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 관련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국민의당은 지난 5월 5일 문준용씨의 미국 파슨스 스쿨 동료의 증언을 근거로 “문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입사 관련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개입 의혹”을 언론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국민의당이 공개한 녹음 파일 등 증거 자료는 모두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민의당이 제기한 의혹이 말 그대로 ‘거짓’이었던 셈입니다.
국민의당은 이준서 당 최고위원이 이유미 당원으로부터 받은 카톡 캡처 화면 및 녹음파일을 제보받았는데,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공개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유미 당원이 당시 제공한 자료가 본인이 직접 조작하여 작성한 거짓 자료였다고 고백해, 곧바로 검찰에 출석해서 진실을 밝히도록 조처했다고 했습니다.
국민의당의 발표와 다르게 이번 ‘문준용 의혹 조작’ 사건은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으로 보기는 석연치 않습니다. 국민의당 고위 관계자가 깊숙이 연루됐다고 보는 이유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00% 확실하다’라는 말만 무려 네 차례’
▲5월 5일 국민의당 당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문재인 후보, 아들의 특혜취업 개입 관련 기자회견 질의응답’ 발언자료
지난 5월 5일 국민의당은 당사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후보, 아들의 특혜취업 개입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공명선거추진단 김인원 부단장과 김성호 수석부단장은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당에서 직접 통화를 한 건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성호 수석부단장은 ‘국민의당에서 직접 통화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국민의당은 ‘이메일로 인터뷰에 응하겠다’라고 했다며 ‘이메일 주소까지 본인으로부터 가져왔다’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공명선거추진단 김인원 부단장, 김성호 수석부단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증언 내용이 ‘100% 확실할 수 있다’.’100% 신뢰할 수 있다’,’100% 확신한다’.’100% 진실이다’라며 무려 네 차례나 강조했습니다.
‘100% 진실이다’라고 말할 정도이면 단순히 제보만 받은 것이 아니라 당 차원의 ‘공명선거추진단’이 검증을 했을 것입니다. 아니라면 이준서, 이유미 당원의 말을 100% 믿으라고 지시한 인물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가 누구인지 밝혀내야 합니다.
‘일개 당원이 아니라 안철수 최측근이었다’
▲문준용 의혹 조작 사건에 연루된 이준서 전 최고위원을 영입할 당시 안철수 의원의 트윗(좌) 이유미 당원이 펴낸 안철수 대선캠프 기록
‘문준용 의혹 조작’사건에 연루된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안철수 전 대표가 국민의당 창당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영입한 인재입니다.
조작 당사자로 지목된 이유미 당원은 안철수 전 대표의 카이스트 제자로 지난 2013년에는 안철수 대선캠프의 회고록인 ‘안철수와 함께한 희망의 기록 66일’을 출간한 최측근입니다.
이준서, 이유미씨 모두가 안철수 전 대표의 최측근이라고 한다면 단순히 이유미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최소한 안철수 전 대표와 사전에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가 이 두 사람과 어떤 관계인지, ‘문준용 의혹 조작 사건’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안 전 대표가 밝혀야 합니다.
‘긴급 체포 전에 보낸 카톡 ‘당이 기획하고 지시했다’
▲이유미씨가 검찰에 체포되기 전에 신문고뉴스 임두만 기자에게 보낸 카톡 ⓒ신문고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씨는 ‘문준용 의혹 조작 사건’으로 검찰에 긴급체포됐습니다. 그런데 이유미씨가 검찰에 체포되기 전인 26일 새벽 4시 신문고 임두만 기자에게 카톡을 보내 ‘자신은 억울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유미씨는 임두만 기자에게 “선생님 결례인 줄 알면서 이 시간에 연락드립니다. 내일 어이없는 소식을 듣게 되실 거예요”라며 “국민의당에서 지난번 문대통령 아드님 파슨스 관련해서 부친빽으로 갔다는.. 이슈제기 그거 다 거짓인 걸 사과할 겁니다.”라며 박주선 비대위원장의 기자회견을 제보했습니다.
이씨는 “제가 어쩌다가 거기 연루돼있어요. 참고인 조사를 받으라고 합니다.”라고 검찰의 소환통보 사실을 말한 뒤 “그런데 당에서 기획해서 지시해놓고 꼬리 자르기 하려고 하고 있어요. 당에서는 몰랐다고 해당자들 출당 조치시킨대요. ㅠㅠ”라며 국민의당이 어떤 조처를 취할지까지 알려줍니다.
이유미씨는 “시킨 대로 한 죄밖에 없는 저는 너무나 억울한데 다 뒤집어쓰게 생겼어요.”라며 “어떻게 해야 할 지. 너무 막막해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SOS를 보내봅니다.”라며 임두만 기자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이유미씨가 국민의당 내부에서 홀로 증언을 조작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당 차원 내지는 당 고위직의 지시가 있었고, 이씨가 단독범행으로 혼자서 모든 죄를 뒤집어쓰는 걸로 사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유미씨는 ‘문준용 의혹 조작 사건’을 국민의당 내부에서 누가 기획하고 지시했는지 검찰 조사에서 꼭 밝혀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당은 대선기간 내내 문준용씨 고용정보원 취업이 특혜라며 끊임없이 문재인 후보를 공격했습니다. 3월 22일부터 국민의당 공식 논평과 브리핑에 빠짐없이 나오는 말이 문준용씨 이야기였습니다.
자유한국당은 19대 대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5월 4일 ‘문준용 방지법’을 발의했습니다. 바로 다음 날 국민의당은 문준용씨 유학 동료의 증언이라며 음성 파일을 공개합니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는 대선 TV토론 내내 문재인 후보를 향해 ‘아들 문준용 취업이 특혜였다’라며 공격했습니다. 국민의당은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후보와 그의 아들 문준용씨를 비난했습니다.
국민의당은 음성파일이 공개된 후 민주당이 반박하자 다시 반박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검찰 고발을 너무나 환영한다. 이 사건이 검찰에 넘어가면 당연히 문준용씨가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그 진실은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조작된 증거로 정치 공세를 펴는 범죄 행위에 대한 수사는 적극적으로 환영합니다. 이 사건이 국민의당 전체 수사로 확대되면, 조작을 지시한 배후가 나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진실은 국민 앞에 드러날 것입니다.
[우리말 바루기] 들렀다, 들렸다? “부모님 댁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켓에 들렀다.” “귀가길에 항구에 들려 바닷바람을 쐬고 왔다.” 지나가는 길에 잠깐 머무르는 일을 나타낼 때 위에서와 같이 ‘들렀다’고 말하기도 하고, ‘들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들렀다’와 ‘들렸다’ 둘 중 어떤 것이 바른 표현일까. ‘들렀다’와 ‘들렸다’를 혼동해 쓰는 이유는 기본형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나가다 어딘가에 잠시 머무르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는 ‘들르다’이다. ‘들르다’는 ‘들르고, 들르며’ 등과 같이 활용되는데, ‘-아/-어’ 앞에서는 매개모음인 ‘으’가 탈락한다. 따라서 ‘들르-’에 ‘-어’가 결합하면 ‘으’가 탈락하면서 ‘들러’가 되고, 과거형은 ‘들렀다’가 된다. ‘들렀다’를 ‘들렸다’고 틀리게 쓰는 이유는 ‘들르다’가 아닌 ‘들리다’를 기본형으로 잘못 알고 활용했기 때문이다. ‘들려’는 ‘들리+어’가 줄어든 형태로, ‘들르다’가 아닌 ‘들리다’를 활용한 표현이다. ‘들리다’는 ‘듣다’의 사동사와 피동사나, ‘들다’의 사동사와 피동사로 사용하는 단어다. 그러므로 “부모님 댁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켓에 들렀다”는 바르게 쓰인 표현이므로 고치지 않아도 된다. “귀가길에 항구에 들려 바닷바람을 쐬고 왔다”는 ‘들려’를 ‘들러’로 고쳐 써야 바르다. # 우리말 바루기
[우리말 바루기] ‘결실’은 ‘맺지’ 말고 ‘거두자’ 중앙일보 입력 2024.02.08 00:11 지면보기 새해에 세운 계획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중간 점검해 보자. 작심삼일로 끝난 이들도 있겠지만,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의 결과가 잘 맺어지거나 또는 그런 성과를 이루었을 때 많은 이가 이처럼 “결실을 맺다”고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복된 표현이 숨어 있다. ‘결실’은 ‘맺을 결(結)’ 자와 ‘열매 실(實)’ 자로 이루어진 낱말이다. 한자 뜻 그대로 풀어 보면 ‘결실’은 ‘열매를 맺는다’는 뜻으로, 이미 단어를 이루는 한자에 ‘맺다(結)’는 표현이 들어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결실을 맺다”는 ‘맺다’를 두 번 연달아 쓴 중복된 표현이 된다. 그렇다면 ‘결실’을 쓸 때 어떤 낱말을 덧붙이는 게 좋을까. “결실을 맺다” 대신 “결실을 거두다” “결실을 보다”고 쓰는 게 더 적절하다. 우리말 바루기 다른 기사 이전 [우리말 바루기] ‘물렀거라’ ‘물럿거라’? 실생활에서 ‘살아생전’ ‘처갓집’과 같이 의미가 중복된 표현을 자연스럽게 쓰기도 하고, 표준국어대사전에 “평생을 성실하게 생활하신 부모님의 덕분으로 자식이 모두 성공의 결실을 맺게 되었다”는 예문이 나오기도 한다. 이렇듯 중복된 표현이 꼭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의미가 중복된 표현을 정확하고 올바르게 쓴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굳이 중복된 표현을 쓰기보다 “결실을 거두다” “결실을 보다”라고 쓰는 게 더 바람직한 언어생활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왕이면 명료하고 간결한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힘 있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법이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더 중앙 플러스 이상언의 오늘+ 온난화 해법 ‘우주 차양막’ “우리는 길을 찾을 것이다” 유료 전문공개 민주 공관위원장에 “유퀴즈!” 尹정권 탄생 공신 누구입니까 ...
[박세열 칼럼] '서초동 권력'이 접수한 한국사회 세계관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06.08. 04:09:34   한국은 '삼권분립'으로 설명될 수 없는 독특한 권력 지형을 갖고 있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의 틈새에 제 4부라 할 수 있는 '검찰 권력'이 존재한다.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스스로를 '준사법기관'으로 여긴다. 한국 검찰은 행정부이면서 행정부 포함 3부의 권력을 모두 견제하는데, 이 '검찰 권력'의 핵심은 수사와 소추의 독점 권한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범죄가 되는지 안되는지 1차적으로 판단하는 권력이다. 원래 검찰은 법을 집행하는 행정권의 '절제'와 '인권 보호'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식 원님 재판을 막기 위해 사법권을 행사하는 판사와 동등한 수준의 법률전문가를 국가에서 고용해 '형사 절차'의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기소독점권'과 같은 막강한 권한으로 '수사와 소추'의 독립성을 보장받는 한국 검찰은 3권의 사각지대에서 독특한 포지션에 자리를 비집고 들어앉아 한국 사회를 호령해왔다.  그리하여 한국에서는 3권 분립이 아니라 독특한 권력 분류법이 구전을 통해 존재한다. 이른바 '한국사회 세계관'이다. 여기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여의도 권력(정치)과 서초동 권력(검찰), 그리고 강남 권력(재벌)의 '삼권분점'으로 이뤄진다. 서울의 유명 지명들을 딴 이 권력 분류법은 '삼권분립'과 같은 따분한 학술적 규정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한국사회를 설명해준다. 비유하자면, '삼권분립'이 낮의 권력 지형도라면, '삼권분점'은 밤의 권력 지형도다. 교과서와 필드매뉴얼의 관계라고 할까? 이 '구전설화'의 세계관에서 '행정부'를 따로 뺀 이유는, ...
评论
发表评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