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氣勝)’을 부리다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446] ‘기승(氣勝)’을 부리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는데 봄 같지가 않다)’이라는 글이 있다. 당나라의 시인 동방규가 쓴 ‘소군원(昭君怨)’이라는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날씨가 더웠다 추웠다 제멋대로이니 이런 말이 생긴 것이다. 손주들이 병원에 다녀오더니 한 녀석은 코로나19에 걸렸다 하고, 한 녀석은 콧물이 줄줄 흐른다.
손주가 생기니 이제는 날씨도 걱정이 된다. 감기가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원래 기승(氣勝)이라는 단어는 ‘성미나 기세 따위가 굳세어 누그러지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는 아내가 한 달 동안 누워서 지냈다. 후각도 잃고 미각도 잃어서 고생을 했는데, 아직도 오래 걷지를 못한다.
‘기승을 부린다’는 말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린 며칠 전 여름 스케치를 핑계 삼아 지리산 계곡에 다녀 왔습니다”와 같이 쓴다. 그 외에도 ‘투기가 기승을 부리다’ ‘범죄가 기승을 부리다’와 같이 다양한 표현에 사용하는 말이다.
올해엔 더위나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등이 기승을 부리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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