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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단식 10일…김용균 어머니·이한빛 아버지가 아직 집에 돌아갈 수 없는 이유

 ‘중대재해법 촉구’ 단식농성단 “25일까지 상임위 논의, 31일 원포인트 본회의 열려야”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20-12-20 17:09:35
수정 2020-12-20 17: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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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시작한 단식농성 10일차를 맞은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고 김용균 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12.20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시작한 단식농성 10일차를 맞은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고 김용균 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12.20ⓒ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연말에는 저희도 집에 가서 쉴 수 있도록 조속히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해 주십시오." - 고 김용균 어머니

"법사위 일정조차 잡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집에 돌아가겠습니까. 법이 통과될 때까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고 이한빛 아버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단식 농성이 어느덧 10일 차를 맞이한 20일,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과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 등이 조속한 입법 논의를 당부하며 한 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단식 농성장을 찾아 이번 임시국회 내 처리를 약속하고 떠났지만 법안 심사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단식이 이어지면서 어느덧 10일째가 됐다.

이번 임시국회는 해를 넘겨 내달 8일까지다. 이들은 조금 더 속도를 내 연내에는 중대재해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중대재해법의 처리가 늦어질수록 일터에서 쓰러지고, 숨지는 노동자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거대 양당이 뭉그적거리는 사이, 이날도 경기도 평택시의 한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서는 작업하던 노동자 5명이 추락해 3명이 숨지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중대재해법 단식농성단'은 이날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척이 없는 중대재해법 논의에 대한 답답함을 쏟아냈다. 동시에 거대 양당을 향해서는 중대재해법의 연내 처리를 위한 의사 일정 합의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20일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10일차를 맞은 고 김용균 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0.12.20
20일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10일차를 맞은 고 김용균 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0.12.20ⓒ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김미숙 이사장은 "나날이 몸에 힘이 빠져 이제는 하루하루 지내는 자체가 힘이 든다"며 "지난번 여야 대표와 국회의장까지 오셔서 중대재해법을 회기 내에 처리하겠다고 약속해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진척이 미진해서 조바심에 침이 마른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밥을 굶어가면서까지 위험에 처해있는 국민들 살려달라고, 국회의원 볼 때마다 힘없는 목청이지만 힘을 모아 소리쳤다"며 "이런 제 마음이 전달되고는 있는 건지 참으로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김 이사장은 '온전한' 중대재해법의 처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는 비판을 받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전부개정안의 경우처럼 국회 심사 과정에서 핵심 내용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는 "자식을 잃고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 법이 온전히 제정되기를 바란다"며 "돌아가신 분들 한분 한분 가슴 찢어지는 사연과 사고들이 이 법안에 들어있다. 그래서 어떤 것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법만큼은 산안법처럼 엉망으로 만들면 절대로 안 된다"며 "법 조항들이 온전히 살아남아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시작한 단식농성 10일차를 맞은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가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하고 있다. 2020.12.20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시작한 단식농성 10일차를 맞은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가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하고 있다. 2020.12.20ⓒ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뒤이어 발언에 나선 이용관 이사장은 "이제 기운도 빠지고 생각도 가물거리지만, 국회의사당 앞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며 "저희 유가족은 단순히 용균 엄마, 한빛 아빠로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산업 현장과 사회 곳곳에서 떨어지고, 깔리고, 끼여서 죽고, 불타서 죽고, 독극물과 가스에 질식하여 죽고, 재난과 참사로 죽은 수많은 영혼과 죽지 못해 고통의 세월을 보내는 유가족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거대 여당 민주당과 제1야당 국민의힘에 간절히 호소한다"며 "이제 기업의 눈치 그만 보시고 내일부터 중대재해법을 상임위에서 논의하시고 본회의 일정을 잡아달라"고 요구했다.

이 이사장은 "어떻게 임시국회가 시작된 지 10일이 지나도록 허송세월만 하고 논의 일정조차 잡지 않나"라며 "내일부터 당장 법안 심의에 들어가 올해 안에 법을 통과시켜달라. 연말에는 저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함께 단식농성 중인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는 연내 처리를 위한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했다.

강 원내대표는 "국회의장님과 민주당,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이전에 소위원회와 상임위 논의가 될 수 있도록, 31일 이전에 원포인트 국회 (본회의)가 열릴 수 있도록 의사 일정을 협의해 줄 것을 간절한 마음으로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동시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향한 압박도 이어갔다.

강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은 180여 석에 가까운 의석을 국민들이 몰아준 것이라는 기개로 21대 국회를 운영해 왔다. 그런데 왜 생명과 안전을 위한 법안 앞에서는 머뭇거리는지 많은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게 됐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며 "야당을 핑계 삼아 더 이상 의사 일정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를 대여 기 싸움의 희생양으로 삼지 말아달라"며 "비대위원장의 약속과 자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여론에 밀려 어쩔 수 없었던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중대재해법 소관 상임위인 국회 법사위 의사일정은 20일 현재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지난 17일 중대재해법을 논의한 당 정책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소위원회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라며 "여야가 냉각기인 시기이기 때문에 원내대표 간 먼저 협상을 한 뒤에 소위 회의가 열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시작한 단식농성 10일차를 맞은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고 김용균 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0.12.20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시작한 단식농성 10일차를 맞은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고 김용균 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0.12.20ⓒ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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