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벽 넘지 못했지만, 내란세력 심판한 이재명의 승리
보수세력 막판 결집, 곳곳서 균열 조짐 보이기도
- 최지현 기자 cjh@vop.co.kr
- 발행 2025-06-04 06:23:03

내란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21대 대선 결과는 '광장연합후보'로 추대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승리였다. 내란의 완전한 종식과 압도적 정권교체에 국민의 뜻이 모아진 결과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전날 치러진 대선에서 최종 득표율 49.42%로 당선이 확정됐다. 과반 득표를 할 것이라는 지상파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의 예측은 빗나갔지만, 1700만표 넘게 받으며 역대 대선에서 '최대 득표'를 경신했으며, 득표율도 역대 민주당계 출신 대통령 중 가장 높다. 경쟁 상대였던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41.15%를 받았다.
민주진보진영에선 "압도적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호소해왔다. 내란세력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을 완전히 고립시켜야 정치구도도 건강하게 재편될 수 있고, 사회개혁 추진 동력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보수세력의 막판 결집은 무시 못할 정도였다. 투표율이 지난 대선에 비해 높게 나온 것은 국민들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컸다는 것과 동시에 보수정당 지지자들의 총결집했다는 것을 반증했다. 갈팡질팡하던 중도층도 투표장으로 나선 선거였다.
그 결과, 기대와 달리 이재명 후보의 과반 득표는 무산됐다. 특히 보수 정서가 강한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지역에는 여전히 보수정당의 뿌리가 깊게 박혀 있다는 것이 재차 확인됐다. 국민의힘의 지역 기반이 건재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과반에 가까운 득표로 당선된 의미는 남다르다. 대다수 국민들이 내란세력으로 전락한 보수정당에 대해 심판을 내린 거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막판에 보수진영이 온갖 네거티브 공세로 총력전을 펼치며 집요하게 추격하는 듯했지만, 대세 여론을 꺾진 못했다. '윤석열 탄핵'에 찬성한 정당의 후보들(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이 얻은 득표율까지 합치면 58.74%에 달한다. '윤석열 탄핵'에 반대한 국민의힘의 김문수 후보가 얻은 41.15%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이 후보가 보수 성향이 짙은 지역에서 약진한 점도 눈에 띈다. 특히 부산에서 40.14%를 얻으며 부산에 연고가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29%)과 문재인 전 대통령(39%)도 넘지 못한 40%의 선을 넘었다. 3년 전에 패했던 충청권에서는 이번에 이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중도층이 움직이고 내란 사태로 보수진영에서 균열이 생긴 결과다.

민주진보진영이 보수진영과 달리 이재명 후보로 사실상 단일화를 이룬 건 정권교체의 발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원내 야4당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진보당 김재연 후보는 후보등록 직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하고, 당원들과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이재명 후보 선거유세를 벌였다. 이 후보는 '윤석열 파면'을 위해 함께 광장에서 싸웠던 시민사회단체들과도 연합했다. 모두 내란의 완전한 종식과 압도적 정권교체, 그리고 대선 이후 사회대개혁이 명분이었다. 민주정의당 권영국 후보가 진보 대선후보로 완주를 하긴 했지만 원외 후보인 점 등 여러 한계에 부딪혀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전폭적인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당선된 이재명 후보는 그 어느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지니게 됐다.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없이 당선되자마자 곧바로 대통령에 취임한다. 눈앞에 해결해야 할 국정과제가 산적해있다. 이재명 후보는 대선 전날 정치적 고향인 성남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에 만약 당선된다면 취임 후 무엇을 첫번째 업무로 지시하겠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민생 문제"라며 "경제 상황 점검을 가장 먼저 지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는 당선되면 1호 지시로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외적으론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도 대비해야 한다. 그외 사법개혁을 비롯한 여러 사회개혁 과제도 첩첩이 쌓여 있다. 지난해 총선 압승에 이어 대선에서도 승리를 거두면서 입법과 행정 모두 주도권을 잡은 만큼 이재명 정부의 개혁 추진에 상당한 동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권력독점'에 따른 우려가 나오는 것도 현실이다. TK와 PK를 기반으로 한 보수 세력의 격렬한 저항도 예상된다. 극단으로 양분된 사회를 하나로 묶어내는 것도 이 후보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이 후보가 선거기간 내내 방탄조끼를 입고다닌 것은 극단화된 현실을 반영한다. 향후 이재명 후보의 통합 행보가 다당제 정치의 길을 본격적으로 여는 선거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후보는 국회 앞에서 가진 당선 수락 연설에서 "대통령의 책임은 국민을 통합시키는 것"이라며 "큰 통치자가 아니라 국민을 크게 통합시키는 대통령의 그 책임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희망을 가지고 지금부터는 새로운 출발을 하자"며 "잠시 다투었을지라도,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그분들도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입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다른 색깔의 옷을 잠시 입었을지라도 이제 우리는 모두 위대한 대한민국의 위대한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함께 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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