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현 노동자 빈소 찾은 우원식 "7년 전에 해결했어야 하는데... 죄송하고 죄송"

 25.06.08 15:56최종 업데이트 25.06.08 18:14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오후 12시경 태안보건의료원 상례원에서 고 김충현 노동자의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 신문웅

"'죽지 않게 하는 것이 민생'이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7년 전 김용균씨 사망 사고 때 제대로 끝났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정말 죄송하고 죄송하다."

8일 오후 12시경 태안화력 발전 비정규직 고 김충현 노동자의 빈소를 찾은 우원식 국회의장은 유족들과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 앞에서 머리 숙여 사과하면서 "이번 사고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 분들께 정말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라는 조의를 표했다.

고 김충현 노동자의 영정 양쪽으로는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의 조화가 자리 잡았다. 고인을 조문한 이후, 우원식 의장은 유족들의 손을 잡으며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를 당하신 고인을 애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 빨리 원만하게 해결 방안이 마련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일하자 죽지않는 사회를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고 김충현 노동자의 빈소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 ⓒ 신문웅

이어 우 의장은 빈소에서 기다리고 있던 고인의 동료이자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50여 명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또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마음가짐을 갖고 이곳에 내려왔다"며 "국회의 소임은 무엇보다 법과 제도를 통해서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일이다. 국가의 가장 소중한 임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인데, 이번에도 역시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 의장은 "특히 국회가 법과 제도로서 그 역할을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고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스럽다는 말씀드린다"며 "7년 전(2018년)에도 이곳에서 똑같은 일이 있었다. 저는 그때 국회의원으로서 또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이 일을 어떻게든 끝장을 내야 된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된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임했었고, 그래서 사회적 합의도 이루고 그것에 따라서 특별조사위원회도 구성했다"고 회고했다.

고 김충현 노동자의 빈소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읜 조화가 나란히 놓여 있다. ⓒ 신문웅

그러면서 그는 "많은 약속이 있었고 또 거기에 부족한 점도 있었던 것 같다.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정말 반성적으로 성찰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곳에 내려오면서 참으로 착잡했다. 7년 전 그때 끝냈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한 점들에 대해서 참으로 안타깝다. 김충현씨의 사망 사고를 접하면서 남다르게 여러 가지가 느껴진다. 국회가 해야 할 도리를 다 하겠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우 의장은 "이번에 여러분들과 함께 문제점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그 조사 결과에 따라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여러분들과 충분히, 또 유가족과 상의해 가면서 대책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오늘 다시 이렇게 고인 앞에 다시 모이게 된 게 참으로 유감스럽고 다시는 이런 유감스러운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태성 집행위원장이 '죽지 않게 하는 것이 민생이다'라고 우원식 국회의장에서 호소하고 있다. ⓒ 신문웅

엄길용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노동자 대표 발언을 통해 "그동안 발전사에서 여러 사고가 있었고 많은 사람이 죽었다. 그런데 (사망자가) 100% 비정규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었고 아마 의장님께서는 누구보다도 이런 문제에 대해서 관심과 경험이 가장 많은 거로 알고 있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이어 "7년 전 김용균 특조위의 약속이 결과적으로는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 약속이 지켜졌으면 지금 같은 이런 사고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엄 위원장은 "유족, 대책위가 포함된 당정 협의 기구 구성과 정부 차원의 대화 창구 책임자 선정을 반드시 최대한 빨리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건의를 경청하는 우원식 국회의장 ⓒ 신문웅

고인의 동료인 김영훈 한전KPS비정규직노조위원장은 "고인은 기능장에 오를 정도로 누구보다 성실한 전문가였다. 안타까운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총체적으로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유족과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제대로 된 진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모든 관계 회사들, 서부 발전부터 한전 KPS, 한국 파워 ONM까지 포함하는 사과와 유족에 대한 대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인과 함께 일했던 한 노동자는 "지금 '위험의 외주화'라고 하고 있는데 이제 위험의 외주화를 넘어서 안전 책임에 대한 것도 외주화가 되고 있다"며 "일반 노동자에게 안전에 대한 책임까지 물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내가 관리 책임자인 서류를 원청에서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노동자는 "꼭 원청 담당자가 사고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사망사고 7일 됐는데 아직도?”... 우원식 국회의장이 질타한 이유 고 김충현 대책위

고 김충현 노동자의 사고 현장에 마련된 빈소에 조의를 표하는 우원식 국회의장. ⓒ 신문웅

특히 김용균 특조위원으로 우원식 의장과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산파 역할했던 이태성 발전비정규직 연대 집행위원장은 우 의장에게 "의장님, 18년에 의장님이 저를 국회로 부르셨다. 그때 '정규직은 안 해도 좋으니까 노동자가 현장에서 제발 죽지만 않게 해 달라'고 말씀드렸다"라고 회상했다. 이 위원장은 "그때 의장님도 그 말에 화답하셨다. 하지만 김용균의 죽음을 저희도, 의장님도 막지 못했다"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 집행위원장은 "그리고 또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을 맞이한다.엄청나게 많은 동료들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고 수많은 노동자들이 아파하고 있다. 그때 의장님이 말씀하셨던 것 중에 하나가 '능력도 되지도 않는 퇴직자들이 회사 만드는 구조도 끝나야 된다'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게 바로 김용균 노동자 특별안전조사위원회에서 권고안으로 내려온 것인데, 그런 것들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의장님이 당정청 발표에서, 백브리핑에서 말씀하셨던 내용들이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 문제가 위험을 넘어서 죽음을 만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태성 위원장은 "이제 국회와 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더이상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도 민생을 가장 우선해서 얘기하는데, 노동 현장에서 죽는 문제가 진짜 민생 문제다. 죽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 진짜 민생이라고 생각한다. 그 길에 의장님이 꼭 함께, 책임 있게 해 주셨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사고 현장에서 어의 없는 사고에 관계자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 신문웅

우원식 의장은 마지막 발언을 통해 "'죽지 않게 하는 게 민생'이다 라고 하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지난 3년 동안 저도 국회의장으로 있으면서 매우 어려운 시기를 거쳤다"라며 "중대재해 처벌법을 만들 때, 김용균의 죽음 이후 많은 산재 사고를 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하다가 죽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누군가 책임을 분명하게 해야 된다, 이런 생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후퇴할까 봐 노심초사하면서 지냈던 시간들이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우 의장은 "이제 새로운 출발이 시작됐다. 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그저 형용사에 그쳐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사회의 구조를 바꿔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 점에 대해 국회의장도 가슴 깊이 생각하고 있고, 또 새롭게 출발하는 이 정부도 그런 생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하고 있는 만큼, 차근차근 대책을 세워서 여러분들이 이야기하시는 민생을 제대로 챙기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조문과 간담회를 마친 우원식 국회의장은 바로 사고 현장인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태안화력발전소로 이동하여 한전KPS 태안사업처장의 브리핑을 받고 대전지방고용노동청장의 관련 보고를 들었다. 또, 고용노동부의 안일한 자세와 사고 회사의 무성의한 태도를 강하게 질타하며 신속한 대책과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또, 국회 차원의 강력한 대책도 지시했다.

#우원식국회의장#이재명대통령#고김충현노동자#발전비정규직#위험의외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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