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국힘 경선, 조선일보 “이재명 독주 일등공신 尹·국힘”

 [아침신문 솎아보기] ‘키높이 구두’ ‘눈썹 문신’만 남는 국힘 경선

중앙 “탄핵 구렁텅이 빠져 아웅다웅하는 모습, 한심”

반성 없는 피고인 尹 “지귀연 재판부, 윤석열 재구속 하라”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5.04.22 07:32

  • 수정 2025.04.22 07:37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갈무리

6·3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경선이 점입가경이다. 홍준표 후보가 토론회에서 한동훈 후보의 키높이 구두를 문제로 삼는 등 인신공격에 나서자 다음날 한 후보 측이 SNS에서 홍 후보의 눈썹 문신을 거론하는 등 소모적 감정싸움이 커지고 있다. 비상계엄을 “2시간의 헤프닝”이라고 하는 등 내란 옹호 발언도 이어졌다. 조선·중앙·동아 등 보수언론 모두 국민의힘에 대해 “수준 이하” “한심하다” “제 길을 못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 재판에서 “칼 썼다고 살인이냐”고 주장하며 국민의힘을 중도층과 멀어지게 하고 있다.

수준 이하 국힘 경선에 동아 “중도층과 아스팔트 우파 사이 길 못 찾아”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국민의힘 경선 후보자 비전대회와 후보들 간의 SNS 언쟁을 두고 수준 이하 경선이라는 언론의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선일보는 사설 <‘키 높이 구두’ ‘생머리냐’ 수준 이하 국힘 경선>에서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선거에선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정당은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유권자에게 사과하거나 변화의 의지를 밝힌다. 대선도 그렇게 하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국힘은 계엄과 대통령 파면으로 생긴 국정 혼란에 대해 사과하고, 어떻게 보수 정당을 재건할 것인지 비전을 제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그러나 지금 국힘 경선은 이런 기대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했다.

▲22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자신들이 무엇을 하겠다는 이야기는 뒤로 밀리고, 민주당 이재명 후보 비판으로 날이 새고 있다. 국힘 후보 전체 지지율을 합쳐도 이재명 후보 1명에게 크게 못 미치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며 “키 높이 구두 같은 어이없는 상황이 계속되면 후보가 누가 되든 국힘은 국민 관심에서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힘 지도부는 이 후보가 독주하는 민주당 경선을 두고 ‘싹쓸이 독주’ ‘일당 독재’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후보 독주의 일등 공신은 다름 아닌 윤 전 대통령과 국힘 자신임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사설 <키높이 구두나 물어보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경위야 어찌 됐든 자당 소속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으면 전 집권당으로서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새출발을 다짐하는 게 상식일 것”이라며 “무엇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은 이미 법적 심판이 끝난 사안인데도 여전히 탄핵의 구렁텅이에 빠져 아웅다웅하는 모습이 한심하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2차 경선에서도 탄핵 때 누가 잘했니 못했니로 싸움이나 벌이면 국민의힘은 정말 가망이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22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놓고도 입장을 모으지 못한 상황에서 보수 빅텐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명분과 포용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국힘, 탄핵 놓고도 사분오열인데 ‘빅텐트’ 추진 제대로 될까>에서 “국민의힘이 외연 확장을 통한 빅텐트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현재의 구도를 흔들지 않고는 40여 일밖에 남지 않은 대선 승리가 난망하기 때문”이라며 “국민의힘으로선 뭔가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겠지만 여러 세력을 한 지붕으로 묶어낼 명분과 포용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다… 계엄과 탄핵에 대한 내부 입장 정리도 못 한 채 티격태격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이어 동아일보는 “국민의힘은 공당으로서 사과와 단절이란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8명의 후보는 중도층 유권자와 아스팔트 우파 사이에서 제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국민의힘에 필요한 건 지난 과오에 대한 사과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희원 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실장은 칼럼 <국민의힘 자해 경선 쇼>에서 “보수 정당은 느닷없이 퇴행한 게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제대로 혁신하지 못한 결과”라고 했다. 김 실장은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합리적 보수층을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집권에 눈멀어 부적격자를 대통령으로 만든 잘못, 대통령에게 직언하지 못하고 체리 따봉에 감읍한 책임, 헌정을 파괴한 대통령을 두둔하며 극우 세력을 키운 죄, 유권자가 준 표만큼의 의석도 못 챙기면서 선거법 개정에 번번이 반대했던 태만, 비전과 정책보다 반감과 공격으로 쉽게 이기려 한 욕심, 이 모든 것을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22일 경향신문 6면

피고인석서도 반성 없는 尹 “재구속이 마땅”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피고인석에 앉았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 없이 “칼을 썼다고 해서 무조건 살인이라고 하지 않듯, 민주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사법기관, 헌법기관을 동시에 무력화하고 대통령이 독재를 해야 내란이라는 관점에서 재판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6면 <재판 시작과 동시에 눈 감은 윤… 꾸벅꾸벅 졸기도> 보도에서 “‘피고인 윤석열’이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처음 공개됐다”며 “윤 전 대통령은 앞선 탄핵 심판과 지난 1차 공판 때와 달리 아무 발언도 하지 않았다. 꾸벅꾸벅 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5면 <尹 “계엄, 요리도 수술도 할수있는 칼… 썼다고 살인이냐” 강변> 보도에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펼쳐온 ‘경고성·호소형 계엄’ 주장을 되풀이하며 무죄를 주장한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은 재판 말미에 ‘전해 들은 사실로 증언하는 증인이 많다’는 점에 불만을 드러내며 재판 진행 방식을 비판했다가 재판부로부터 지적을 당하기도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번 재판에서 나올 증언과 발언들이 대선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원수 동아일보 부국장은 칼럼 <尹 내란 혐의 재판, ‘대선 블랙홀’ 되나>에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으로 기본권을 침해할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 등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주장을 재차 들고 왔다면서 “피고인의 방어 논리 대신 법정을 정치적 목적 달성 등 다른 수단으로 활용하려고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정 부국장은 “지지자 없는 정치인은 존재할 수 없지만 법정에서 지지자를 앞세우는 건 몰락을 재촉하는 길”이라며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투표일 전까지 총 5차례의 공판에 출석한다. 조기 대선의 원인 제공자인 그가 매회 쏟아낸 ‘불신의 말’은, 그를 대선 한복판에 두면서, 동시에 다른 대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22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윤 전 대통령 재구속이 시급하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반성 없는 ‘내란죄 피고인’ 윤석열, 재구속이 마땅하다>에서 “해괴망측한 망발과 궤변이 갈수록 태산”이라며 “법원과 검찰의 비호 속에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윤 전 대통령은 헌재의 파면 결정에도 아랑곳없이 정치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일각에서 추진된 ‘윤석열 신당’ 창당 작업을 지원하고, 보란 듯이 김계리 변호사 등과 식사하면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게 하는 등 조금도 내란죄 피고인답지 않은 모습”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지귀연 재판부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윤 전 대통령의 재구속을 진지하게 검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선 노코멘트’ 한덕수에 “무책임한 처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대선출마 여부에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노코멘트”라며 즉답을 피했으며, 당내에선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경향신문은 1면 <‘대선 나설 명분’ 찾는 한덕수>에서 “공개적으로는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대선 출마에 무게를 두고 준비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취재를 종합하면 한 권한대행 측은 대선 출마론 관련 메시지 내용을 고심 중”이라고 했다.

▲22일 동아일보 4면

동아일보는 4면 <‘한덕수 피로감’… 대선출마 저울질 장기화에 혼선 커져> 보도를 통해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경선을 통과한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 논란이 적지 않을 전망”이라며 “유력 정당에서 공식 선출된 대선 후보와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한 대행, 공정한 대선 관리 소임 다하는 게 정도> 사설에서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관리자임에도 여전히 대선 출마에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건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며 “더욱이 한 대행의 대선 출마는 여러모로 적절치 않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2인자'로서 대통령 파면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22일 세계일보 사설

세계일보는 사설 <대선 출마 저울질하며 권한대행 업무 제대로 하겠나>에서 미국과 통상 협상을 책임지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면서 “대미 협상도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이 모두가 한 대행의 모호한 행보가 부른 소모적 논란일 뿐”이라고 했다. 세계일보는 “대선 출마 결심이 섰다면 나라와 본인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결단해야 한다. 지금도 너무 늦었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노란 리본 떼지 않았다”

266대 교황 프란치스코가 21일 선종했다. 한국일보는 3면 <“인간적 고통 앞, 정치적 종립은 없다” 노란 리본 떼지 않았다> 보도에서 2014년 8월 교황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중이던 ‘유민 아빠’ 김영오씨 앞으로 왔다면서 “경찰 경호원들은 당황하며 김씨 등 유족과 교황 사이를 막아섰지만 교황청 소속 경호원들이 한국 경호 인력을 물러서도록 했다. 김씨 앞에 선 프란치스코 교황의 왼쪽 가슴엔 노란색 리본 배지가 반짝거렸다”고 했다. 또 한국일보는 교황이 위안부 피해자, 쌍용차 해고노동자, 제주 강정마을, 용산참사 피해자 등을 초청해 미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22일 한국일보 3면

조선일보는 2면 <38일간 투병, 휠체어 타고도 교도소 재소자 찾았다> 보도에서 “‘가난한 이들의 성직자’라 불리며 가톨릭 교회의 포용적 측면을 강조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망에 전 세계가 애도하고 있다”며 “하느님의 눈에 모든 생명은 소중합니다. 어머니 뱃속에 있는 아이, 노인이나 병든 사람처럼 많은 나라에서 버려져야 할 사람으로 여겨지는 생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분쟁 때문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죽음을 보고 있습니까. 가장 약하고 소외된 이주민에 대한 경멸이 때때로 너무나 많이 나타납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와 가깝지 않거나 관습이나 삶의 방식, 사상이 다른 이에게도 신뢰와 희망을 품어야 합니다”라는 교황의 부활절 마지막 메시지를 소개했다.

▲22일 동아일보 18면

차기 교황은 추기경들이 모여 투표하는 콘클라베 방식으로 선출된다. 동아일보는 18면 <보름뒤 ‘콘클라베’… 아시아-아프리카계 교황 첫 선출 가능성도> 보도에서 “외신에선 유럽계 혹은 비(非)유럽계, 교리적 차원에서 보수파 혹은 개혁파로 구분해 차기 교황 후보군을 거론하고 있다.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출신지(첫 아메리카 대륙 출신)나 성향(개혁성)이 파격적이었던 만큼 차기 교황도 예상치 못한 인물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유럽 출신뿐 아니라 프린돌린 암봉고 베숭구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 대교구장, 유흥식 교황청 성직부 장관,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교홍청 인류복음화성장관 등 아프리카·아시아계 인사들이 물망에 올랐다고 전했다. 다만 동아일보는 “하지만 한국의 가톨릭 교구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어서 선출 가능성도 다소 떨어진다는 관측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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