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3월 4일에 이어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과 한국 유력 언론인들이 주고받은 문자를 공개했습니다.
‘미디어오늘‘은 추가 취재를 통해 ‘스트레이트’ 보도에 언급된 언론인들의 실명을 과감하게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① 중앙일보 이철호 논설주간
“장 선배님, 항상 넓고 깊은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좋은 와인, 집사람과 같이 마시며 다시 한 번 힘을 내겠습니다! ^^ 이철호 올림”
② 동아일보 임채청 대표이사 부사장
“임채청 대표입니다. 그리고 조금 전 BH 정 얘기로는 V께서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은 인물 3, 4명 놓고 고심 중이랍니다. 유승민도 오늘 저녁 구체적 이름은 안 나오지만 새 컨셉으로 고민. 수, 목요일쯤 발표할 듯이라고 말했습니다”
③ 한국일보 이준희 사장
“오랜만에 일찍 들어와 장 선배가 보내주신 꽃과 와인으로 와이프와 향기로운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좋은 저녁 시간을 선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거 언제 보답하지요? 금명간에 식사 시간 한번 내주시기 바랍니다. 이준희 올림”
④ 한국일보 이영성 부사장
“어이쿠! 선배님! 이리 좋은 선물을 보내시다니! ㅎㅎ 설을 맞아 좋은 일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⑤ 문화일보 노성열 전국부장
“안녕하세요. 문화일보 노성열 부장입니다. 지금 창원에 홍준표 지사 인터뷰 가는 길입니다.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안부 전해드리겠습니다”
⑥ 머니투데이 김준형 편집국장
“연수 지원, 배려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 미력하지만 앞으로도 꼭 필요한 파트너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고, 기회될 때 찾아뵙겠습니다. 머니투데이 김준형배”
⑦ YTN 조준희 사장
“존경하는 사장님! 경하드립니다. 그리고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사필귀정입니다만 삼성을 사랑하고 아끼는 국민들의 성원이 큰 힘을 모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노고를 치하드리며 맛있는 국수 잘 먹겠습니다. 이젠 푹 쉬셨으면 합니다. YTN 조준희 근상”
⑧ YTN 김태현 부국장
“장 사장님~ 직접 뵙고 자리를 함께한 것은 처음이지만 늘 후의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어제 쾌도난마 같은 통찰로 하셨던 말씀 인상적으로 새겨들었습니다. 국내 정치, 경제와 국제 사안에 대한 탁견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양사가 우리 경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마음을 함께 하면서 계속 윈윈을 도모하길 앙망합니다. 배려와 후의에 성심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편안한 휴일 보내세요. YTN 김태현 올림”
⑨ 한국경제신문 김기웅 사장
“장사장님, 한국경제 김기웅입니다. 겔6폰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일전엔 공연 티켓도 보내주셨는데..감사 인사도 못 전했네요. 늘 신세지고 삽니다. 삼성 겔6로 또 한 번 지구를 흔들었으면 좋겠네요. 고맙습니다. 건강 챙기시고요.”
⑩ 서울신문 김영만 사장
“장사장님 서울신문 김영만입니다. 오랜만에 신문사로 돌아와 여러 가지로 걱정이 많던 차에 사장님이 보내주신 꽃 바구니와 포도주에 큰 힘을 얻습니다. 신문사를 떠나 많은 시간을 보낸 덕에 기자 때와는 전혀 다른 시각과 생각으로 기업을 보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삼성은 거의 대한민국 자체 만큼이나 크고 소중한 우리 삼성이란 게 제가 갖게 된 삼성관입니다. 그동안 서울신문을 잘 보살펴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앞으로는 특별히 더욱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서울신문도 많은 구각을 깨려고 합니다. 삼성이 구현하고자하는 것과 저희가 걷고자하는 길이 같을 것입니다. 조만간 뵙고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영만 드림”
⑪ 매일경제 김세형 고문
“3일전 매경 1면 보도대로 저는 주필 자리에서 논설고문으로 발령났습니다. 회장께서 몇 년 했냐고 저에게 묻더군요. 생각해보니 33년 1개월입니다. 참~신석기부터 인공지능시대까지 1000년은 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저에게 과분하게 베풀어주신 은혜를 늘 생각하겠습니다. 김세형 올림”
⑫ 매일경제 서양원 편집국장
“장사장님… 흘리신 땀들이 빛을 발하네요. 일단 한고비 잘 넘기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잘 팔로우업하겠습니다. 면세점 또한 모양 만들어 내실있게 클로우즈업하겠습니다. 따뜻한 배려에 늘 감사드립니다. 서양원 올림”
⑬ 매일경제 손현덕 논설실장 (전 편집국장)
“안양 건 감사드립니다.. 혹시 가능하다면 14일보다는 12일이 좋을 것 같고요. 시간은 아침 일찍만 아니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멤버 중에는 제법 치는 친구도 있긴 하나 다른 팀들 피해 가급적 한산한 시간에 넣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미 부킹이 완료됐으면 그냥 두시고요. 손현덕 배”
⑭ 매일경제 김대영 금융부장
“존경하는 사장님! 오늘 우연히 OOO 부회장님과 마주쳤는데요. 장 사장님께서 제가 쓴 OO 책에 대해 많이 칭찬하셨다고 전하셨습니다. 따뜻한 말씀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무한 충~~성입니다. 김대영 아룀”
문자 메시지에 담긴 ‘무한 충성’, ‘과분한 은혜’ 등의 표현을 보면 언론사 간부가 아니라 마치 삼성의 하도급 업체와 같습니다.
또한 이재용 재판과 관련한 언론 지면 편집을 사전에 협의한 것처럼 보이는 문자 메시지를 보면 삼성의 사보가 아닌가 의심될 정도입니다.
그러나 삼성 장충기 사장과 문자에 등장했던 언론사 간부들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통상적인 의미’,’안부 메시지’ 등에 불과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언론에는 나오지 않는 삼성 장충기 문자’
삼성 장충기 문자에는 중앙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한국일보,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YTN 등 대한민국 주요 언론사가 포함됐습니다.
대한민국 사회를 흔들 엄청난 사건입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포털 사이트에서 삼성 장충기 문자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네이버 뉴스에서 일간지를 중심으로 ‘삼성 장충기 문자’를 검색한 결과. MBC 스트레이트가 보도한 내용을 기사로 내보낸 언론사는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네이버 뉴스’에서 일간지를 중심으로 ‘삼성 장충기 문자’라는 검색어를 입력해 찾아봤습니다. (인터넷 매체 등은 제외)
지난 1주일 동안 삼성 장충기 문자와 관련한 보도는 6건이었습니다. 그중에서 4건이 ‘임우재-이부용 이혼 소송’ 보도였고, 1건도 ‘민간기업 채용청탁’에 검색어가 들어갔을 뿐입니다.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보도한 진정한 의미의 삼성 장충기 문자 관련 보도는 ‘서울신문’의 “장충기에게 문자 보낸 언론인 과분하게 베풀어주신 은혜” 단 한 건에 불과했습니다.
‘스트레이트 보도 이후 삼성 전면 광고’
인터넷 언론, 지방 언론 등 소위 비주류 언론 매체들은 보도했지만, 주요 일간지가 ‘삼성 장충기 문자’를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은 거의 금기어처럼 조직적인 보도 지침이 내려왔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왜 주요 일간지는 ‘삼성 장충기 문자’를 보도하지 않았을까요? 실마리는 광고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4월 2일~4월 3일 지면 신문에 등장한 삼성 전면 광고. 조선,중앙,동아일보는 물론이고 삼성 장충기 문자에 등장한, 매일경제,문화일보,한국경제에도 삼성 광고가 실렸다.
4월 1일 ‘스트레이트’ 보도 이후 4월 2일과 4월 3일의 주요 일간지와 삼성 장충기 문자에 등장한 언론사의 지면 광고를 찾아봤습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4월 2일 지면에는 각각 ‘삼성전자’와 ‘삼성화재’ 전면 광고가 실렸습니다. 4월 3일 매일경제 36면에는 ‘삼성 갤럭시’ 전면광고가 중앙일보 32면에는 ‘삼성전자’ 전면광고가 실렸습니다.
한국경제, 한국일보, 문화일보 등 삼성 장충기 문자에 등장했던 언론사에도 빠짐없이 삼성 전면 광고가 나왔습니다.
언론이 삼성 장충기 문자를 보도할 경우 삼성은 광고를 하지 않습니다. 언론사는 돈을 위해서 삼성 장충기 문자를 보도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장충기 문자’ 다룬 한겨레, 오늘도 삼성 광고 없다)
한 두 명도 아니고 대한민국 주요 언론이 삼성에 충성을 다하면서 광고를 위해 진실을 감추는 행위, 차마 언론이라 부르기 민망합니다.
[우리말 바루기] 들렀다, 들렸다? “부모님 댁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켓에 들렀다.” “귀가길에 항구에 들려 바닷바람을 쐬고 왔다.” 지나가는 길에 잠깐 머무르는 일을 나타낼 때 위에서와 같이 ‘들렀다’고 말하기도 하고, ‘들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들렀다’와 ‘들렸다’ 둘 중 어떤 것이 바른 표현일까. ‘들렀다’와 ‘들렸다’를 혼동해 쓰는 이유는 기본형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나가다 어딘가에 잠시 머무르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는 ‘들르다’이다. ‘들르다’는 ‘들르고, 들르며’ 등과 같이 활용되는데, ‘-아/-어’ 앞에서는 매개모음인 ‘으’가 탈락한다. 따라서 ‘들르-’에 ‘-어’가 결합하면 ‘으’가 탈락하면서 ‘들러’가 되고, 과거형은 ‘들렀다’가 된다. ‘들렀다’를 ‘들렸다’고 틀리게 쓰는 이유는 ‘들르다’가 아닌 ‘들리다’를 기본형으로 잘못 알고 활용했기 때문이다. ‘들려’는 ‘들리+어’가 줄어든 형태로, ‘들르다’가 아닌 ‘들리다’를 활용한 표현이다. ‘들리다’는 ‘듣다’의 사동사와 피동사나, ‘들다’의 사동사와 피동사로 사용하는 단어다. 그러므로 “부모님 댁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켓에 들렀다”는 바르게 쓰인 표현이므로 고치지 않아도 된다. “귀가길에 항구에 들려 바닷바람을 쐬고 왔다”는 ‘들려’를 ‘들러’로 고쳐 써야 바르다. # 우리말 바루기
[우리말 바루기] ‘결실’은 ‘맺지’ 말고 ‘거두자’ 중앙일보 입력 2024.02.08 00:11 지면보기 새해에 세운 계획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중간 점검해 보자. 작심삼일로 끝난 이들도 있겠지만,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의 결과가 잘 맺어지거나 또는 그런 성과를 이루었을 때 많은 이가 이처럼 “결실을 맺다”고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복된 표현이 숨어 있다. ‘결실’은 ‘맺을 결(結)’ 자와 ‘열매 실(實)’ 자로 이루어진 낱말이다. 한자 뜻 그대로 풀어 보면 ‘결실’은 ‘열매를 맺는다’는 뜻으로, 이미 단어를 이루는 한자에 ‘맺다(結)’는 표현이 들어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결실을 맺다”는 ‘맺다’를 두 번 연달아 쓴 중복된 표현이 된다. 그렇다면 ‘결실’을 쓸 때 어떤 낱말을 덧붙이는 게 좋을까. “결실을 맺다” 대신 “결실을 거두다” “결실을 보다”고 쓰는 게 더 적절하다. 우리말 바루기 다른 기사 이전 [우리말 바루기] ‘물렀거라’ ‘물럿거라’? 실생활에서 ‘살아생전’ ‘처갓집’과 같이 의미가 중복된 표현을 자연스럽게 쓰기도 하고, 표준국어대사전에 “평생을 성실하게 생활하신 부모님의 덕분으로 자식이 모두 성공의 결실을 맺게 되었다”는 예문이 나오기도 한다. 이렇듯 중복된 표현이 꼭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의미가 중복된 표현을 정확하고 올바르게 쓴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굳이 중복된 표현을 쓰기보다 “결실을 거두다” “결실을 보다”라고 쓰는 게 더 바람직한 언어생활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왕이면 명료하고 간결한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힘 있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법이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더 중앙 플러스 이상언의 오늘+ 온난화 해법 ‘우주 차양막’ “우리는 길을 찾을 것이다” 유료 전문공개 민주 공관위원장에 “유퀴즈!” 尹정권 탄생 공신 누구입니까 ...
[박세열 칼럼] '서초동 권력'이 접수한 한국사회 세계관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06.08. 04:09:34   한국은 '삼권분립'으로 설명될 수 없는 독특한 권력 지형을 갖고 있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의 틈새에 제 4부라 할 수 있는 '검찰 권력'이 존재한다.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스스로를 '준사법기관'으로 여긴다. 한국 검찰은 행정부이면서 행정부 포함 3부의 권력을 모두 견제하는데, 이 '검찰 권력'의 핵심은 수사와 소추의 독점 권한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범죄가 되는지 안되는지 1차적으로 판단하는 권력이다. 원래 검찰은 법을 집행하는 행정권의 '절제'와 '인권 보호'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식 원님 재판을 막기 위해 사법권을 행사하는 판사와 동등한 수준의 법률전문가를 국가에서 고용해 '형사 절차'의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기소독점권'과 같은 막강한 권한으로 '수사와 소추'의 독립성을 보장받는 한국 검찰은 3권의 사각지대에서 독특한 포지션에 자리를 비집고 들어앉아 한국 사회를 호령해왔다.  그리하여 한국에서는 3권 분립이 아니라 독특한 권력 분류법이 구전을 통해 존재한다. 이른바 '한국사회 세계관'이다. 여기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여의도 권력(정치)과 서초동 권력(검찰), 그리고 강남 권력(재벌)의 '삼권분점'으로 이뤄진다. 서울의 유명 지명들을 딴 이 권력 분류법은 '삼권분립'과 같은 따분한 학술적 규정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한국사회를 설명해준다. 비유하자면, '삼권분립'이 낮의 권력 지형도라면, '삼권분점'은 밤의 권력 지형도다. 교과서와 필드매뉴얼의 관계라고 할까? 이 '구전설화'의 세계관에서 '행정부'를 따로 뺀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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