 평화공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그것이었다.
“북한의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활동과 노력은 계속될 것”
이에 따르면 ‘대미대남 대화공세가 번번히 거절당함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왜, 남북관계개선 활동을 끊임없이 지속시키고 있는 것일까?’라는 문제에 곧바로 직면하게 된다.
돌이켜 보면 흔하게 있어본 적이 없는 문제이다. 그렇지만 대단히 실천적인 문제이다. 전문가들이라면 누구할 것 없이 중요한 문제로 설정해야하고 그만큼 집중해야되는 결정적 이유이다.
북한의 대화공세가 온갖 곡절 속에서도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첫째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관계개선사업을 직접 언급했던 것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남 사이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 신년사에서 한 말이다. "남조선 당국은 북남관계 개선으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한 말이다.
북한의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활동을 출발시키는 시작점이었다. 1월 16일 북한의 국방위원회에서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중대제안이 나왔다. 신년사에 집중하면 충분히 예상되었던 일이었다. 이에 따라 2월 5일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이루어졌다. 급기야 올해 남북관계개선사업의 분수령으로 될 법했던 남북고위급회담이 2월 12일 성사되었다. 2월 20일부터 6일간 이산가족상봉이 이루어진 것은 그에 대한 성과들이었다.
남북관계개선사업들은 이렇듯 다양하게 진행되었지만 동시에 그 과정은 수많은 곡절들을 동반하기도 해야했다. 대북전단살포 사건, 그리고 키리졸브 및 독수리훈련 등 한미합동군사연습 등이 대표적으로 곡절을 불러온 것들이었다. 많은 평화세력들이 나서서 미국을 비롯한 반통일세력들을 겨냥해 ‘우리민족끼리의 행보’를 막지 말 것을 규탄하고 배격하는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그것들은 곡절일 뿐 북한의 대남대화공세를 막는데 결정적이지는 않았다. 대화공세는 시간이 지나기는 했지만 6.30국방위특별제안에서 다시 되살려진 셈이다. 그리고 7.7 ‘공화국 정부성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끊임없이 대화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은 다음으로 급변하고 있는 동북아정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현재 자신이 일본과 급진전시키고 있는 북일대화에 대한 급 높은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한의 공식자료에서는 확인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북한의 정치의도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매체로 알려진 일본 조선신보의 김지영 기자에게서 수시로 그리고 선명하게 확인할 수가 있다.
김지영 기자는 기사를 통해 북일대화가 북일수교로 그 방향을 분명히 타고 있다는 것 그리고 북일관계진전에 대한 미국의 개입력을 일본 스스로가 상당부분 제한하고 있다는 것 등을 여러 근거를 들어 입증하고 있다.
이는 동북아정치지형의 지각변동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단히 역사적인 것들이다.
동북아의 세력재편 징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정에서도 매우 구체적인 양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시 주석의 이번 방한 행보에는 반미반일의 궤적들이 상당부분 포함되어있다. 반미행보로 대표적인 것은 시 주석이 한중정상회담에서 한반도에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체계가 도입돼서는 안된다는 우려를 전달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은 이 말고도 더 있다. 박근혜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공동성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동성명은 자세히 보면 우리정부당국이 강조하는 ‘반북’은 없고 오히려 ‘반미’가 있다.
‘북한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해 미국과 우리나라의 대북외교성을 과시하고 상대적으로 북한을 고립시키려던 박근혜정부의 의도에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문구로 맞섰다.
시 주석은 공세를 취하기도 했다. ‘한반도 핵개발 반대’라는 문구를 공동성명에 포함시킨 것이 그것이다.
‘한반도 핵개발 반대’는 우리정부당국의 설명에 의존할 때에만 ‘북한의 비핵화’를 겨냥한 것으로 그리고 ‘북한의 4차핵실험’을 반대하는 것으로 된다. 많은 전문가들의 입장은 그러나 우리정부당국의 ‘친절한’ 설명과는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 북한의 핵 개발은 물론 미국의 한반도에서 핵 전개 반대, 심지어는 한국의 ‘핵 주권 포기’까지도 겨냥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공동성명에는 반북은 없고 오히려 반미가 있다는 말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돌았던 이유였다.
시 주석이 방한기간 중에 박근혜대통령에게 ‘70주년 반일기념행사 공동개최’를 제안했던 것 그리고 박 대통령이 이에 당황하는 기색을 역력하게 보이다가 거절하고 말던 데에서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절묘한’ 반일행보를 읽었다.
일본이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되었던 것에서는 함께 치지 않았던 한국과의 반일전선을 시 주석은 다른 형태로 적극적으로 치려는 시도를 했던 것이다. 반일공동전선과 관련될 법한 내용을 시 주석은 서울대 강연을 통해서는 보다 자연스럽고 세련된 방식으로 설파해나갔다.
북일회담의 진전, 시진핑의 주동적인 행보 등은 올 들어 줄기차게 전개되고 있는 북한의 남북관계개선과 관련되는 활동이 단순히 남북관계 전망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정세의 변화에 주동적으로 대처해나가려는 차원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있다는 것을 정치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북한이 수많은 곡절을 앞에 두면서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남북관계개선사업을 끊임없이 줄기차게 제기하고 있는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언급을 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리고 아울러 본격화되고 있는 동북아세력재편의 흐름에 주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가 있다.
우리정부가 급변하고 있는 동북아정세를 잘 보고 이에 남북관계개선문제를 적절히 결부시키게 될 때에야만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지않을 것임을 확인하게 해주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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