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같은 신종 공룡, <쥐라기 공원> 랍토르는 ‘털 뽑힌 닭’


조홍섭 2015. 0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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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지방서 현란한 깃털 덮인 벨로키랍토르 친척 화석 발견
비행 아닌 과시용 추정…잇단 깃털공룡 발견으로 공룡 모습도 진화

rap1_Chuang Zhao.jpg» 새로 발견된 깃털공룡 첸유안롱 수니의 상상도. 큰 날개와 짧은 팔, 잘 발달된 깃털 등이 특징이다. 사진=자오 추앙

스필버그의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 관객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건 거대한 포식자 티라노사우루스보다 작지만 영악한 육식공룡 벨로키랍토르였다. 그러나 1993년 영화에서 선보였던 비늘로 덮인 랍토르의 모습은 점점 더 현실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은 지난 20년 동안 세계 고생물학계의 관심을 온통 사로잡았다. 완벽하게 보존된 깃털 달린 공룡 수천점이 이곳에서 쏟아져 나왔다. 백악기 초 육식공룡에서 새로 향하는 진화의 비밀이 이곳에 숨겨져 있다.
 
그런데 이제까지 나온 깃털공룡 가운데 가장 크고 또 복잡한 구조의 깃털을 지닌 공룡이 발견됐다. 벨로키랍토르와 가까운 친척뻘인 이 공룡은 공작이나 매처럼 현란한 깃털을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rap2_Junchang Lu.jpg» 랴오닝성에서 발견된 새 깃털공룡 화석. 깃털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사진=류 준창

<쥐라기 공원>의 랍토르를 털 뽑힌 닭처럼 보이게 할 이 공룡 화석은 랴오닝성에서 한 농부가 발견했다. 길이 1.5m로 굽은 발톱이 난 발가락과 손가락이 있고 날카로운 이가 있으며 팔은 짧지만 현란한 깃털 흔적이 오롯이 남아있다.
 
영국과 중국 연구자들은 이 화석을 분석해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 16일치에 새로운 속의 깃털공룡으로 보고했다. 백악기 초인 1억 2500만년 전 동북아에 서식했던 이 공룡은 무게가 20㎏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됐는데, 연구자들은 40㎝ 길이의 팔로 현대의 새처럼 근육을 이용해 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았다.
 
rap3_Junchang Lu2.jpg» 잘 발달된 깃털의 구조를 보여주는 화석의 날개 부위. 사진=류 준창

이 공룡은 머리에서 꼬리까지 여러 층의 깃털로 덮여 있었다. 이제까지 발견된 깃털공룡의 깃털은 사실 깃털이라기보다는 북슬북슬한 털에 가까웠지만 이 공룡의 깃털은 깃펜처럼 줄기와 가지가 있는 복잡한 구조였다.
 
연구자들은 “날개가 어떤 기능을 했는지는 불확실하다. 아마도 날 수 있는 조상으로부터 진화했지만 날개는 오직 화려한 공작 날개처럼 과시용으로만 썼을 수도 있다.”라고 에딘버러 대학의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연구 책임자인 류준창 중국 지구과학학술원 교수는 “이번 발견은 랴오닝성에 우리가 알았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깃털 공룡이 살았음을 보여준다.”라고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3766977-4648714488-Juras.jpg» 1993년 선보인 영화 <쥐라기 공원>의 벨로키랍토르 모습.

Matt Martyniuk_Velociraptor_dinoguy2.jpg» 벨라키랍토르가 깃털을 지녔음이 처음 밝혀진 뒤 그린 상상도. 사진=Matt Martyniuk, 위키미디어 코먼스

영화에서 그려진 것과 달리 벨로키랍토르가 깃털에 덮여 있는 화석은 2007년 몽골에서 발견됐다. 벨로키랍토르는 이번에 발견된 공룡과 매우 가깝지만 5000만년 뒤에 출현했고 팔이 훨씬 길었으며 역시 날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기사새야? 공룡이야?..'깃털공룡' 화석들이 남긴 쟁점들)
 
공동연구자인 스티브 브루사테 영국 에딘버러대 박사는 “이번 공룡은 벨로키랍토르와 가장 가까운 사촌의 하나이지만 새와 꼭 같이 생겼다. 이 공룡은 깃펜 날개로 된 커다란 날개를 지녀 매나 수리처럼 생겼다. 영화는 잘못 됐다. 벨로키랍토르는 이번에 발견된 공룡처럼 생겼어야 했다.”라고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Junchang Lü & Stephen L. Brusatte, A large, short-armed, winged dromaeosaurid (Dinosauria: Theropoda) from the Early Cretaceous of China and its implications for feather evolution, Scientific Reports  5, Article number: 11775 doi:10.1038/srep11775,http://www.nature.com/srep/2015/150716/srep11775/full/srep11775.html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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