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윤희숙 틀렸다는 원내사령탑, 그는 한남동 관저에 있었다

[12.7 탄핵박제 - 58회 송언석] 탄핵 반대 집회도 주최했던 TK 3선, "다시 시간 거슬러 얘기하는 것 도움 안돼"

정치
이경태(sneercool)

2024년 12월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무산을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국가보다 정당을 중시하는 길을 선택한 최악의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친윤계 윤상현 의원은 "1년 후에는 다 찍어준다"는 말로 표결 불참에 따른 정치적 영향 가능성을 일축합니다. <오마이뉴스>는 12.7탄핵 보이콧에 가담한 105인의 면면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편집자말]

▲2025년 6월 16일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사람을 내치는 건 혁신의 최종적 목표가 아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인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시)이 14일 윤희숙 혁신위원회의 인적쇄신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이미 그는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전횡과 비상계엄, 탄핵에 대한 사죄문을 당헌당규에 넣자는 윤희숙 혁신위의 1호 혁신안에 대해서도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미온적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지난 6월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처절한 반성과 쇄신이 필요한 때"라며 신속한 혁신위 설치를 공언했던 그가 정작 제안된 혁신안에는 제동을 걸고 있는 꼴이다. 앞서도 송 의원은 최소한의 인적쇄신안으로 이른바 '쌍권(권영세·권성동)'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안철수 전 혁신위원장의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13일 KBS <일요진단>과 한 인터뷰에서 "(혁신위가) 인적청산을 먼저 얘기했는데 일의 순서가 거꾸로 된 것 같다"라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특정 계파를 몰아내는 식으로 접근하면 (혁신은) 당연히 필패하게 돼 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우리 모두가 혁신의 객체이면서 주체이다, 이런 정신으로 함께한다고 접근해야 된다."

참고로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대통령 관저 앞 체포영장 집행 저지 시위'를 포함한 8대 과오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이들을 인적쇄신 0순위 인사로 꼽았다. 그리고 송 의원은 1월 6일과 15일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한남동 관저에 모였던 의원 중 한 명이다.

이에 대해 그는 6월 13일 TV조선 유튜브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와 한 인터뷰에서 "그때 당시 관저 앞에 나갔던 우리 의원들 입장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나갔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15일 송 의원을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과 함께 스스로 거취를 밝혀야 할 인사로 거론했다. 윤상현 의원이 주최하고 윤석열의 복귀를 주장하고 있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연설한 '리셋코리아 국민운동본부 발대식 및 토론회(7.14)' 행사에 참여한 것을 두고 "병이 깊은 당을 다시 일어나지 못하게 숨통을 조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송 의원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전혀 공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2025년 1월 6일 국민의힘 나경원, 김기현 의원 등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 앞에서 ‘내란수괴’ 혐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대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 뒤에 송언석 의원(박스)이 있다.권우성

▲2025년 1월 6일 국민의힘 유상범, 김정재, 김선교, 권영진, 이종욱, 이인선, 최수진, 송언석 등 30여 명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권우성

국회에 있었지만 비상계엄 해제요구 표결엔 불참

송언석 의원은 2024년 12월 4일 새벽 국회 안에 있었지만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 표결에는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8명 중 1명이다. 그는 그날 새벽 0시 10분 국민의힘 의원 텔레그램 단체방에 "우여곡절 끝에 예결위회의장에 도착했습니다. 아무도 안 계시네요"라고 적었다. 본회의장으로 와달라는 우재준·박정훈 의원의 답변 뒤에도 "의총 장소가 어딥니까? 예결위회의장 아닌가요?"라고 썼다.

윤석열 탄핵을 반대했다. <한겨레>는 12월 6일 "3선의 송언석 의원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이 입장 표명을 하면 탄핵을 안 하겠지만, 입장 표명을 안 하니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해가 안 된다. 탄핵되면 다 죽는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윤석열 탄핵이 정치공작에 기반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3월 8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석방을 환영하면서 "곽종근 전 사령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협박과 회유 정황이 드러났고, 홍장원 전 차장 증언의 신뢰성이 훼손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헌재는 지금까지의 심리 과정에서 법과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되돌아보고, 정치 공작에 기반한 탄핵을 즉각 기각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2025년 2월 28일 본인 블로그에 게시한 의정활동 홍보물송언석 의원 블로그 갈무리

3월 15일 지역구인 김천황금시장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주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송언석과 김천이 지킨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붙은 차량에 오른 그는 "윤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 온갖 꼼수와 불법 행위를 자행한 좌파세력의 실체를 온 국민들이 똑똑히 봤다"라고 주장했다. 나경원·이만희·장동혁·정희용 의원이 함께했다.

탄핵기각 및 각하를 촉구하는 헌법재판소 앞 릴레이 시위에도 참여했다. 3월 18일 페이스북에 "이곳에는 지금 대한민국의 공정과 상식, 자유와 정의를 지키고자 하는 많은 국민들께서 함께해주고 계시다"라며 "국민의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의 법치와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켜내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적었다.

헌재의 윤석열 탄핵파면 선고 땐 어떤 입장도 내지 않았다. 다만 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된 6월 16일 "과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했었는데 탄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간에 어떤 과정이 있었든 (우리 당은) 헌법질서 속에서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를 승복하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다. 다시 (시간을) 거슬러서 얘기하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되겠느냐. 잘못한 것이 있으면 분명히 인정하고 반성하고 사과할 용의가 돼 있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해 왔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이 된 분은 자기가 잘못한 것, 이미 유죄로 확정된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성이나 사과 같은 게 없다. 그런 걸 볼 때 국민이 많이 분노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내려놓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오른쪽은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남소연

다음은 12.3 계엄 이후 송 의원의 주요 정치적 선택이다.

2024년

12월 4일 : 12.3 비상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투표에 불참했다.

12월 7일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했다.

12월 10일 : 12.3 비상계엄사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12월 26일 :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불참했다.

2025년

1월 6일, 15일 :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당시 한남동 관저 앞 집결에 참가했다.

2월 17일 : 헌법재판소 항의 방문에 참가했다.

3월 1일 : 극우세력의 3.1절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했다.

3월 12일 : 탄핵심판 각하 촉구 탄원서에 이름을 올렸다.

6월 5일 :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외환 특검 표결에 불참했다.

7월 14일 :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리셋코리아 발대식(전한길 연설)에 참석했다.

[프로필] 최상목·박수영과 같은 길 택했던 서울법대 82학번... 2021년엔 당직자 폭행으로 물의

▲토론회 참석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2025년 7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긴급토론회 '무엇을 할 것인가?,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에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참석해 있다.연합뉴스

1963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다. 김천한일중·경북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85년 사법고시 대신 행정고시를 보고 공직에 입직했다. 당시 법대 법경제학 전공 교수로 부임한 고(故) 박세일 명예교수의 권유를 받고서다. 그와 같은 길을 택한 82학번 법대 동기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다. 송 의원은 이들과 '법경제학회'를 만들어 함께 공부했는데 여기에 속한 대다수가 행시를 통해 공직에 들어섰다.

재무부 사무관으로 입직해 30여년간 예산업무를 전담한 예산통으로 통했다. 같은 시기 입직한 최상목 전 부총리와도 끈끈했다. 기획재정부가 세종시로 이전했을 때 1년 가까이 같이 살 정도였다. 박근혜 정부 때는 각각 기재부 1차관과 2차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2017년 6월, 공직을 떠난 후 여의도 안팎에서 이름이 오르내렸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 일각에서는 그를 대구시장 후보로도 거론했다. 다만, 송 의원은 이때부터 이철우 경북지사 출마로 비게 될 가능성이 큰 김천 보궐선거에 뜻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2018년 김천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출마선언 때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생긴 균열은 우리 사회 내부로부터의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라며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겪고도 절박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나태한 관성에 물든 보수정당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첫 선거에서 고전했다. 무소속 최대원 후보와 접전 끝에 493표 차이로 당선했다.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많은 반성과 배움을 주는 시간이었다. 보수의 진정성 있는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와 김천의 새로운 발전을 이루겠다는 약속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라고 약속했다.

2021년 4월 국민의힘을 자진탈당한 적 있다. 4.7 재보궐선거 당일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 자신의 자리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무처 당직자에게 폭언과 발길질을 해 징계 처분이 예고됐기 때문이다(관련기사 : 잔칫집에서... "XX놈아!"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 당직자 폭행 https://omn.kr/1srfr ). 그는 두 달 만에 복당 신청서를 냈고 같은 해 8월 다시 당적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