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번엔 리선권 "미국과 어떤 접촉도 생각 없다"

연이은 대화 거부, 북미 관계 순항할까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1.06.24. 08:29:54

북한이 또 다시 미국의 대화 제안을 거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에 이어 이번엔 리선권 외무상이 담화를 통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23일 리선권 외무상은 실명 담화에서 "우리 외무성은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미국의 섣부른 평가와 억측과 기대를 일축해버리는 명확한 담화를 발표한데 대하여 환영한다"며 "우리는 아까운 시간을 잃는 무의미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2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리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이번에 천명한 대미 입장을 '흥미있는 신호'로 간주하고 있다고 발언하였다는 보도를 들었다"며 "미국은 아마도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하고 있는 것 같다.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말해 현 시점에서 미국과의 접촉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 시각) 국무부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원칙있는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있다. 외교에 대한 우리의 관점에는 변화가 없다"며 여전히 북한과 대화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이 우리의 접촉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길 바란다"며 "이러한 발언이 향후 좀 더 직접적 소통으로 이어질지 두고 봐야 한다. 우리는 적대가 아닌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김 부부장의 담화 이후에도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는 의사를 보였으나 리 외무상이 이를 다시 한 번 거절하면서 당장 북미 대화의 분위기가 무르익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일종의 압박 전술 차원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일 수도 있어 실제 접촉이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후 현재까지 북한과 대화에 대해 열린 입장을 보여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현지 시각) 미국 방송 ABC의 <디스위크>에 출연, 김정은 위원장이 당 전원회의에서 미국과 대응에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흥미로운 신호"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북한)이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취하는지 지켜보기 위해 기다릴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과 원칙에 입각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그들이 이 방향으로 일을 시작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는지 여부에 대한 평양의 분명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9일 한국을 방문한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1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북한에 제안한 만남에 대해 여전히 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전제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는 우리의 제안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북한과 대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62321303929100#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