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심리 패닉바잉 상태…조바심 잠재워야
이태경 편집위원(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KB부동산 주택가격심리지수가 패닉 바잉(panic buying)과 영끌이 기승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토연구원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도 서울은 과열 직전까지 진입했다. 한국은행이 자체 추산하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도 머리를 바짝 들고 있다. 주택 매매 관련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서울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조급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경제는 심리가 중요하다. 부동산은 더욱 그렇다. 모두가 집값이 오른다고 예상하면 집값은 오르게 되어 있다. 자기실현적 예언이라고 일컫는데, 특히 서울은 그 국면의 초입에 들어선 징후가 역력하다. 이재명 정부가 소비자들의 조바심과 공포심을 진정시킬 특단의 대책을 최대한 신속하게 투사할 필요가 있다.
패닉 바잉과 영끌 전성시대에 바짝 다가선 서울 집값
17일 KB부동산의 주택가격심리지수에 따르면, 2025년 6월 9일 기준 서울의 매수세 지수는 23.2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직후 일시적으로 매수세가 반등했던 시기의 최고치인 18.4를 아득히 뛰어넘는다. 반등세가 예사롭지 않았던 지난해 7월조차 서울의 매수세는 17.7에 불과했다. 현재 서울의 매수세 23.2가 얼마나 대단한 수치인지는 영끌과 패닉 바잉의 전성기였던 2021년 8월 16일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당시 서울의 매수세는 24.0에 달했다.
부동산 시장 온도의 바로미터라 할 거래량도 급증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현재까지 7251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신고 기한이 13일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하면, 3월 거래량(9229건)에 육박하거나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국토연구원 지수도 서울은 과열 문턱까지 진입한 상태
17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5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지수는 104.7로 전월(102.7) 대비 2.0p 상승했다.
전국 소비심리지수는 2월 이후 줄곧 100을 웃돌며 낙관적 심리가 이어지고 있으며, 5월에는 다시 상승 반전했다. 수도권은 108.5로 2.6p 올랐고, 비수도권도 100.3으로 보합국면을 유지했다.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울(5.2p), 부산(3.9p), 경북(3.0p) 등이었다. 소비심리지수가 오르면서 서울은 116.5을 기록, 보합에서 상승 국면으로 전환했다. 부산은 99.4로 약보합, 경북은 100.3으로 보합을 나타냈다.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 지수는 0~95는 하강, 95~115는 보합, 115~200은 상승 국면으로 표시된다. 보합권 내에서도 95~100 미만은 약보합, 100~105 미만은 보합, 105~115 미만은 강보합을 의미한다.
한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국 113.0으로 전월보다 4.3p 상승했다. 수도권은 118.3으로 5.8p 오르며 보합국면을 벗어나 상승국면(115 이상)에 진입했고, 서울은 11.0p 급등한 131.5를 기록해 과열 구간인 상승 2단계(135 이상)에 근접했다. 시장에선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기대감이 커지면서 소비심리가 급반등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가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사실,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가 과열 코앞까지 도달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한은 "한 번 형성된 주택가격 기대심리는 장기간 유지되는 경향"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가격 기대심리는 비교적 짧은 기간 변동폭이 크고, 한번 형성된 기대가 장기간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 가격 상승률을 두고 시차 상관계수를 분석한 결과 8개월가량 선행하는 흐름이 관측됐다.
이런 기대심리 형성에는 산업생산, 주가, 금리, 착공 등 다른 경제변수 수준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거꾸로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크게 뛰면 실제 집값이 덩달아 뛰는 동시에 산업생산이 증가하고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기대심리 상승에 따른 실질 가계대출 증가폭은 산업생산 증가폭을 상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과도한 차입이 유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한국은행이 매달 자체 추산하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지난 2월 99로 저점을 찍은 뒤, 5월에는 111까지 상승했다.
주택 소비자들의 공포와 조바심 진정시킬 대책 조속히 시장에 투사해야
서울을 대상으로 한 KB부동산의 주택가격심리지수, 국토연구원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 한국은행의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 추이 등이 함의하는 바는 명확하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주택소비자들이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며 조바심과 공포심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이다. 시장참가자 다수가 그렇게 전망하고 움직이면 서울 집값은 실제로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계부채는 감당할 수 없이 늘어날 것이다.
주지다하시피 대한민국에서 최대의 민생현안이자 경제현안은 바로 집값이다. 집값 상승세를 막지 못하면 주권자들은 민생과 경제에 실패한 정부로 평가한다. 이재명 정부는 이런 사실을 명심하고 조바심과 공포심에 사로잡힌 시장참가자들의 마음을 진정시킬 대책을 최대한 빨리 내놓아야 한다. 시간은 이재명 정부의 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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