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나라냐’ 성난 민심, 새 정부를 찾다

[2017 시민의 선택]‘이게 나라냐’ 성난 민심, 새 정부를 찾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ㆍ조기 대선 과정의 ‘7장면’
[2017 시민의 선택]‘이게 나라냐’ 성난 민심, 새 정부를 찾다
19대 대선은 사실상 지난해 추운 겨울을 뜨겁게 달군 촛불집회와 함께 시작됐다. 성난 민심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국정농단 일당을 법의 심판대에 올려 놓았다. 광장을 가득 채웠던 “이게 나라냐”는 목소리는 대선후보들의 이름으로 잠시 바뀌었을 뿐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다. 19대 대통령과 차기 정부는 그 어느 ‘새 정부’보다 어깨가 무겁다. 켜켜이 쌓인 폐단을 걷어내야 하는 개혁 과제를 짊어진 동시에 선거 과정에서 증폭된 갈등을 통합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① 촛불집회와 광장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지난해 10월29일 시작된 촛불집회는 매주 토요일 밤을 밝혔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직전인 지난해 12월3일에는 전국에서 232만명(주최 측 추산)이 촛불을 들었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비폭력 평화집회는 탄핵에 머뭇거리던 국회를 움직였다.
광장에는 대통령 탄핵·퇴진뿐 아니라 재벌개혁, 정치개혁, 청년·소수자 문제 등 사회 곳곳의 개혁과제가 분출했다. 
② 헌재 탄핵 결정 
[2017 시민의 선택]‘이게 나라냐’ 성난 민심, 새 정부를 찾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 짧은 문장으로 19대 대선의 막이 올랐다. 헌법재판소의 3월10일 결정으로 박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직을 박탈당했다.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친박 집회도 극성을 부렸지만 헌재 재판관들의 만장일치 결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은 3월31일 구속수감됐다. 
③ 보수·제3지대 몰락 
[2017 시민의 선택]‘이게 나라냐’ 성난 민심, 새 정부를 찾다
조기대선이 가시화되면서 보수·중도층의 기대를 받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반 전 총장은 1월12일 귀국과 동시에 대선 행보를 시작했지만 20일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바통을 이어받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출마를 저울질하다 3월15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④ 뜨거운 경선 열기 
[2017 시민의 선택]‘이게 나라냐’ 성난 민심, 새 정부를 찾다
잠재적 보수 후보의 몰락은 야권의 경선 열기와 동전의 양면을 이뤘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선거인단에는 210만여명이 몰려들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는 문재인 대선후보를 각각 좌우에서 견인하며 ‘본선 같은 예선’을 치렀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호남 경선을 기점으로 지지율이 수직상승했다. 최초로 시도된 ‘사전신청 없는 현장투표’ 방식의 국민의당 경선에는 18만여명이 참여했다. 
⑤ 자리 잡은 TV토론 
[2017 시민의 선택]‘이게 나라냐’ 성난 민심, 새 정부를 찾다
1997년 15대 대선 때 처음 실시된 TV토론은 이번 대선을 거치며 선거운동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토론 당일 후보들은 유세 일정을 최소화하며 전력을 쏟아부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방송사·한국기자협회·한국정치학회 등 주최로 여섯 차례에 걸쳐 TV토론이 실시됐다.
본격적인 정책 토론에는 못 미쳤지만 후보들 간 주요 이슈별 입장은 선명하게 구분됐다. 돼지흥분제, 갑철수·MB아바타, 동성애 논쟁 등 화제도 많았다. 토론은 기존 표심을 굳히는 효과에 그친다는 속설도 어느 정도 깨졌다. 
⑥ 바른정당 집단 탈당 
[2017 시민의 선택]‘이게 나라냐’ 성난 민심, 새 정부를 찾다
5·9 대선을 일주일 앞둔 2일 바른정당 소속 의원 13명이 자유한국당 복당과 한국당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주도적으로 나섰던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 김성태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위원장, 청문회 스타 황영철·장제원 의원 등이 포함됐다. 황 의원은 다음날 탈당을 취소했지만, 선도 탈당한 이은재 의원을 포함한 13명이 ‘도로 한국당’ 소속이 됐다.
명분 없는 유턴에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바른정당 신규 당원과 유승민 후보 후원금은 폭증했다.
⑦ 1107만명 사전투표 
[2017 시민의 선택]‘이게 나라냐’ 성난 민심, 새 정부를 찾다

지난 4~5일 대선 사상 최초로 실시된 사전투표에는 1107만여명이 참여했다. 전체 유권자 4명 가운데 1명이 이미 투표했다. 5년 전 18대 대선 투표율(75.8%)은 물론, 20년 전 15대 대선 투표율(80.7%)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높은 투표율은 촛불집회의 열기가 아직 식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관련기사

评论

此博客中的热门博文

"노동자의 힘으로 윤석열 정권 반드시 몰아낼 것"

[녹색전환을 한다구요?] 22대 기후국회를 위한 10대 ‘자원’

동료의 항의 전화... 그 시기만 되면 화가 치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