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대선후보 경선토론회에서 특전사 시절 사진을 설명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 ⓒKBS 캡처
더불어민주당 경선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가 했던 말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3월 19일 KBS 대선후보 경선토론에서 문재인 후보는 ‘내 인생의 한 장면’이라는 코너에서 특전사 시절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문 후보는 낙하산을 메고 있는 사진을 설명하면서 정병주 특전사령관과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공수부대 때 제 주특기는 폭파병이었습니다. 그래서 12.12 군사반란 때 반란군 막다가 총 맞은 참군인 초상이 됐던 정병주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최우수 표창을 받기도 했고요. 나중에 제1공수 여단의 여단장이 아까 말씀하셨던 전두환 장군, 그때 그 반란군의 가장 우두머리였는데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도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전두환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자는 물론이고 국민의당과 극우언론까지도 문 후보를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문 후보를 향한 비판은 항상 가능합니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가 전두환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는 사실을 말했다고 비난을 받아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전두환으로부터 표창을 받기까지, 그리고 왜 전두환을 가리켜 ‘반란군 우두머리’라고 했는지 그 배경을 통해 비판의 근거가 합당한지 알아보겠습니다.
‘문재인은 왜 특전사로 강제 차출당했나?’
▲1975년 유신독재 반대 시위로 구속된 대학생 명단. 당시 경희대 법학과 4학년이었던 문재인도 포함됐단.
이 논란의 시작은 ‘문재인 후보는 왜 특전사를 갔는가?’에서 시작합니다. 재수 끝에 1972년 경희대 법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문재인 후보는 1975년 유신독재 반대 시위로 구속됩니다.
유신 반대 시위로 구속된 문재인은 석방된 지 얼마 안 돼 입영 통지서를 받습니다. 신체검사도 받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문재인은 입영 전날 신체검사를 받고 다음날 입영하는 강제징집을 당했습니다.
문재인은 39사단에서 훈련을 받았지만, 특전사로 차출됐습니다. 강제징집자는 ‘신원특이자’로 특별 관리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1982년부터 시작된 녹화사업은 학생운동 전력자를 프락치로 활용했지만, 이전에는 전방부대와 기갑, 포병, 특전사처럼 힘든 곳으로 보내 고생을 시켰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자랑하는 특전사 경력의 시작은 박정희 유신 독재 반대 시위로 인한 ‘강제 징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문재인은 왜 ‘특전사’에 가야만 했는가?)
‘특전사령관 정병주, 1공수여단장 전두환, 3대대장 장세동’
▲ 정병주 특전사령관 옆에 서 있는 전두환 1공수여단장, 노태우 9공수여단장
문재인 후보가 특전사에 입대해 자대 배치를 받은 곳은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여단 3대대였습니다. 당시 특전사령관은 정병주, 공수여단장은 전두환, 대대장은 장세동이었습니다.
1975년부터 1978년까지 특전사에서 군복무를 했던 문재인 후보는 특수부대 부대원이라는 자부심이 있었을 것입니다. 특수부대원들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라는 생각을 하고 훈련을 받기 때문입니다.
아직 전두환이 12.12 군사 반란을 일으키기 전이었던 1975년 무렵이었기에 문재인은 정병주 특전사령관으로부터 받은 표창을 자랑스러웠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특전 사령관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는 사실은 특수부대원 중에서 최고라는 증명이었습니다.
문재인은 왜 전두환으로부터 표창을 받았을까요? 보통 군대 표창은 사령관으로부터 받으면 여단장, 대대장도 함께 줍니다. 자대의 위상을 높였다거나 관련 훈련을 잘 받았으니 사령관 표창까지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대하고 나왔더니 여단장이 반란군 우두머리로 자대 출신 병사를 체포’
▲1980년 2차 사법시헙 합격자 명단이 발표된 신문, 문재인 후보도 포함돼 있다. 우측에는 신군부가 발표한 광주사태 사망자 명단이 있다.
제대 후 문재인은 사법고시를 치릅니다. 2차 시험을 본 문재인은 합격 소식을 유치장에서 듣습니다. 왜냐하면, 12.12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이 5.17 비상계엄령으로 문재인을 체포해 유치장에 가뒀기 때문입니다.
1980년 6월 5일 신문에는 사법시험 합격자 명단이 발표됩니다. 문재인이라는 이름 옆에는 5.18 광주항쟁 때 신군부에 의해 사망한 사망자들의 명단도 나옵니다.
유치장에서 사법시험 합격 소식을 들은 문재인은 나중에 사법연수원에서 차석을 하지만 시위 전력으로 판사.검사 임용이 좌절됩니다.
문재인 후보는 전두환을 가리켜 ‘반란군 우두머리’라고 지칭했습니다. 유치장에서 광주학살과 사법시험 합격 소식을 함께 들었던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당연한 표현이라고 봐야 합니다.
‘특전사 동기에는 거수경례를 대대장 장세동에겐 악수만’
▲ 2012년 특전사전우회 행사에 참석한 당시 문재인민주통합당 상임고문. 특전사 동기들과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2012년 특전사전우회가 주최하는 ‘6.25상기 마라톤 대회’가 열렸습니다.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34년 만에 특전사 동기들을 만나자 거수경례를 했습니다. 그러나 대대장 장세동에게는 악수만 하였습니다.
아무리 대선 주자라고 해도 군대 시절 직속 상관을 만나면 악수만 건네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는 거수경례를 하지 않았습니다.
진짜 문재인 후보가 전두환이 준 표창을 자랑스러워 했다면 ‘반란군 우두머리’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며, 대대장이었던 장세동과도 악수를 했을 것입니다.
▲ 문재인 후보의 특전사 입대 배경과 1980년 체포 당시 상황
문재인 후보를 향한 비난 중에는 ‘전두환으로부터 받은 표창이 5.18 광주 진압 작전을 잘했기 때문이다’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문 후보의 특전사 복무는 1975년~1978년으로 5.18광주 민주화운동 전입니다. 또한 광주학살이 벌어졌던 1980년에는 체포돼 유치장에 있었습니다. 전혀 근거 없는 얘기입니다.
문재인 후보는 자신에게 쏟아졌던 전두환 표창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정병주 특전사령관과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광주학살 전두환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나쁜 놈’으로 둔갑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문재인 후보의 공약 중에 있던 노동이나 경제 정책 등을 비판한다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강제 징집으로 특전사에 끌려가고 전두환의 계엄령으로 체포돼 판사 임용까지 좌절됐던 문재인을 가리켜 ‘전두환의 표창을 자랑스러워 한다’는 비난은 억지에 불과합니다.
민주당 대선 경선이 치열해지면서 각 후보 진영마다 상대방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공약이나 정책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뻔히 드러날 사실을 가지고 말꼬리를 잡는 비판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그런 비난은 극우 세력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고, 이제는 사라져야 할 적폐 중의 하나입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강위원 상임대표 고희철 기자 khc@vop.co.kr 발행 2024-06-06 16:14:31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지난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전면으로 부상해 4.10 총선 결과 민주당의 한 축을 이뤘다. 대개 언론에는 ‘친명 강경파’ 조직으로 소개된다. 지난 2일 2기 강위원 상임대표가 선출됐다. 한총련 의장을 거친 강 대표는 전남 영광군 묘량면에서 여민동락 공동체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민형배 구청장 시절 광산구노인복지관장 등을 거쳐 이재명 도지사 시절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을 맡았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일정을 총괄했고, 그 뒤 당대표 특보와 혁신회의 1기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혁신회의는 국회의원 31명을 배출해 당내 최대 정치세력으로 불린다. 강 대표 본인은 경선에서 사퇴해 국회 입성에 실패했지만 상임대표가 됐다. 그러나 혁신회의와 강 대표는 언론에 대체로 부정적으로 언급된다. 친명, 강경, 팬덤, 개딸 등의 연관어와 함께. 특히 국회의장 후보 경선으로 촉발된 당원민주주의 논쟁은 부정적 보도 증가에 기여했다. 3일 여의도의 오피스텔에 자취방처럼 차려진 혁신회의 사무실에서 강 대표를 만났다. 묻고자 한 것은 간단했다. 지난 총선에서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으로 당을 장악했다는 비판과 극성 팬덤을 앞세워 국회까지 좌지우지하려 한다는 비판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6.03 ⓒ민중의소리 1시간을 예정한 인터뷰는 2시간 30분을 넘겨 간신히 ‘중단’됐다. 그는 거침이 없었고, 할 말이 많았다. 그의 말은 영광군과 광산구와 경기도를 넘나들었고, 5.18정신과 김대중, 노무현도 수시로 언급됐다. 특히 언론의 당원민주주의 폄하에 강하게 반박했다. 친명만 공천되고 비명은 탈락한다는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에 강 대표는 “그게 진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이어 “작업을 한 ...
우드사이드 사업 철수 과정 해명 석연치 않아, 경쟁입찰 했다는데 공개된 기록 없어…검증 과정도 불투명 홍민철·조한무 기자 발행 2024-06-07 15:16:28 미국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6.07. ⓒ뉴시스 동해 영일만 석유·가스 탐사 사업과 관련한 여러 의혹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석유공사, 사업성 분석업체 액트지오가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 대형 석유회사가 사업성 없다고 판단한 사업을 재추진한 이유, △ 사업성 분석 주체로 영세 업체인 액트지오를 선정한 이유, △ 매장량 및 성공 가능성을 추산한 근거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과학적 근거는 없었다. 그 흔한 그래프, 도표 한장 제시하지 않았다. 원론적 설명에 그쳤다.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쟁점별로 정리했다. 15년 탐사한 대형 업체 우드사이드와 액트지오 판단, 왜 달랐나? 이번 사업은 당초 석유공사와 함께 탐사를 진행했던 호주 대형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철수한 뒤 사실상 재추진됐다. 때문에 ‘경제성 없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우드사이드는 지난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동해에서 석유공사와 공동으로 탐사를 진행했다. 2D 광역 탐사를 시작으로 시추공 2개를 뚫고, 3D 탐사로 자료를 구체화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7월, 돌연 사업 중단을 통보했다. 이와 관련 곽원준 한국석유공사 국내사업개발처 수석위원은 “배경을 보면 우드사이드가 다른 회사와 합병 후 글로벌 탐사 전략 변경 과정에서 사업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사업 중단이 동해 영일만 탐사의 사업성이나 경제성 문제라기 보다는 우드사이드 자체 사정이라는 취지다. 추가 설명도 내놨다. 우드사이드가 실시한 대규모 3D 탐사 결과를 충분히 평가하지 ...
[박세열 칼럼] '서초동 권력'이 접수한 한국사회 세계관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06.08. 04:09:34 한국은 '삼권분립'으로 설명될 수 없는 독특한 권력 지형을 갖고 있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의 틈새에 제 4부라 할 수 있는 '검찰 권력'이 존재한다.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스스로를 '준사법기관'으로 여긴다. 한국 검찰은 행정부이면서 행정부 포함 3부의 권력을 모두 견제하는데, 이 '검찰 권력'의 핵심은 수사와 소추의 독점 권한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범죄가 되는지 안되는지 1차적으로 판단하는 권력이다. 원래 검찰은 법을 집행하는 행정권의 '절제'와 '인권 보호'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식 원님 재판을 막기 위해 사법권을 행사하는 판사와 동등한 수준의 법률전문가를 국가에서 고용해 '형사 절차'의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기소독점권'과 같은 막강한 권한으로 '수사와 소추'의 독립성을 보장받는 한국 검찰은 3권의 사각지대에서 독특한 포지션에 자리를 비집고 들어앉아 한국 사회를 호령해왔다. 그리하여 한국에서는 3권 분립이 아니라 독특한 권력 분류법이 구전을 통해 존재한다. 이른바 '한국사회 세계관'이다. 여기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여의도 권력(정치)과 서초동 권력(검찰), 그리고 강남 권력(재벌)의 '삼권분점'으로 이뤄진다. 서울의 유명 지명들을 딴 이 권력 분류법은 '삼권분립'과 같은 따분한 학술적 규정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한국사회를 설명해준다. 비유하자면, '삼권분립'이 낮의 권력 지형도라면, '삼권분점'은 밤의 권력 지형도다. 교과서와 필드매뉴얼의 관계라고 할까? 이 '구전설화'의 세계관에서 '행정부'를 따로 뺀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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