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원준 “트럼프 강요 계속되면 협상 깨도 국민 박수 칠 것”
[500조 대미투자, 막아야 산다3]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트럼프 관세 횡포 강도높게 비판…"한국, 대미 종속 극복해야" 강조
- 홍민철 기자 plusjr0512@vop.co.kr
- 발행 2025-10-17 20:11:58
 - 수정 2025-10-17 20:16:39
 

나원준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민중의소리 
정부가 3천5백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막바지 협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나원준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불합리한 미국의 요구를 어떻게든 맞추려 하지 말고 협상장을 박차고 나올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교수는 최근 민중의소리와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 전략과 한미 간 통화스와프 협상, 그리고 한국 경제의 구조적 종속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지금과 같은 협상은 국가 경제와 일반 국민의 삶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원준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인터뷰 영상
그는 "빛의 혁명을 일군 국민들은 불합리한 협상을 거부한 이재명 정부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석 직전 실시된 최근 여론조사에선 '미국의 대규모 현금 투자 요구 수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국민 73%가 ‘반대한다’라 답했다.
나 교수는 한국의 처지를 ‘일방적 양보 구조’라고 표현했다. 그는 “미국이 관세든 환율이든 안보든 원하는 그림대로 따라오지 않으면 경제적 고통을 주겠다는 식의 접근을 하고 있다”며 “결국 우리는 계속해서 미국에 무언가를 줘야만 하는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이런 구조는 정상적인 협상이 아니라 사실상 강압에 가깝다”며 “정부는 이 협상장에 앉아있는 것 자체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상 막판 한국 정부가 제안한 통화스와프 방안에 대해서도 그는 강하게 비판했다. “3500억 달러 스와프는 빚을 내서 미국에 주겠다는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한미 통화 스와프의 본질은 한화를 담보로 달러를 빌리는 중앙은행간 '대출'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나 교수는 “그 돈을 빌려서 미국에 투자라는 명목으로 주겠다는 것"이라며 "투자금을 관리하는 권한은 미국에 있다. 실패하면 결국 그 빚은 국민이 갚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와프 자금 인출 과정에서 미국이 부대 조건을 걸 가능성도 크다”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요청하는 구조인 만큼 결코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나 교수는 정부의 협상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모두 수용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국민들은 그런 모습을 정부가 보여줄 때 오히려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원하는 것을 맞춰주려다 보면 피해는 결국 한국의 시민들이 떠안게 된다”며 “정부는 협상장의 기본 전제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교수는 한미 경제 관계의 근본적 구조 전환을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중요한 수요 시장인 건 사실이지만, 독일·프랑스와 관계를 맺을 때처럼 ‘할 말은 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며 “미국에만 매몰돼 있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적이 되자는 게 아니다. 등거리 외교·경제 정책 기조로 가야 한다”며 “이번 협상을 계기로 한미 경제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경제의 구조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 교수는 “우리는 수출을 통해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내수 기반을 확충해 자립적 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수출 의존에서 벗어나 불평등을 줄이고 대중의 구매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 전략을 재구성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 구조 전환에는 시간과 비용이 든다. 그러나 지금처럼 미국 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이 기회를 전략적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미 관세 및 무역협상 후속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은 16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미 상무부 청사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과 2시간여 협상을 했다.
“ 홍민철 기자 ” 응원하기 
评论
发表评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