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논쟁, ‘소비자 편리함-노동자 선택’ 프레임에 갇히지 않아야”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의학적 원칙은 야간노동 하지 않는 게 최선이란 것”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25-11-03 09:37:07 서울 시내의 쿠팡 캠프에서 배송 기사들이 배송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최근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새벽배송 규제 방안과 관련해, 김현주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소비자의 편리함이나 노동자의 선택이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야간노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학적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3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쿠팡 새벽배송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그러나 이 논의 속에서 가장 먼저 다뤄야 할 ‘사실’이 의외로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짚으며 이 같이 제언했다. 김 교수는 1999년부터 노동자의 건강진단 업무를 수행하며 야간노동, 교대노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오랜 기간 연구해 온 직업환경의학전문의다. 올해는 야간 및 배달 등 고위험군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건강보호방안 연구를 수행하며 택배 산업 노사 관계자들과 만나 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 교수는 “야간 작업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교대근무보다 고정 야간이 낫다, 사람은 적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과학적으로 정확하지 않다”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2012년 야간노동을 ‘Group 2A,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요인’으로 분류했다. 특히 10년 이상 고정 야간근무를 지속한 여성 노동자는 유방암 발생 위험이 40~56% 증가했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유방암 발생은 총 야간근무 일수에 비례해 증가한다고 보고됐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의 제조업·운수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고정 야간근무자의 심혈관 사망률이 주간 근무자의 약 2배에 이른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며 “이는 ‘야간노동은 몸이 적응하는 과정’이 아니라, 회복되지 못한 생체리듬의 파괴가 누적되는 과정임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야간노동은 단순히 ‘피곤한 시간대에 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