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핵문제 빌미로 중국 권익 침해 견결히 반대"


'한반도 정책 3개 마지노선'에 '중국의 안전이익 수호' 넣어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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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14  12: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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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2일(현지시간), "어떤 나라든 한반도 핵문제를 빌미로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하려는 데 대해 견결히 반대한다(堅決反對)"라고 밝혔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한국 배치를 추진 중인 한.미를 겨냥한 것이다. '견결히 반대한다'는 표현은 지난달 6일 북한 핵실험 대응 성명에도 사용됐다. 한.미가 사드 배치를 강행하면, 중국이 대응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이다.
1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독일 뮌헨 방문 중 1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데 대해 '엄중한 우려(嚴重關切)'를 표시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드의 적용범위, 특히 X밴드 레이더의 탐지범위는 한반도 방어 수요를 훌쩍 뛰어넘어 아시아 대륙 깊숙한 곳까지 들어온다"며 "이는 중국의 전략적 안전이익을 직접 침해할 뿐 아니라 역내 다른 국가의 안전이익도 침해한다"라고 지적했다.
왕이 부장은 '항장이 칼춤을 추는 의도는 유방을 죽이는 데 있다(項莊舞劍,意在沛公)', '사마소의 야심은 길 가는 사람도 다 안다(司馬昭之心 路人皆知)'는 고사를 인용해 사드 배치를 추진 중인 미국의 저의가 중국을 겨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왕이 부장은 중국 정부가 최근 새로 정리한 것으로 보이는 '한반도 정책 3개 마지노선(半島政策 三底線)'을 밝혔다.
"첫째, 정세가 어떻든 한반도에 핵이 있어서는 안된다. 그것이 북측이든 남측이든, 스스로 만들든 외부에서 들여오든지 막론하고. 둘째, 무력을 사용한 문제 해결은 안된다. 중국은 한반도에 전쟁이나 동란이 터지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 중국 자신의 정당한 국가 안전 이익은 반드시 효과적으로 지키고 보장해야 한다."
그는 "우리는 계속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흔들림없이 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추진할 것"이나 "솔직히, 한반도 핵문제의 초점은 미조(북) 쌍방에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미조 쌍방이 협상장에 앉아 서로의 합리적 우려를 해결하고 모두가 바라는 목표를 끝내 실현하도록 촉진할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 비핵화 목표, △한반도 평화 안정 수호, △대화.협상 통한 해결이라는 기존 '한반도 정책 3원칙'과 비교하면, 우선 북한 핵뿐 아니라 한국의 핵무장 및 전술핵 재배치까지 반대하고 있다. 또 '한반도 평화 안정 수호'를 빼고 '중국 자신의 안전 이익 수호'를 넣었다. '대화.협상 통한 해결' 책임도 사실상 북.미에 떠넘겼다. 미국과의 세력 경쟁 과정에서 중국의 이익을 한반도 평화 안정보다 우선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한반도가 또하나의 남중국해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이에 앞서, 왕이 부장은 지난 11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 이어 12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을 만나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같은 왕이 부장의 발언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수정,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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