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하위 계층 10명 중 3명만 ‘저소득 탈출’...양극화 심화
2023년 소득이동통계 결과 발표, 소득이동성 34.1%...역대 최저
- 김백겸
-  기자 kbg@vop.co.kr
- 발행 2025-10-27 16:04:24
 - 수정 2025-10-27 16:09:3
 
 

최바울 국가데이터처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이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소득이동통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5.10.27. ⓒ뉴시 
지난 2023년 소득계층 이동성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34.1%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하위 20%인 1분위와 상위 20%인 5분위를 유지하는 비율이 높아 소득 양극화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가데이터처가 27일 발표한 '2023년 소득이동통계'에 따르면 2023년 근로·사업소득을 기준으로 소득 분위의 상승이나 하락을 경험한 비중 즉, 소득이동성은 34.1%로 집계됐다. 전년 34.9%보다 0.8%p(포인트) 줄어든 수치로, 통계를 추적한 2017년 이래 역대 최저치다.
이중 소득 분위가 상승한 상향 이동은 17.3%, 반대로 소득 분위가 하락한 하향 이동은 16.8%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각각 0.3%p, 0.5%p 감소했다. 소득 분위를 전년에 이어 유지한 비율은 전년보다 0.8%p 늘어난 65.9%다.
최바울 국가데이터처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소득이동성이 감소했다는 건 전년보다 소득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좀 더 늘었다는 의미"라며 "고령화의 영향, 경제성장률이 저성장 기조로 하락 추이에 있는 부분 때문에 계속적으로 소득이동 상향과 하향이 다 줄어드는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득 상·하위 20%에서 소득이동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소득 1분위(하위 20%)에 이어 2023년에도 1분위를 유지한 비율은 70.1%로 집계됐다. 반면 1년 사이 1분위를 벗어난 비율(탈출률)은 29.9%로 전년보다 1.0%p 줄었다. 1년 동안 1분위에 속한 사람들 10명 중 3명 만이 소득 분위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반면 5분위(상위 20%)는 85.9%가 그대로 5분위를 유지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2017년 1분위에 있던 사람 중 2023년까지 7년 동안 1분위를 벗어나지 못한 비율은 27.8%에 달했다. 또 같은 기간 5분위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는 비율은 59.3%로 훨씬 높았다. 소득 상위 20%에 한번 진입하면 절반 이상이 장기간 고소득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소득이동성이 활발한 것은 중간 소득 계층이었다. 2023년 소득 2분위의 소득이동성은 48.6%, 3분위는 44.0%, 4분위는 34.0%로 나타났다.
고소득 계층으로 진입하는 비율은 극히 낮았다. 2022년 1~4분위에서 2023년 5분위로 이동하는 비율은 3.5%에 불과했다.
종합하면 1분위, 5분위에 있는 사람들의 수입은 고착되는 비율이 높고, 중간 분위에서만 계층이동이 이뤄진다. 고소득층으로 진입하는 비율도 높지 않다. 저소득층이 되면 이를 탈출하기 어렵고, 고소득층은 계속 높은 소득을 계속 유지하는 비율이 높다는 이야기로,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최 실장은 "1분위에서 벗어나기 쉬운 사람들은 빨리 벗어나지만,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1분위를 벗어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2023년 소득이동통계 ⓒ국가데이터처 
성별로 보면 여성의 소득이동성은 35.2%로, 남성 33.3%보다 높았다. 여성의 상향 이동은 18.1%, 하향 이동은 17.1%였고, 남성은 상향·하향이 각각 16.6%였다. 다만 소득분포를 보면 남성은 4·5분위(23.3%, 27.9%) 비중이, 여성은 1·2·3분위(26.2%, 23.8%, 23.3%) 비중이 큰 것으로 집계돼 남성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청년층 이동성은 40.4%로 가장 높았고, 중장년층 31.5%, 노년층 25.0%다. 청년층은 상향이동(23.0%)이 하향이동(17.4%)보다 많은 반면, 중장년층(상향 14.7%, 하향 16.8%)과 노년층(상향 9.9%, 하향 15.1%)은 하향이동 비율이 상향이동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과 2023년 모두 유소득자인 청년층 중에서 중간 기간(2018~2022년)에 일시적으로 노동시장을 이탈한 '간헐적 취업자' 비중은 16.6%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12.8%, 여성은 21.3%로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간헐적 취업자의 전체 소득이동성은 68.3%로 '지속 취업자'(58.4%)보다 높았지만, 하향 비율이 높았다. 2~5분위 모든 구간에서 간헐적 취업자의 하향 비율은 25.7%로, 지속 취업자(20.7%)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 1분위 탈출률에서는 지속 취업자(75.8%)가 간헐적 취업자(62.7%)보다 13.1%p 높았다. 5분위 유지율 또한 지속 취업자(79.5%)가 간헐적 취업자(27.0%)보다 52.5%p 높았다.
최 실장은 "지속적으로 노동시장에 머무르는 사람이 상향 이동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정부 정책이 일자리의 지속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가데이터처는 인구주택총조사 등록센서스와 국세청 소득자료를 연계해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동일 개인을 2년 연속 추적, 소득분위 변동을 분석했다. 이번 소득이동통계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발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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