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률 동지, 그러니 지금 갈 때인가”
통일애국전사 고 박석률 동지 민주사회장 추도식 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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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률 동지, 그러니 지금 갈 때인가. 나와 함께 계속, 40년 전의 그 ‘남민전’ 함성을 외쳐야 하지 않는가.”
‘통일애국전사 고 박석률 동지 민주사회장 추도식’이 27일 저녁 서울 도봉구 한일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과 동지들, 친지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오세제 서강대 민주동우회 회장의 고인 약력 소개에 이은 추도사에서 공동장례위원장인 안재구 남민전 동지회 대표는 “박석률 동지, 아쉽다. 정말 속상하다. 나보다 먼저 가서 아쉽고 속상한 게 아니다. 전사는, 우리 남민전 전사는, 짧든 길든 굵게 가자는 주의 아니던가. 사람답게 사는 사람세상 -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뻗쳐 온 ‘남조선민족해방전선’의 꿈을 채 이루지 못하고 가는 동지의 처신이 정말 속상하다”고 토로하곤 “우리는 그 피어린 투쟁으로 역사를 개척해 온 동지다. 그 역사의 바탕에서 지금 세계는 어떤가. 우리 민족의 자주적 대와 힘이 융성하여 세계정세가 변혁의 문턱에 올라서 있지 않은가. 우리가 소원하는 자주, 민주, 통일세상의 빗장도 풀리고 있지 않은가”라고 고인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박형선 광주전남 민청학련 동지회 회장은 추도사에서 “지난 78년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석률이 형이 찾아와서는 남민전에 가입해 새롭게 시작하자고 얘기했다. 그리고 30년이 지나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촛불이 타오르고, 민주주의가 조그마하게 움트기 시작하고 있는데 정작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할 때인 지금 형은 안 계신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소처럼 눈이 크고 맑아 돈 하고는 인연이 없는 분이었고, 죽어서도 운동을 하겠다고 했는데 아마도 먼저 가신 선배들을 만나면 세 번째, 네 번째 새로운 시작을 하고 계실 거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호상을 맡은 남민전 동지회 이강 선생은 “(고인이)만날 때마다 건강의 중요성을 느낀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니 엄청난 아쉬움을 느낀다”며 “오늘 이 자리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유족을 대표해 고인의 동생인 박석삼 선생은 “석률 형의 갑작스런 부음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와 주시고, 오늘 이 추모의 자리를 가득 메워주신 여러 선생님들, 선배, 동기, 후배 여러분께 유족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한다”고 인사하곤 “저는 석률 형이 낭만적 전사로서의 삶을 온몸으로 보여준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늘 저는 혁명적 전사였던 석률 형을 보낸다. 저는 이제 석률 형이 돈, 권력, 명예, 출세를 따지지도 않고, 추구하지도 경쟁하지도 않는 그런 세계로 가서 그의 혁명적 낭만을 완성하길 바란다”면서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추도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고인의 영정 앞에 차례로 나와 헌화하고 묵념했다.
김동원 기자 ikaros0704@g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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