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실무회담, 살얼음 걷는 남북
<초점> 남측 언론보도에 북측 "아량에 찬물 끼얹지 말라"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승인 2013.08.09 15:28:55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남북 7차 실무회담이 오는 14일 개성공단에서 열린다.
지난 7일 북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대변인 특별담화를 통해 "7차 개성공업지구실무회담을 8월 14일 공업지구에서 전제조건 없이 개최하도록 하며 그에서 좋은 결실을 이룩하여 8.15를 계기로 온 민족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자"고 제의했으며 남측은 "전향적"이라며 회담을 수용했다.
이번 북측은 7차 실무회담을 제의하면서 △잠정중단 조치 해제 및 기업인 출입 허용, △북측 근로자 정상출근, △남측 인원 신변안전 및 재산보호 보장 등을 밝혔다.
이를 두고 정부는 '전향적'이라며, 북측의 실무회담 제의가 지난달 28일 통일부 장관의 '마지막 실무회담' 제의에 대한 호응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북 조평통 대변인 특별담화에서 '북과 남은 공업지구 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떤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업지구의 정상운영을 보장하도록 한다'고 기존의 입장을 밝혔지만, 정부는 특별담화의 전체적인 내용이 기존의 북한 제스처와 다르다는 분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대화제의 내용 문안을 하나하나 따지면 안된다. 전체적인 틀을 보면 전향적이라고 볼 수있다"며 "(특별담화 내용은) 우리가 그 동안 줄기차게 주장했던 부분을 대부분 담아준 것이다. 그리고 강경.유화를 거듭한 것과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는 14일 7차 실무회담을 앞두고 남북이 기대와 달리 살얼음을 걷는 형국이다.
지난 8일 남측이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북측에 실무회담 수용 전통문을 발송했지만, 북측은 오후 4시 마감통화를 연장하면서 보낸 통지문에서 "자신들의 아량과 대범한 제안에 찬물을 끼얹는 말을 삼가해 달라"고 명시했다.
물론, 북측은 통지문에서 "회담에 동의한다. 좋은 결실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제했지만, 7차 실무회담 개최를 두고, 일부 언론들이 '원칙있는 대북정책 성과', '달러박스 폐쇄 위기감' 등으로 보도한 데 대해 북측이 '찬물을 끼얹지 말라'고 응수한 것이다.
이는 지난 4월 북측이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의 명분으로 남측 언론보도를 문제 삼은 상황과 비슷하다. 또한 지난 여섯 차례 실무회담에서 북측이 '정치적 언동과 군사적 위협' 중단을 거듭 강조했던 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에 남측은 9일 낮 12시20분경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북측에 "우리측이 접수한 북한 전통문의 일부 표현이 상호존중의 자세에서 벗어난 표현으로 적절치 못하다"며 "쌍방이 서로 존중하는 자세로 협의가 이루어 지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발송했다.
'재발방지' 의견 일치가 관건
남북이 7차 실무회담을 앞두고 남측 언론보도에 대한 기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여전히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재발방지 방안 합의 여부가 주목된다.
북측은 여섯차례 회담에서 1조 문항에 "북과 남은 개성공업지구 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업지구의 정상운영을 보장하며 그에 저해되는 일을 일체 하지 않기로 하였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또한 "남측은 공업지구를 겨냥한 불순한 정치적 언동과 군사적 위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담보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남측은 "북측은 앞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공단의 정상적 가동을 저해하는 통행 제한 및 근로자 철수 등과 같은 일방적 조치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보장한다"며 '북측'이라는 주어를 강조해 회담 결렬 위기를 낳았다.
이러한 남북의 첨예한 의견 대립이 이어졌지만, 지난 7일 북 조평통 대변인 특별담화는 '정치적 언동과 군사적 위협 중단'이라는 문구를 삭제했고 남측도 구체적인 사항은 아니지만 '전향적'이라고 평가해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반적으로 누구나 납득이 갈 수 있는 수준으로 재발방지를 약속한다면 문구의 하나하나의 내용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물론 합의서 문구가 주는 의미가 재발방지를 보장하는 것일 수있지만, 반드시 문구 하나로 해석해야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다소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북측의 '찬물을 끼얹지 말라'는 전통문에 대해서도, 다른 당국자는 "전향적이라는 평가는 유효하다"며 "14일 회담에서 개성공단 문제 해결과 합리적 대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즉, 회담을 앞두고 신경전을 보이는 가운데, 남북이 지난 회담과 달리 양보를 취하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오는 7차 실무회담 합의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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