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27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기관보고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시에서 유가족 연락처를 넘겨주지 않았다”고 한 말이 사실과 다르다는 게 또 드러났다. 서울시 담당자는 29일 열린 국정조사 2차 기관보고에서 “행안부에 세 번에 걸쳐 자료를 전했다”라고 밝혔다.
국정조사 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서울시 등에 관한 제2차 기관보고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저희가 정확하게 10월 31일부터 세 번에 걸쳐 자료를 (행안부에) 전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칠승 특위 위원이 “엊그제 행안부장관은 서울시에 유족 연락처 협조를 요청했는데, 개인정보 등등을 이유로 안 줬다. 그래서 전혀 모른다고 했는데, (서울시 설명과) 모순된다”라며 정말로 서울시가 행안부에 유가족 명단을 공유한 게 맞느냐고 묻자, 김 복지정책실장은 “행안부 장관이 어떤 취지로 그렇게 답했는지 모르겠지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심지어 서울시 측은 희생자 장례식장을 찾아 사망자 신원과 유가족 연락처를 정리한 뒤 행안부에 공유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특히, 서울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유가족 연락처를 공유했는데 “행안부를 통해서” 공유했다고 밝혔다. ‘다른 지자체에도 유가족 연락처를 전달했느냐’라는 권칠승 위원의 질문에, 김 복지정책실장은 “그렇다, 행안부를 통해서 해당 지자체별로 통보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상민 장관은 지난 11월 16일 국회 예결위에서 ‘정부가 나서서 이태원 참사 유족끼리 만나게 해 달라’는 민주당 의원의 요청에 “행안부에서는 유족 전체에 대한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라고 밝힌 바 있다. 믿지 못하겠다는 민주당 의원의 반응에, 이 장관은 “국무위원이 하는 말을 왜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꾸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라며 날 선 반응까지 보였다.
이 장관의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행안부는 참사 발생 이틀 만에 서울시로부터 유가족 정보가 포함된 희생자 명단을 입수한 바 있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2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2.27. ⓒ뉴스1
그런데도, 이 장관은 지난 27일 국정조사 제1차 기관보고에서 다시 한 번 이 부분을 지적받자 “유족을 만나 뵙기 위해 명단을 확보하라고 (직원에게 지시)했다. 그랬더니 실무진이 개인정보보호 때문에 서울시에서 넘겨주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답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가) 안 주겠다고 하는데, (행안부가) 강제로 뺏을 수는 없지 않으냐”라며 다시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이 장관의 이 말 또한 27일 국정조사에서 혼란을 일으켰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유가족 연락처를 행안부가 중심인 중대본에 넘겼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중대본은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꾸려졌지만, 사실상 행안부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또한 중대본 차장은 행안부 장관이며, 경찰은 행안부 소속이다.
한편, 이날 오후 8시 20분쯤 속개할 예정이었던 국정조사 기관보고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파행됐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국정감사 정회 직후 용혜인 의원실의 보좌관이 회의장 안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있었는데 이를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법 촬영”이라며 국정조사에 복귀하지 않았다. 또 국민의힘 의원들은 용혜인 의원의 특위 위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우리말 바루기] 들렀다, 들렸다? “부모님 댁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켓에 들렀다.” “귀가길에 항구에 들려 바닷바람을 쐬고 왔다.” 지나가는 길에 잠깐 머무르는 일을 나타낼 때 위에서와 같이 ‘들렀다’고 말하기도 하고, ‘들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들렀다’와 ‘들렸다’ 둘 중 어떤 것이 바른 표현일까. ‘들렀다’와 ‘들렸다’를 혼동해 쓰는 이유는 기본형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나가다 어딘가에 잠시 머무르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는 ‘들르다’이다. ‘들르다’는 ‘들르고, 들르며’ 등과 같이 활용되는데, ‘-아/-어’ 앞에서는 매개모음인 ‘으’가 탈락한다. 따라서 ‘들르-’에 ‘-어’가 결합하면 ‘으’가 탈락하면서 ‘들러’가 되고, 과거형은 ‘들렀다’가 된다. ‘들렀다’를 ‘들렸다’고 틀리게 쓰는 이유는 ‘들르다’가 아닌 ‘들리다’를 기본형으로 잘못 알고 활용했기 때문이다. ‘들려’는 ‘들리+어’가 줄어든 형태로, ‘들르다’가 아닌 ‘들리다’를 활용한 표현이다. ‘들리다’는 ‘듣다’의 사동사와 피동사나, ‘들다’의 사동사와 피동사로 사용하는 단어다. 그러므로 “부모님 댁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켓에 들렀다”는 바르게 쓰인 표현이므로 고치지 않아도 된다. “귀가길에 항구에 들려 바닷바람을 쐬고 왔다”는 ‘들려’를 ‘들러’로 고쳐 써야 바르다. # 우리말 바루기
[우리말 바루기] ‘결실’은 ‘맺지’ 말고 ‘거두자’ 중앙일보 입력 2024.02.08 00:11 지면보기 새해에 세운 계획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중간 점검해 보자. 작심삼일로 끝난 이들도 있겠지만,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의 결과가 잘 맺어지거나 또는 그런 성과를 이루었을 때 많은 이가 이처럼 “결실을 맺다”고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복된 표현이 숨어 있다. ‘결실’은 ‘맺을 결(結)’ 자와 ‘열매 실(實)’ 자로 이루어진 낱말이다. 한자 뜻 그대로 풀어 보면 ‘결실’은 ‘열매를 맺는다’는 뜻으로, 이미 단어를 이루는 한자에 ‘맺다(結)’는 표현이 들어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결실을 맺다”는 ‘맺다’를 두 번 연달아 쓴 중복된 표현이 된다. 그렇다면 ‘결실’을 쓸 때 어떤 낱말을 덧붙이는 게 좋을까. “결실을 맺다” 대신 “결실을 거두다” “결실을 보다”고 쓰는 게 더 적절하다. 우리말 바루기 다른 기사 이전 [우리말 바루기] ‘물렀거라’ ‘물럿거라’? 실생활에서 ‘살아생전’ ‘처갓집’과 같이 의미가 중복된 표현을 자연스럽게 쓰기도 하고, 표준국어대사전에 “평생을 성실하게 생활하신 부모님의 덕분으로 자식이 모두 성공의 결실을 맺게 되었다”는 예문이 나오기도 한다. 이렇듯 중복된 표현이 꼭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의미가 중복된 표현을 정확하고 올바르게 쓴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굳이 중복된 표현을 쓰기보다 “결실을 거두다” “결실을 보다”라고 쓰는 게 더 바람직한 언어생활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왕이면 명료하고 간결한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힘 있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법이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더 중앙 플러스 이상언의 오늘+ 온난화 해법 ‘우주 차양막’ “우리는 길을 찾을 것이다” 유료 전문공개 민주 공관위원장에 “유퀴즈!” 尹정권 탄생 공신 누구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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