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KBS·MBC 방송문화진흥회 다수 이사들 공동 긴급 기자회견에서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남영진 KBS 이사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KBS·MBC 이사(이사장)들의 해임 추진 즉각 중단,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음모 중단을 촉구했다. 2023.08.09 ⓒ민중의소리 KBS 이사들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들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두 방송사 이사장과 이사의 해임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KBS 남영진 이사장과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 등 이사 12명은 9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가 국가기관을 총동원한 위법적 조치들로 KBS와 MBC를 뒤흔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공동 성명문에는 야권 인사로 분류되는 KBS 남영진 이사장과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 그리고 KBS 김찬태·이상요·류일형·정재권·조숙현 이사, 방문진 강중묵·김석환·김기중·박선아·윤능호 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KBS 남영진 이사장,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 등 3명의 해임을 추진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달 25일 KBS 방만 경영 방치,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 등을 이유로 남 위원장 해임 절차에 착수했다. 또 지난 3일 권 이사장에게 MBC 경영 관리 부실 등의 이유로 해임 처분 사전통지서를 송달했다. 김 이사에게도 해임 처분 사전통지서를 송달했다. 이에 두 이사장은 방통위의 해임 절차에 그대로 따르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방통위의 움직임에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사들은 “KBS, MBC 이사장의 동시 해임은 한국 언론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KBS, MBC의 토대를 근원적으로 훼손해 공영방송을 위축시키려는 정부의 도를 넘은 공세”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특히 방통위는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등이 동원된 해임 사유 조사 등 최소한의 법적 절차나 근거도 없이 해임을 밀어붙이기에 혈안이 돼 있다”며 “방통위의 눈에는 ‘8월 중 해임’이라는 이 정부의 시간표만 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동관 새 방통위원장 체제가 들어서기 전에 어떻게든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를 마무리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사들을 해임한 뒤 자신들의 뜻에 맞는 이사들로 빈자리를 채우고 나면, 이 정부는 여러 구실을 만들어 KBS, MBC 사장의 교체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며 “공영방송 안팎에 불안과 공포를 조성하고, 갈등도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KBS와 방문진 이사 12명은 공영방송이 절체절명의 위협을 받는 엄중한 시점에 강력히 요구한다”며 ▲KBS, MBC 이사들의 해임 추진 즉각 중단 ▲KBS 수신료 분리징수 등 공영방송의 토대를 뒤흔드는 조처 즉각 철회 ▲‘언론 장악 기술자’로 비판받는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 철회 및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사임 ▲공영방송 지배·재원구조 개선 등에 대한 국회의 신속한 논의를 주문했다.
9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KBS·MBC 방송문화진흥회 다수 이사들 공동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KBS·MBC 이사(이사장)들의 해임 추진 즉각 중단,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음모 중단을 촉구하며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3.08.09 ⓒ민중의소리 “ 최지현 기자 ” 응원하기
[우리말 바루기] 들렀다, 들렸다? “부모님 댁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켓에 들렀다.” “귀가길에 항구에 들려 바닷바람을 쐬고 왔다.” 지나가는 길에 잠깐 머무르는 일을 나타낼 때 위에서와 같이 ‘들렀다’고 말하기도 하고, ‘들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들렀다’와 ‘들렸다’ 둘 중 어떤 것이 바른 표현일까. ‘들렀다’와 ‘들렸다’를 혼동해 쓰는 이유는 기본형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나가다 어딘가에 잠시 머무르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는 ‘들르다’이다. ‘들르다’는 ‘들르고, 들르며’ 등과 같이 활용되는데, ‘-아/-어’ 앞에서는 매개모음인 ‘으’가 탈락한다. 따라서 ‘들르-’에 ‘-어’가 결합하면 ‘으’가 탈락하면서 ‘들러’가 되고, 과거형은 ‘들렀다’가 된다. ‘들렀다’를 ‘들렸다’고 틀리게 쓰는 이유는 ‘들르다’가 아닌 ‘들리다’를 기본형으로 잘못 알고 활용했기 때문이다. ‘들려’는 ‘들리+어’가 줄어든 형태로, ‘들르다’가 아닌 ‘들리다’를 활용한 표현이다. ‘들리다’는 ‘듣다’의 사동사와 피동사나, ‘들다’의 사동사와 피동사로 사용하는 단어다. 그러므로 “부모님 댁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켓에 들렀다”는 바르게 쓰인 표현이므로 고치지 않아도 된다. “귀가길에 항구에 들려 바닷바람을 쐬고 왔다”는 ‘들려’를 ‘들러’로 고쳐 써야 바르다. # 우리말 바루기
[우리말 바루기] ‘결실’은 ‘맺지’ 말고 ‘거두자’ 중앙일보 입력 2024.02.08 00:11 지면보기 새해에 세운 계획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중간 점검해 보자. 작심삼일로 끝난 이들도 있겠지만,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의 결과가 잘 맺어지거나 또는 그런 성과를 이루었을 때 많은 이가 이처럼 “결실을 맺다”고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복된 표현이 숨어 있다. ‘결실’은 ‘맺을 결(結)’ 자와 ‘열매 실(實)’ 자로 이루어진 낱말이다. 한자 뜻 그대로 풀어 보면 ‘결실’은 ‘열매를 맺는다’는 뜻으로, 이미 단어를 이루는 한자에 ‘맺다(結)’는 표현이 들어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결실을 맺다”는 ‘맺다’를 두 번 연달아 쓴 중복된 표현이 된다. 그렇다면 ‘결실’을 쓸 때 어떤 낱말을 덧붙이는 게 좋을까. “결실을 맺다” 대신 “결실을 거두다” “결실을 보다”고 쓰는 게 더 적절하다. 우리말 바루기 다른 기사 이전 [우리말 바루기] ‘물렀거라’ ‘물럿거라’? 실생활에서 ‘살아생전’ ‘처갓집’과 같이 의미가 중복된 표현을 자연스럽게 쓰기도 하고, 표준국어대사전에 “평생을 성실하게 생활하신 부모님의 덕분으로 자식이 모두 성공의 결실을 맺게 되었다”는 예문이 나오기도 한다. 이렇듯 중복된 표현이 꼭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의미가 중복된 표현을 정확하고 올바르게 쓴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굳이 중복된 표현을 쓰기보다 “결실을 거두다” “결실을 보다”라고 쓰는 게 더 바람직한 언어생활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왕이면 명료하고 간결한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힘 있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법이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더 중앙 플러스 이상언의 오늘+ 온난화 해법 ‘우주 차양막’ “우리는 길을 찾을 것이다” 유료 전문공개 민주 공관위원장에 “유퀴즈!” 尹정권 탄생 공신 누구입니까 ...
[박세열 칼럼] '서초동 권력'이 접수한 한국사회 세계관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06.08. 04:09:34   한국은 '삼권분립'으로 설명될 수 없는 독특한 권력 지형을 갖고 있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의 틈새에 제 4부라 할 수 있는 '검찰 권력'이 존재한다.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스스로를 '준사법기관'으로 여긴다. 한국 검찰은 행정부이면서 행정부 포함 3부의 권력을 모두 견제하는데, 이 '검찰 권력'의 핵심은 수사와 소추의 독점 권한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범죄가 되는지 안되는지 1차적으로 판단하는 권력이다. 원래 검찰은 법을 집행하는 행정권의 '절제'와 '인권 보호'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식 원님 재판을 막기 위해 사법권을 행사하는 판사와 동등한 수준의 법률전문가를 국가에서 고용해 '형사 절차'의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기소독점권'과 같은 막강한 권한으로 '수사와 소추'의 독립성을 보장받는 한국 검찰은 3권의 사각지대에서 독특한 포지션에 자리를 비집고 들어앉아 한국 사회를 호령해왔다.  그리하여 한국에서는 3권 분립이 아니라 독특한 권력 분류법이 구전을 통해 존재한다. 이른바 '한국사회 세계관'이다. 여기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여의도 권력(정치)과 서초동 권력(검찰), 그리고 강남 권력(재벌)의 '삼권분점'으로 이뤄진다. 서울의 유명 지명들을 딴 이 권력 분류법은 '삼권분립'과 같은 따분한 학술적 규정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한국사회를 설명해준다. 비유하자면, '삼권분립'이 낮의 권력 지형도라면, '삼권분점'은 밤의 권력 지형도다. 교과서와 필드매뉴얼의 관계라고 할까? 이 '구전설화'의 세계관에서 '행정부'를 따로 뺀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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