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의 변신 능력, 키 4분의 1로 줄여 틈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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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질바퀴 실험, 키 4분의 1틈에서 다리 접고 정강이 가시로 밀며 기어
몸무게 900배 눌려도 끄떡없어…붕괴현장 투입 ‘바퀴 로봇’ 개발 착수
» 바퀴는 몸을 변형시켜 아주 좁은 틈에도 끼어들어갈 수 있으면 그 속에서 재빨리 이동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바퀴를 수색과 구조용 로봇 개발에 응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사진=Tom Libby, Kaushik Jayaram and Pauline Jennings, PolyPEDAL Lab, UC Berkeley.
로버트 풀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통합 생물학과 교수는 1991년 놀라운 연구결과를 발표해 세계의 눈길을 끌었다. 이질바퀴(미국바퀴)가 전력 질주하면 너무 빨리 달리는 바람에 공기의 힘으로 앞발이 들려 뒷발 둘로 마치 단거리 육상선수처럼 달린다는 것이었다.
기네스북에 가장 빠른 곤충으로 오른 이 바퀴는 1초에 몸길이의 50배 거리를 달렸다. 사람으로 치면 시속 330㎞의 속도를 낸 셈이다. 풀 교수의 연구실(Poly-PRDAL lab)은 바퀴뿐 아니라 게, 도마뱀부치 등 다양한 동물의 이동 행동을 조사해 로봇 개발에 이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번에 이 연구실에서 바퀴의 놀라운 능력을 새로 발견했다.
» 동물의 이동 행동을 연구하는 풀 교수 연구실의 누리집.
풀 교수와 카우쉬크 자야람 박사는 최근 미 국립 학술원 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서 이질바퀴가 좁은 틈새 앞에서 순식간에 ‘변신’해 자기 키의 4분의 1에 지나지 않는 틈에 스며들어간 뒤, 그 속에서 상당한 속도로 기어간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로 구석에 쫓긴 바퀴가 가구나 집기에 난 좁은 틈으로 귀신 같이 사라지던 비밀이 드러났을 뿐 아니라 바퀴의 이런 행동을 이용한 붕괴사고 현장의 수색과 구조용 로봇이 개발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질바퀴는 아프리카 원산이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에 퍼진 대표적 해충으로 집에 사는 바퀴 가운데 가장 크면서 동작이 잽싸다.
» 풀 교수팀의 실험으로 드러난 아질바퀴의 변신. a와 b는 바퀴의 키와 들어갈 수 있는 최소 틈 c는 틈속에서 몸이 압축되는 비율을 나타낸다. 가운데 사진은 바퀴가 1초도 되지 않는 시간에 어떻게 틈속으로 몸을 변형시켜 미끌어져 들어가는지 보여주는 고속촬영 사진이고 e는 그림으로 보여준 것이다. 사진=K. Jayaram et. al. PNAS
연구자들은 두 개의 판 사이에 바퀴를 놓고 틈을 좁혀 가면서 달리게 하는 실험을 거듭했다. 이질바퀴의 키는 보통 때 12㎜인데 갑자기 쫓겨 높이가 3㎜인 틈새를 만나게 했다. 3㎜는 이질바퀴가 들어갈 수 있는 최소 높이인데, 100원짜리 동전 2개를 쌓은 것보다 약간 작은 틈이다.
고속촬영한 영상을 보면, 바퀴는 다리를 완전히 눕히고 몸을 평상시의 절반 정도로 납작하게 찌부러뜨렸다. 틈새 들머리에서 완전히 변신하기까지 1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좁은 틈에 짓눌린 상태에서 얼마나 속도를 내는지 보았더니, 초속 60㎝의 속도로 기었다. 사람으로 치면 시속 112㎞에 해당한다. 게다가 틈의 높이가 6㎜로 줄어들 때까지 속도가 줄지 않았다.
틈 속에서 바퀴는 다리를 제대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정강이에 나 있는 뾰족한 가시로 바닥을 밀며 전진했는데, 상당한 힘을 냈다. 사람으로 친다면, 포복을 한 상태에서 달리는 셈이다.
연구자들은 틈의 위아래 판 재질을 바꾸어 가며 실험을 해 보았는데, 밑판에는 적당한 마찰이 있고 위에는 매끄러운 곳에서 바퀴가 잘 이동했다. 놀랍게도 바퀴 몸무게의 900배 무게로 눌러도 틈에서 버텼는데 아무런 장기의 손상이나 속도의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으로 친다면 50t이 넘는 무게로 눌러도 끄떡없는 셈이다.
» 이질바퀴를 모델로 만든 바퀴 로봇 크램의 원형 모델. 쥐며느리처럼 생겼다. 사진= Tom Libby, Kaushik Jayaram and Pauline Jennings, PolyPEDAL Lab, UC Berkeley)
바퀴의 이런 능력은 소형 로봇 개발에 좋은 모델이다. 풀 교수는 “지진이 났을 때 구조대는 무엇보다 잔해물이 안전한지 알아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로봇은 그런 붕괴현장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는 사실”이라며 “붕괴현장에 갈라진 틈과 구멍, 통로가 많이 있다면 바퀴를 흉내 낸 로봇을 한 무리 투입해 생존자가 어디 있는지, 구조대가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어디인지 쉽게 알아낼 수 있다.”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실제로 이 대학 연구실은 바퀴의 능력을 본뜬 ’크램’(CRAM)이란 로봇 모델을 만들었다. 높이가 7.5㎝에 쥐며느리 모양으로 생긴 이 로봇은 좁은 틈을 만나면 키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태풍이나 지진, 붕괴사고가 일어난 현장에 바퀴 로봇이 가장 먼저 투입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 바퀴의 틈새 이동 실험과 로봇 개발 유튜브 동영상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Kaushik Jayarama and Robert J. Fulla, Cockroaches traverse crevices, crawl rapidly in confined spaces, and inspire a soft, legged robot, PNAS, www.pnas.org/cgi/doi/10.1073/pnas.1514591113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몸무게 900배 눌려도 끄떡없어…붕괴현장 투입 ‘바퀴 로봇’ 개발 착수
» 바퀴는 몸을 변형시켜 아주 좁은 틈에도 끼어들어갈 수 있으면 그 속에서 재빨리 이동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바퀴를 수색과 구조용 로봇 개발에 응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사진=Tom Libby, Kaushik Jayaram and Pauline Jennings, PolyPEDAL Lab, UC Berkeley.
로버트 풀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통합 생물학과 교수는 1991년 놀라운 연구결과를 발표해 세계의 눈길을 끌었다. 이질바퀴(미국바퀴)가 전력 질주하면 너무 빨리 달리는 바람에 공기의 힘으로 앞발이 들려 뒷발 둘로 마치 단거리 육상선수처럼 달린다는 것이었다.
기네스북에 가장 빠른 곤충으로 오른 이 바퀴는 1초에 몸길이의 50배 거리를 달렸다. 사람으로 치면 시속 330㎞의 속도를 낸 셈이다. 풀 교수의 연구실(Poly-PRDAL lab)은 바퀴뿐 아니라 게, 도마뱀부치 등 다양한 동물의 이동 행동을 조사해 로봇 개발에 이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번에 이 연구실에서 바퀴의 놀라운 능력을 새로 발견했다.
» 동물의 이동 행동을 연구하는 풀 교수 연구실의 누리집.
풀 교수와 카우쉬크 자야람 박사는 최근 미 국립 학술원 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서 이질바퀴가 좁은 틈새 앞에서 순식간에 ‘변신’해 자기 키의 4분의 1에 지나지 않는 틈에 스며들어간 뒤, 그 속에서 상당한 속도로 기어간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로 구석에 쫓긴 바퀴가 가구나 집기에 난 좁은 틈으로 귀신 같이 사라지던 비밀이 드러났을 뿐 아니라 바퀴의 이런 행동을 이용한 붕괴사고 현장의 수색과 구조용 로봇이 개발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질바퀴는 아프리카 원산이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에 퍼진 대표적 해충으로 집에 사는 바퀴 가운데 가장 크면서 동작이 잽싸다.
» 풀 교수팀의 실험으로 드러난 아질바퀴의 변신. a와 b는 바퀴의 키와 들어갈 수 있는 최소 틈 c는 틈속에서 몸이 압축되는 비율을 나타낸다. 가운데 사진은 바퀴가 1초도 되지 않는 시간에 어떻게 틈속으로 몸을 변형시켜 미끌어져 들어가는지 보여주는 고속촬영 사진이고 e는 그림으로 보여준 것이다. 사진=K. Jayaram et. al. PNAS
연구자들은 두 개의 판 사이에 바퀴를 놓고 틈을 좁혀 가면서 달리게 하는 실험을 거듭했다. 이질바퀴의 키는 보통 때 12㎜인데 갑자기 쫓겨 높이가 3㎜인 틈새를 만나게 했다. 3㎜는 이질바퀴가 들어갈 수 있는 최소 높이인데, 100원짜리 동전 2개를 쌓은 것보다 약간 작은 틈이다.
고속촬영한 영상을 보면, 바퀴는 다리를 완전히 눕히고 몸을 평상시의 절반 정도로 납작하게 찌부러뜨렸다. 틈새 들머리에서 완전히 변신하기까지 1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좁은 틈에 짓눌린 상태에서 얼마나 속도를 내는지 보았더니, 초속 60㎝의 속도로 기었다. 사람으로 치면 시속 112㎞에 해당한다. 게다가 틈의 높이가 6㎜로 줄어들 때까지 속도가 줄지 않았다.
틈 속에서 바퀴는 다리를 제대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정강이에 나 있는 뾰족한 가시로 바닥을 밀며 전진했는데, 상당한 힘을 냈다. 사람으로 친다면, 포복을 한 상태에서 달리는 셈이다.
연구자들은 틈의 위아래 판 재질을 바꾸어 가며 실험을 해 보았는데, 밑판에는 적당한 마찰이 있고 위에는 매끄러운 곳에서 바퀴가 잘 이동했다. 놀랍게도 바퀴 몸무게의 900배 무게로 눌러도 틈에서 버텼는데 아무런 장기의 손상이나 속도의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으로 친다면 50t이 넘는 무게로 눌러도 끄떡없는 셈이다.
» 이질바퀴를 모델로 만든 바퀴 로봇 크램의 원형 모델. 쥐며느리처럼 생겼다. 사진= Tom Libby, Kaushik Jayaram and Pauline Jennings, PolyPEDAL Lab, UC Berkeley)
바퀴의 이런 능력은 소형 로봇 개발에 좋은 모델이다. 풀 교수는 “지진이 났을 때 구조대는 무엇보다 잔해물이 안전한지 알아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로봇은 그런 붕괴현장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는 사실”이라며 “붕괴현장에 갈라진 틈과 구멍, 통로가 많이 있다면 바퀴를 흉내 낸 로봇을 한 무리 투입해 생존자가 어디 있는지, 구조대가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어디인지 쉽게 알아낼 수 있다.”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실제로 이 대학 연구실은 바퀴의 능력을 본뜬 ’크램’(CRAM)이란 로봇 모델을 만들었다. 높이가 7.5㎝에 쥐며느리 모양으로 생긴 이 로봇은 좁은 틈을 만나면 키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태풍이나 지진, 붕괴사고가 일어난 현장에 바퀴 로봇이 가장 먼저 투입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 바퀴의 틈새 이동 실험과 로봇 개발 유튜브 동영상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Kaushik Jayarama and Robert J. Fulla, Cockroaches traverse crevices, crawl rapidly in confined spaces, and inspire a soft, legged robot, PNAS, www.pnas.org/cgi/doi/10.1073/pnas.1514591113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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