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돈 보다 우선하는 것은 사람과 자연이다


[새만금 팸투어 후기] 새만금의 광할함이 준, 무거운 두 가지 숙제
임두만 | 2015-07-27 14:52:31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난 7월 24일, 전라북도의 현안이던 새만금특별법(새특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따라서 그동안 여러 걸림돌로 정체되어 있던 새만금 사업이 효율성있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이번 개정안은 전북도가 요구한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를 정비하면서, 투자의 장애요인을 제거하고 새만금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사업 체계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날 개정된 법안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우선 국무총리 소속 새만금사업추진지원단이 설치된다. 또 외부 투자기업 및 협력기업에게 세제 및 자금지원이 이뤄진다. 토지용도도 8개에서 6개로 수정되며, 공유수면은 새만금청장이 관리한다. 그리고 특수목적법인 설립 시, 사업시행자 지정요건이 완화되며, 인허가 등 의제 시 수수료 면제도 가능하다. 특히 관광용도 개발지에 설립될 외국인전용카지노업은 사전심사제를 통과해야 한다.
이 같은 내용의 법안은 지난해 10월 새정치민주연합 이상직 의원(전주 완산을)이 '새만금사업추진지원단' 설치를 주 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리고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것이다. 따라서 이제 정부가 관보를 통해 공표하면 이 법안은 생명을 갖게 된다.
이 법안이 통과되자 전라북도 관계자는 “이번 새특법 개정으로 새만금사업지역의 규제완화로 투자기업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키는 한편 다른 개발특구와 차별화 된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됐다”고 반겼다. 그는 또 “국내외 기업의 투자촉진으로 새만금 사업을 조기에 가시화할 수 있어 속도감 배가 및 향후 동북아 경제의 중심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새만금 방조제 ©임두만
이처럼 국회에서 새만금의 미래를 결정할 법안이 통과된 날 기자는 ‘새만금 답사기행’이라는 행사에 참여했다. 1991년 11월 16일에 기공하여 2006년 4월 21일에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었고, 보강 및 성토작업 등을 거쳐 2010년 4월 27일 준공된 새만금 사업. 그동안 전라북도는 새만금 간척지를 두고 토지용도 등에서 의견이 엇갈린데다 ‘새특법’의 규제 등이 해결되지 않으므로 사업진척이 지지부진하자 전방위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섰다.
그중 한쪽이 정치권의 새특법 개정안 처리, 다른 한쪽은 언론홍보… 전라북도는 이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 트랙으로 움직인 것이다. 그렇게 진행된 것이 ‘서울경기지역 언론인 새만금 팸투어’란 행사. 하지만 이 행사에 참여하기 전 날 JTBC는 새만금 물막이 공사 후 생긴 문제점들에 대해 매우 신랄하게 비판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이 보도에서 JTBC는 “수산물의 보고라 불렸던 새만금호가 ‘죽음의 호수’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심각한 오염에 해양 생명체들이 사라지고 인근 주민들이 생계를 위협받을 정도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새만금 방조제 안과 밖을 찍은 카메라는 오염의 실태를 여과없이 보여주면서 이 때문에 해양 생물이 자취를 감추고 풍성했던 조개류는 모두 죽어버린 현장을 고발했다.
이런 보도를 접한 뒤인지라 기자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새만금 물막이 공사를 완료한 지 10년. 33.9km 세계 최대 규모의 방조제 건설로 거대한 '새만금호'가 생겼으므로 이제 이를 제대로 활용하고, 이를 통하여 새만금 인근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국가경제에도 ‘꽃’이 피어야 하는데. ‘꽃’ 대신에 ‘오염’, 이익 대신에 골칫덩이라는 소식은 가벼운 발걸음일 수 없게 했다.
▲비가 내라는 새만금 호수 © 임두만
무거운 발걸음을 아는지 날씨도 우중충했다. 오락가락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일행을 태운 버스는 오후 2시 경 새만금 간척지 중 농업용지로 분류된 지역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돌아 본 땅과 호수는 ‘광대’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장엄한 호수가 도로 양쪽으로 펼쳐져서 순간적으로 어느 쪽이 바다이고 어느 쪽이 호수인지 분간이 힘들 정도였다.
만약… JTBC의 오염 보도를 접하지 않았다면 이 ‘광대’함에 넋이 나가서 감탄사만 연발할 그런 장엄함이었다. 그래서 이런 거대한 땅과 호수를 어떻든 우리의 후세에게 유익한 자원으로 물려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오염원을 찾아내 제거하고 다시 오염되지 않도록 막으므로 문제를 끝까지 해결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모든 사고를 지배했다.
기자가 탄 버스는 빗길을 뚫고 방조제 가운데 있는 신시 배수갑문 전망대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광경 또한 장관이었다.
새만금 33.9km의 방조제 공사는 부안에서 군산까지 서해안의 작은 섬들을 연결하는 방조제 둑을 만들어 바닷물을 막은 뒤 생긴 땅을 활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거대한 토목공사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의 광경이었으므로 감탄사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신시배수갑문 ©임두만
가는 곳마다 새만금의 효용가치를 설명하는 많은 안내원들의 열정이 아니라도, 곳곳에 놓인 홍보물, 전라북도에서 발간한 홍보 책자와 각종 부로슈어를 통해 새만금을 두고 얼마나 많은 돈과 노력들이 투자되고 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결국 결론은 하나였다. 민관이 합세, 이 새만금에서 생긴 새 땅과 호수가 우리 민족에게 제대로 된 ‘유익’을 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관계자들의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민 또한 당장 개인의 이익과 영달이 아니라 미래의 이익을 위해 작은 고통은 참으면서 새만금이 말 그대로 ‘새롭게 만금(萬金)’을 얻을 수 있는 약속의 땅이 되도록 협조해야 한다. 그리고 그 노력들은 벌써 곳곳에서 결과물들로 나타나고 있었다.
▲누에고치에서 뽑은 명주실로 비단을 짜는 베틀 ©임두만
변산 채석강 격포 위도 곰소항 등으로만 떠올랐던 부안은 뽕나무와 누에라는 특성화 사업에 매진, 상당한 성과물을 올리면서, 천혜의 관광자원인 변산 채석강 격포 위도 곰소항 등과 새만금을 연계하는 관광사업의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금강 만경강 동진강… 그 강들과 어울러진 평야의 지평선, 조정래의 아리랑에서 징게멩겡으로 불리운 김제평야와 만경평야… 이 광할한 평야 때문에 일제 강점기에 쌀을 수탈하려는 왜적들의 등쌀에 밀려 디아스포라를 했던 사람들… 김제시는 이를 모티브로 아리랑 문학마을, 지평선 축제 등으로 이미 상당한 관광자원을 축적했다.
▲김제시가 조성한 아리랑 문학마을에 있는 하얼빈 역… 김제사는 고증에 의해 실제 하얼빈 역사의 80%크기로 이 역사를 지어 그 안에 독립운동사를 전시하고 있었다. © 임두만
군산은 일제가 수탈한 김제평야의 쌀을 일본으로 실어 낸 현장이다. 그래서 군산시는 이를 근거로 근대박물관를 지어 이 수탈의 역사를 소장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개관역사가 짧음에도 전국의 수많은 국공립 박물관 가운데 5대 공립박물관으로 선정되었다는 현수막이 박물관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었다.
▲군산시가 자랑하는 근대사 역사박물관… 자녀와 꼭 한번 답사가 필요한 곳이다. © 임두만
결국 이것들 모두는 우리에게 남긴 숙제다. 그 숙제의 처음은 새만금호를 오염에서 구하는 것이며, 그래서 새만금 방조제 안과 바깥 모두 웃음을 찾아줘야 한다. 우리는 이미 죽은 시화호를 살려 낸 경험이 있다. 따라서 이제 시작인 새만금 호수를 오염이라는 적으로부터 구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 숙제는 정치권이 법으로 길을 열었으므로 이제 집행부가 원할한 행정집행을 통해 애초의 계획대로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장밋빛 계획은 중요하지 않다. 그 계획이 실천에 옮겨지는 것이 주요하다. 농생명용지, 산업연구용지, 환경생태용지, 관광레져용지, 국제협력용지, 배후도시용지 등 이름 붙여진 그대로 활용되어 우리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그야말로 엘도라도로 만들어 내야 한다.
이 두 가지 숙제가 제대로 이뤄지면 새만금은 그야말로 세계적 관광자원으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을 때 새만금을 끼고 있는 전라북도와 인근 군신 김제 부안 등 자치단체에는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땅이 될 것이다. 장맛비가 내리는 1박2일의 ‘새만금 팸투어(답사기행)’후 내가 내린 나름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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