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중요한 기회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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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
1시간 ·
- 윤석열 탄핵의 뜻과 그 실천의 결과에 대해
- 매일 못된 짓을 하고 있는 자가 대통령으로 군림하고 있는데 국민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이자와 그 일당을 쫓아내려하지 않는다면, 게다가 “그럴 수 있는 권한과 의무, 방법을 가지고 있는데도” 꼼짝 않고 있다면, 그 자들 역시도 결국 공범이 될 뿐이다.
1. 끊임없이 국민들을 괴롭히고 권력을 자신들의 욕망에 써먹는 일에만 골몰하는 자들을 그대로 두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그런 자들을 척결하는 일이 쉬운가 어려운가의 문제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옳다고 여기면 그에 따르는 것이 제대로 된 사회다. 무고한 희생과 피해를 막는 일을 어떻게든 해내야겠다는 의지가 그 사회를 구한다. 거기에서 진정한 힘이 솟는다.
2. 불의에 눈감고 그로써 고통받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어도 그대로 견디다 보면 어떤 시기에 결국 폭발점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그건 그 결정적 시점이 오기까지 남들의 희생이 더 늘어나기를 기다리는 것과 다를 바가 없게 된다. 이는 도덕적으로 매우 심각한 타락이다.
4. 이런 태도를 가지고 “그때”가 와서 격변이 일면, 봐라, 그렇게 굳이 나서지 않아도 힘을 쓰지 않아도 이런 결과가 오지 않느냐, 고 훈계하고 마치 이때를 자기가 미리 점지해둔 것처럼 굴면서 그제야 앞에 나서는 이들이 있다. 교활하고 기회주의적인 자들이다. 적지 않은 정치인들이 그렇다. 손에 흙은 안 묻히고 승리의 영광은 제것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지금 민주당이 하는 걸 보면 그런 의구심을 버리기 어렵다.
3. 탄핵을 주장하면 중도가 함께 하기 어렵게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언제면 그게 적시(適時)일까? 더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쳐나가고 희생되고 피해복구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가 돼서 너도 나도 다 뛰쳐나오면 그때 중도도 이제 나섰다고 할 참인가? 중도란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의 진상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이다. 언론은 이 나라 국민들을 거기에 가둔다. 그래야 정의로운 변화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4. 정치권과 기성언론이 말하는 이른바 중도란 “정치적 무지”와 “윤리적 정의감”이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이들이 아니다. 중도가 깨어나고 움직이도록 할 생각이 없는 자들이 중도를 핑계댄다. 그리고 이런 중도가 더 늘어나기를 바란다. 그래야 불의가 오래 군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무지와 윤리적 정의감이 부재한 인간과 집단은 역사를 새롭게 만들 능력이 없다. 이런 태도는 일깨움과 질타의 대상이다.
5.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외쳐야 한다. 그 목소리가 아직 소수일지라도 외칠 것은 외쳐 그 사회를 바꾸어 내야 한다. 미국의 노예해방, 인종차별, 민권운동이 그런 역사를 거쳐왔다. 니그로라고 천대받아온 흑인들의 삶이 그나마 지금에 이른 것은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기 시작한 이들의 용기 덕분이다. 식민지 해방투쟁도 다르지 않았다. 나서봐야 이길 수 없다는 패배주의를 깨뜨려버린 이들이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다. 탄핵의 명제 앞에서 머뭇거리는 정치권은 바로 이 패배주의에 지배된 자들이다.
6. 모두가 땀흘려 노동하고 낸 세금을 제 주머닛 돈으로 알고 마구 흥청망청쓰고 어디다 썼는지는 싹 입닫고, 국정을 돌볼 능력은 없으니 밖으로 돌아치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쓰고 다니는 자와 그 일당들이 대통령이요, 정부요, 여당이요 하면서 군림하고 있는데 “이런 자들을 쫒아낼 권한과 의무, 방법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럴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면 그 자 또한 공범이 될 뿐이다. 민주당은 어떤 자리에 지금 있는가?
7. 윤석열을 탄핵하지 못하면 이 사회는 날로 더욱 타락한 사회가 되어갈 것이다. 불법을 저질러도 권력이 있기만 하면 안전해지는 사회는 멸망하는 사회다. 포악한 자가 군림하는 사회에서 어떤 정의와 희망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런 자들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굳어지면, 이런 자들의 지배를 현실로 알고 그대로 살아가야지 별 수 없다는 생각을 상식으로 받아들이면, 그런 사회의 운명은 어찌 되겠는가?
8. 그 수많은 시민단체, 진보진영, 노동운동. 환경운동, 여성운동 등은 지금 이런 현실에서 어떤 각오와 결심을 하고 있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국가적 결정권을 한 손에 쥐고 있는 자의 폭정을 청산하지 못하면, 각자가 노력하고 있는 영역의 미래가 없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텐데 말이다. 지식인들의 침묵은 그야말로 가공할 정도다. 죽은 자들이다.
9. 제 땅에 금덩어리를 쏟아붓겠다고 고속도로 국책사업을 제멋대로 비틀고, 억울한 인명피해의 원인을 수사하려는 군수사관을 항명수괴라고 잡아들이고 제 나라 땅 눈뜨고 버젓이 빼앗길 참인데 그 도둑놈과 한 패가 되고 마을 사람들 모두 함께 먹고 살아가는 우물에 독을 푸는데 그 독이 괜찮다고 독 푼놈과 한패로 작당질을 하고 우리를 침략해 노예로 만들고 죽이고 내쫓은 자들이 다시 우리 상전 노릇하겠다는데 그 편에 붙어 머리를 조아리며 조선놈들은 더 족쳐야 합니다, 라고 일본도를 지 옆구리에 차고 알랑거리고 위안부, 강제징용 대법원의 판결은 똥걸레로 알고 있는지 싹 다 없는 걸로 해버리고 밤낮으로 망상에 빠져 전쟁을 일으켜 비상체제요, 총동원이요 하면서 영구집권을 해보겠다는 자를 이대로 둔다면 이 나라는 망국(亡國) 직전일 수 밖에 없다. 그러고도 나라가 결딴이 나지 않는다면 그게 도리어 이상한 일이다.
10. 참으로 다행이다. 우리에게는 촛불국민들이 있다. 그 어떤 정세가 펼쳐져도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열이 되고 열이 백이 되고 백이 천과 만이 되고 만이 십만과 이십만 그리고 백만이 되고 온 국민이 될 것이다. 주권자 국민이 반드시 이긴다.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남아도 너끈하다. 향기로운 흙가슴만 남으면 된다. 껍데기는 가라. 알곡이 풍성한 새날이 올 것이다. 반드시!
이 글은 '촛불행동'에 상임공동대표 김민웅 교수의 글입니다. 훼이스 북에 올라온 것을 널리 알리고 싶어서 옮겨 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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