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감 선택한 부산, 김석준 승리... '극우 심판'

 진보교육감 선택한 부산, 김석준 승리... '극우 심판'

[4.2재보선] 낮은 투표율 '보수 유리' 공식도 깨져, 두 자릿수 격차... "부산 시민의 위대한 승리" 소감

     4.2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김석준 후보. 2일 밤 당선 윤곽이 나오자 김 후보가 꽃다발을 들고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있다.
    4.2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김석준 후보. 2일 밤 당선 윤곽이 나오자 김 후보가 꽃다발을 들고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있다. ⓒ 김보성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진행된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부산 유권자의 선택은 "극단적 세력들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라고 외친 김석준 후보였다. 이번 4·2 재보선에서 부산은 유일하게 광역 차원의 선거를 치렀는데, 지역 민심은 윤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옹호한 이들이 교육에 개입하는 걸 허용하지 않았다. 이른바 '심판'이 이루어진 셈이다.

    투표함 개표 내내 선두 "민주주의와 부산교육 지켰다"

    2일 오후 8시 투표 마감 이후 개표가 이어지면서 부산교육감 재선거 당선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중도·진보를 내건 김석준 후보는 개표 내내 줄곧 선두를 지키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중도·보수를 외치는 정승윤 후보와 최윤홍 후보의 추격에도 그 순위는 끝까지 뒤집히지 않았다.

    갈수록 선거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울면서 희비가 교차했다. 상대 후보 캠프에선 탄식이 터져 나왔고, 김 후보 캠프는 박수로 들썩였다. 지지자들은 "김석준"을 연호하며 승리를 반겼다. 3일 새벽 1시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집계(개표율 99.98%)에서 김 후보는 51.13%의 득표율로 정 후보(40.19%)를 10.94%포인트(p) 차이로 따돌렸다. 최 후보는 8.66%를 얻는 데 그쳤다.

    두 보수 후보를 꺾고 당선이 확실시되자 김 후보는 지지자들 앞으로 나와 준비한 당선 소감을 발표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부산교육을 지키기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해주신 부산 시민의 위대한 승리"라며 먼저 감사를 표시했다. 이어 "지지 여부를 가리지 않고 두루 소통하면서 위기에 빠진 부산교육을 하루빨리 정상화하겠다"라며 불출마로 자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에게는 감사를, 경쟁자였던 이들을 상대로는 위로를 전했다.

     4.2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김석준 후보. 2일 밤 당선 윤곽이 나오자 김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있다.
    4.2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김석준 후보. 2일 밤 당선 윤곽이 나오자 김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있다. ⓒ 김보성

    치열한 선거 분위기 속에서도 두 자릿수 격차 결과가 나온 탓에 지지자들은 환호를 보냈다. 선거 방송을 지켜본 김아무개씨는 "사실상 민주·진보 단일화가 이뤄졌음에도 보수가 총집결하면서 상당히 어려웠던 선거였다. 하지만 투표함을 열어보니 유권자들이 극우세력에게 철퇴를 내렸다"라고 안도감을 나타냈다.

    침통한 정승윤, 최윤홍... 보수 두 후보 합쳐도 진보에 뒤져

    반면 정 후보와 최 후보 쪽은 완전히 침통한 표정이었다. 무엇보다 친윤석열(친윤)계로 손현보 목사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등 '탄핵 반대' 세력인 세이브코리아의 지원까지 받았던 정 후보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두 후보 사이에서 틈새를 노리며 보수이자 교육전문가란 점을 앞세웠던 최 후보도 10% 득표율을 밑돌자 결국 고개를 숙였다.

    하윤수 전 교육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확정으로 진행된 이번 재선거는 양자대결이었던 지난 지방선거와 달리 3파전으로 가면서 승패가 확연히 갈렸다. 보수 후보들은 2차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여론조사 왜곡 논란을 해소하지 못한 채 각자도생을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 후보가 보수 결집을 기대하며 윤 대통령 강성 지지층을 모으는 데 공을 들였지만, 일부는 최 후보로 이탈했다.

    낮은 투표율이 조직력 있는 보수에 유리하다는 인식도 깨졌다. 부산교육감 재선거 사전투표율은 5.78%로 2014년 제도 도입 이후 광역 단위 중에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집계된 본투표율도 22.8%로 지난해 서울시교육감(26.5%) 보궐선거와 비교하면 저조한 편이다. 간신히 20% 초반대를 기록한 가운데, 투표 참여 유권자들은 보수 후보보다 진보 후보에게 더 힘을 실었다. 특히 고령화 지역인 원도심인 중·동구 등에서 김 후보가 이긴 점도 눈길을 끈다.

    다시 부산교육의 수장이 된 김 후보는 당선증을 받자마자 바로 공식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재선교육감을 지내 '준비된 교육감'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내년이 되면 또 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처지다. 불명예 퇴진한 전 교육감이 남긴 임기는 2026년 6월 30일까지로 약 1년 2개월에 불과하다. 이 기간 공약 교육복지·미래교육·민주시민교육 등 부산교육 정상화를 이뤄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4.2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김석준 후보가 언론과 질의응답을 나누고 있다.
    4.2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김석준 후보가 언론과 질의응답을 나누고 있다. ⓒ 김보성

    #김석준#승리#정승윤#최윤홍#부산교육감
  • 김보성(kimbs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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