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대 난동’ 징계에 “나는 언론인”이라는 전한길

 

전한길에 흔들리는 국민의힘...전한길 놓고 ‘찬탄파’ vs ‘반탄파’ 갈등

민주당 “민주주의 근간 위협”...진보당 “개인 일탈 아냐” 비판

  • 김백겸 기자 kbg@vop.co.kr 발행 2025-08-09 17:49:43

    보수유튜버 전한길 씨가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며 찬탄(탄핵 찬성)파 후보가 등장할 때마다 ‘배신자’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8.08 ⓒ뉴시스


  • 국민의힘이 전당대회서 난동을 일으킨 한국사 강사 출신 보수유튜버 전한길 씨에 대해 전당대회 출입 금지 조치에 이어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이에 전 씨는 자신이 "언론인"이라며 당의 조치가 "언론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전 씨에 대한 징계 절차에 당권 주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반대했던 '반탄파'와 탄핵에 찬성한 '찬탄파'로 나뉘어 갈등을 보였다. 김문수, 장동혁 등 '반탄파' 당권 주자들은 오히려 "불균형한 조치"라며 전 씨를 옹호했다. 반면 안철수, 조경태 등 '찬탄파' 당 대표 후보들은 "전 씨를 제명해야 한다"며 더욱 강한 조치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출입 금지 이어 징계 절차...전한길 "다음 전당대회도 참석"


    국민의힘은 9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전 씨의 전당대회 방해 행위에 대해 논의한 결과 "당원 전유관(예명 전한길)씨 조사를 서울시당 윤리위에서 중앙윤리위로 이첩해 징계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 씨는 전날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프레스(PRESS) 비표를 발급받아 참석했다. 기자석에 앉은 전 씨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찬탄파' 후보가 나오면 야유를 선동하고, '반탄파' 후보에는 박수와 환호를 유도하는 등 행위로 소란을 일으켰다.

    전 씨는 '찬탄파'인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가 발언하자 당원들을 향해 두 손을 들어 "배신자"를 연호하며 선동했다. 조경태 당대표 후보 연설 때는 의자 위로 올라 항의 손짓을 하다 진행 요원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반대로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한 김민수 후보 발언에는 박수와 환호를 유도했다. 이에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등 소동이 발생했다.

    이 같은 전 씨의 행위에 대해 당 지도부는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방해했다"며 "대구시당, 경북도당에서 행사 및 업무 방해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엄중 조치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대구·경북 전당대회 직후 긴급 지시사항을 통해 전 씨의 전당대회 출입을 금지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8일 "전당대회를 분열과 갈등의 장으로 만든 데 대해 엄중 경고한다"며 "혼란을 불러일으킨 전 씨를 포함해 대의원 자격이 없는 인사에 대해 향후 개최되는 모든 전당대회 일정에 출입을 금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전 씨는 당 지도부의 제재가 "언론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전 씨는 8일 "전한길은 언론인으로 (전당대회) 입장 자격이 있다"며 "만약 금지한다면 언론탄압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전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전한길뉴스'의 발행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 지도부의 출입금지 조치에도 전 씨는 오는 12일 열리는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도 참석할 것을 예고했다. 전 씨는 MBN을 통해 "전한길뉴스 발행인 자격으로 당연히 참석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장동혁(왼쪽부터), 조경태, 김문수,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8.08. ⓒ뉴시스

    전한길 두고 갈라진 국힘 당권주자들
    김문수 "불균형한 조치" vs 안철수 "제명해야"


    당 지도부의 전 씨에 대한 제재 조치에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반탄파'와 '찬탄파'로 나뉘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김문수, 장동혁 등 '반탄파' 후보들은 전 씨에 대한 징계 절차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후보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부 인사를 주적으로 삼아 총구를 겨누어서야 되겠나"라고 전 씨를 옹호했다.

    김 후보는 전 씨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당이 일부 인사에게만 경고 조치를 내린 것은 명백히 미흡했다"면서 "균형 잡힌 대응이 없다면 분란과 갈등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후보도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전 씨 한 사람을 악마화하고 극우 프레임으로 엮으려는 시도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찬탄파' 후보들을 향해 "안철수 후보 처럼 그런 고약한 프레임으로 나까지 엮어 내부총질을 하면서 전당대회를 치르려는 태도는 용서하기 어렵다"며 날을 세웠다.

    안철수, 조경태 후보 등 '찬탄파' 후보들은 전 씨를 제명해야 한다며 더욱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안 후보는 같은 날 SNS를 통해 "전한길, 미꾸라지 한 마리가 사방팔방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며 " 어제 벌어진 전 씨 논란에 대해 당무감사를 실시하고, 전 씨를 제명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도 이날 SNS에서 "'윤어게인'을 외치는 사람들이 국민의힘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며 "당 지도부는 합동연설회 출입 금지를 넘어 즉각 출당 조치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내란선동' 전한길, 개인 일탈 아냐"...'국힘 해산' 이유 보여준 전한길


    국민의힘 밖에서는 전 씨와 같은 내란세력과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현장에서 벌어진 전 씨의 추태는 민주주의의 근본 질서를 송두리째 짓밟은 폭거"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전 씨에 대해 징계 절차를 착수한 데 대해서도 "본질을 외면하는 눈가림에 불과하다"며 "내란 세력과의 완전한 결별을 분명히 선언하고, 내란 동조 세력을 철저히 척결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에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전 씨의 내란선동은 개인의 일탈이 절대로 아니"라며 "이미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문수, 장동혁 등이 전 씨 앞에서 충성맹세를 하지 않았느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 씨에 대한) 출입 금지 시늉은 아무 의미 없다"며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에 대한 '배신자'야말로 국민의힘이다. 내란본당 국민의힘은 즉각 해산 외 다른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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