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과 ‘싫것’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407] ‘실컷’과 ‘싫것’

 
▲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오래 전에 ㅎ종성체언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다휘파람(++바람)·안팎(++)과 같은 단어가 이에 해당한다. ‘실컷이라는 단어를 보면 싫것이라고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혹간에 발음을 [실컨]이라고 하는 사람도 많아서 실컨이라고 쓰는 사람도 있다.
 
마음에 하고 싶은 대로 한껏’ 또는 마음 내키는 대로 한껏이란 뜻을 가진 말이 실컷인데이 말은 싫다의 어간에 접미사 ’(불완전명사로 볼 수도 있음)이 붙어서 된 말이다. ‘실컷이 처음 등장한 것은 계축일기 상 13’에 서다원문에는 슬컷으로 나타나 있는데, ‘슬컷은 -+의 구성으로 분석한다.
 
은 옛말에서 싫다()’의 어간으로 쓰였다그러니까 슳것은 싫어하는 마음이 생길 때까지라는 의미로 쓰인 것으로 본다과거에 슳것을 썼던 것이 그대로 남아 실컷으로 변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현대어에서는 원칙적으로 어간에 자음으로 시작되는 접미사가 붙으면 그 어간을 밝혀 적어야 하지만겹받침의 끝소리가 드러나지 않거나 어원이 불분명할 때는 발음대로 적게 되어 있으므로 실컷이라고 써야 한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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