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8군사령부 11일 평택 입주식 다음달까지 이전 완료할 계획 올해 용산기지 주요 이전 완료 용산 주둔 64년 만에 마침표
애초 2008년 완료 계획했지만 전작권 환수 무기한 연기 대가 연합사 남겨 이전협정 무력화 사업비용은 7조→16조로 눈덩이 문 대통령, 3년전 “재비준해야”
서울시 용산에 위치한 미8군 사령부가 다음달까지 경기도 평택 험프리기지로 이전을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기지의 대규모 부대 이동이 올해 말까지 예정된 것으로, 주한미군 자체를 뜻해온 미8군이 용산에서 철수하긴 주둔 64년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때 협정을 맺은 ‘기지 이전 사업’은 보수정권을 거치면서 10년가량 늦어지고 비용도 16조원대(가장 최근 추계·2010년 기준)로 불며 ‘누더기’가 되었다. 본격 쟁점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기존 약속을 뒤집고 2014년 용산기지에 한미연합사를 남기기로 한 결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의원 시절 강하게 비판까지 한 터다.
미군기지 이전이 애초 계획에서 수차례 지연, 후퇴하고 비용도 16조원대로 불어났다. 2010년 계산이다. 미8군은 다음달, 나머지 주요 부대는 올해 말 이전을 완료할 방침인 서울 용산기지 일부 풍경.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주한미군 관계자는 9일 <한겨레>에 “용산기지의 8군·주한미군사령부 등이 7월초부터 차례로 이전할 계획”이라며 “소규모 기지 이전이 진행돼 왔지만 용산기지 주요 이전은 올해 말, 경기북부의 2사단 이전은 내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8군사령부 입주식(리본커팅)은 11일 평택기지에서 열린다. 미군 쪽은 이사 리허설도 진행했다. “8군이 4~6주 내 도착하면 평택기지 규모가 1200명 증가”하는 등 향후 용산기지와 2사단 병력·가족 등 1만2천명가량이 옮겨갈 계획으로 전해진다.
한·미 양국은 2002~2004년 용산기지이전협정(☞열쇳말)을 맺어 국내에 흩어진 40개의 미군기지를 평택과 대구 중심으로 통폐합시키기로 했다. 이에 근거를 둔 ‘주한미군 기지이전 사업’은 애초 2008년이 완료 시점이다. 최초 양국 합의에 의한 미군 최대 해외주둔지 건설 사업으로서 동맹의 새 시험대로 평가되어 왔다.
하지만 용산기지 이전 취지부터 크게 훼손된 상태다. 한미연합사 등 조건부 잔류 시설이 무장 늘어온 탓이다. 대사관 직원 숙소, 방호시설 등까지 남아 당분간 기지 본체의 25% 이상(일부 추정 포함)이 남게 될 형국이다.
한미연합사는 용산기지이전협정상 주한미군·유엔사령부와 함께 맨 먼저 평택기지로 이전(2006년 말)하기로 했다. “서울 도심의 미군시설을 신속·완전하게 한국 국민들에게 반환해야 한다는 여망을 반영하는 것”(2004년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 회의)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2014년 10월 미국에 요청해 전시작전권 환수를 무기한 연기한 대신, 미군 요구대로 한미연합사는 용산기지, 2사단 화력여단은 동두천기지에 남기기로 결정했다. 현재까지 협정 개정이나 국무회의 심의도 없어 위헌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업 초기 7조원대의 기지이전사업비는 이제 16조원을 넘어섰다. 한국 8.9조원, 미국 7.1조원으로 국방부는 말하지만, 실은 전체 94%(15조원) 안팎이 한국 돈이다. 이 또한 2010년 추계라 “다시 추계 중”이라고 밝힌 2017년 사업비는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다.
미군이 용산기지 이전을 사실상 마치려는 올해 하반기가 ‘기지 이전의 정상화’를 논의할 거의 마지막 기회란 지적이 나온다. 적어도 연합사 잔류 여부·규모 등을 놓고 협정 개정 등을 통해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4년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남북간 국방비 15배, 경제력 차이는 40배가 넘는데 전작권 환수가 안 되는 건 말이 안 된다. 동두천·용산에 미군이 (더) 잔류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법적·행정적·재정적 문제를 설명하고 (협정의) 국회 비준을 다시 받아야 한다”며 “부끄럽지 않으냐”고 따졌다. 당시 국방부(한민구 국방장관)는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 용산기지이전협정(Yongsan Relocation Program)·연합토지관리계획(Land Partnership Plan) :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 효율적 국토 활용 등을 목표로 전국에 산재한 주한미군기지를 평택, 대구 중심으로 재배치하며 공여 토지는 반환받기로 한 협정이다. 2002~04년 체결·개정한 뒤 국회 비준을 받았다.
[우리말 바루기] 들렀다, 들렸다? “부모님 댁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켓에 들렀다.” “귀가길에 항구에 들려 바닷바람을 쐬고 왔다.” 지나가는 길에 잠깐 머무르는 일을 나타낼 때 위에서와 같이 ‘들렀다’고 말하기도 하고, ‘들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들렀다’와 ‘들렸다’ 둘 중 어떤 것이 바른 표현일까. ‘들렀다’와 ‘들렸다’를 혼동해 쓰는 이유는 기본형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나가다 어딘가에 잠시 머무르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는 ‘들르다’이다. ‘들르다’는 ‘들르고, 들르며’ 등과 같이 활용되는데, ‘-아/-어’ 앞에서는 매개모음인 ‘으’가 탈락한다. 따라서 ‘들르-’에 ‘-어’가 결합하면 ‘으’가 탈락하면서 ‘들러’가 되고, 과거형은 ‘들렀다’가 된다. ‘들렀다’를 ‘들렸다’고 틀리게 쓰는 이유는 ‘들르다’가 아닌 ‘들리다’를 기본형으로 잘못 알고 활용했기 때문이다. ‘들려’는 ‘들리+어’가 줄어든 형태로, ‘들르다’가 아닌 ‘들리다’를 활용한 표현이다. ‘들리다’는 ‘듣다’의 사동사와 피동사나, ‘들다’의 사동사와 피동사로 사용하는 단어다. 그러므로 “부모님 댁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켓에 들렀다”는 바르게 쓰인 표현이므로 고치지 않아도 된다. “귀가길에 항구에 들려 바닷바람을 쐬고 왔다”는 ‘들려’를 ‘들러’로 고쳐 써야 바르다. # 우리말 바루기
[우리말 바루기] ‘결실’은 ‘맺지’ 말고 ‘거두자’ 중앙일보 입력 2024.02.08 00:11 지면보기 새해에 세운 계획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중간 점검해 보자. 작심삼일로 끝난 이들도 있겠지만,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의 결과가 잘 맺어지거나 또는 그런 성과를 이루었을 때 많은 이가 이처럼 “결실을 맺다”고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복된 표현이 숨어 있다. ‘결실’은 ‘맺을 결(結)’ 자와 ‘열매 실(實)’ 자로 이루어진 낱말이다. 한자 뜻 그대로 풀어 보면 ‘결실’은 ‘열매를 맺는다’는 뜻으로, 이미 단어를 이루는 한자에 ‘맺다(結)’는 표현이 들어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결실을 맺다”는 ‘맺다’를 두 번 연달아 쓴 중복된 표현이 된다. 그렇다면 ‘결실’을 쓸 때 어떤 낱말을 덧붙이는 게 좋을까. “결실을 맺다” 대신 “결실을 거두다” “결실을 보다”고 쓰는 게 더 적절하다. 우리말 바루기 다른 기사 이전 [우리말 바루기] ‘물렀거라’ ‘물럿거라’? 실생활에서 ‘살아생전’ ‘처갓집’과 같이 의미가 중복된 표현을 자연스럽게 쓰기도 하고, 표준국어대사전에 “평생을 성실하게 생활하신 부모님의 덕분으로 자식이 모두 성공의 결실을 맺게 되었다”는 예문이 나오기도 한다. 이렇듯 중복된 표현이 꼭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의미가 중복된 표현을 정확하고 올바르게 쓴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굳이 중복된 표현을 쓰기보다 “결실을 거두다” “결실을 보다”라고 쓰는 게 더 바람직한 언어생활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왕이면 명료하고 간결한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힘 있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법이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더 중앙 플러스 이상언의 오늘+ 온난화 해법 ‘우주 차양막’ “우리는 길을 찾을 것이다” 유료 전문공개 민주 공관위원장에 “유퀴즈!” 尹정권 탄생 공신 누구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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