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명박 사면' 외치던 안철수의 조악한 정치쇼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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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5.08.16 21:15

  • 수정 2025.08.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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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씨' '당신' '밀정' '매국노' 도발 점입가경

이 대통령 광복절 축사 중 면전서 플래카드 시위

조국·윤미향 사면이 헌법 무시, 법치 박살 냈다?

3년여 전엔 "국민 통합 위해 박·이 사면" 앞장서

국힘 당대표 선거용 '이재명에 맞선 투사' 노림수

'비윤(非尹) 반명(反明)' 표 끌어모아 뒤집기 될까

민주 부글부글…"광복절 기념식 이용 정치적 쇼"

"갈수록 사람이 왜 그 모양?" "초라하고 우스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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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경축사를 진행하는 중에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8.1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망동에 가까운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의 거친 언행이 점입가경이다. 이재명 대통령을 '매국노' '밀정' '이재명 씨' '당신'이라고 지칭하며 원색적으로 비하하던 안 의원은 급기야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경축사를 진행하던 중 객석에서 일어나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드는 돌출행동까지 연출했다. 안 의원은 행정안전부 의전 담당자가 중단을 요청하는데도 이 대통령이 경축사를 마칠 때까지 플래카드 시위를 고집했다.

안 의원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 사면이 '헌법을 무시하고 법치주의를 박살 내는 것'이라고 주장해 이 두 사람이 윤석열 검찰에 의해 마녀사냥을 당했다는 점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음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안 의원은 불과 3년여 전엔 권력형 중대 비리로 수감 중이던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까지 요구한 바 있어 이번 사면 반대론에서 일관성이나 설득력을 전혀 찾을 수 없다. 그는 지난 2021년 12월 16일 국회에서 '국민 통합'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결정해달라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게 요청한 바 있다.

이어 같은 해 12월 24일 국민의당 대선 후보 자격으로 부산 자갈치시장을 찾은 자리에서도 "우리나라 정치 역사를 보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복수의 복수를 거듭했다. 이제는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은 제가 요구한 것이기도 하므로 환영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국민 통합을 위해서 석방해야 한다"고 재차 '사면을 통한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 관련 기사 안철수 "박근혜 사면 환영…이명박도 통합 위해 석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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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경축사를 마치고 자리로 향할 때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8.1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안 의원이 사면 반대를 핑계로 이 대통령을 겨냥해 최근 하루도 빠짐없이 의도적인 도발을 일삼자 더불어민주당도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16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제80주년 광복절은 독립영웅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불법 계엄과 내란을 막아낸 민주주의 승리를 축하하며, '빛의 혁명'의 시대정신을 되새기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날이었다"면서 "그러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광복절 경축식에서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 피켓을 들고 광복절 기념식을 당대표 선거 홍보용으로 이용하는 정치적 쇼를 벌였다. 정치적 야욕을 위해 독립영웅과 시대정신을 되새기는 자리를 훼손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뛰어든 상태다. 그간 대선과 당내 선거에서 매번 고배를 마시며 '철수'만 거듭하던 안 의원은 이번 8·22 전당대회에 배수의 진을 치고 어떻게든 반전을 꾀하기 위해 언론 주목도가 높은 이 대통령을 물고 늘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 여전히 별 기반이 없는 비주류 후보지만 이 대통령에 맞서 싸우는 투사 이미지로 '비윤(非尹) 반명(反明)' 표를 최대한 끌어모아 막판 뒤집기를 해보겠다는 노림수가 깔려 있다. 그래서 백 원내대변인이 '정치적 쇼'라고 일갈한 것이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개별적으로 신랄한 지적을 쏟아냈다. 안 의원의 1차원적 정치공학이 뻔히 보이면서도 그 정도가 너무 저급해 분노를 표시하는 모습이다. 박홍근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한길발(發) 극우 쓰나미에 잠식당한 국민의힘 당권 투쟁판에서 어떻게든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마음은 알겠다만, 광복 80주년 경축식마저도 정치 투쟁의 장으로 오염시키는 건 선열들을 모독하는 일"이라며 "때와 장소를 가리는 건 정치의 기본이다. 갈수록 사람이 왜 그 모양인가?"라고 개탄했다.

이광희 의원은 "안철수 씨, 80주년 광복절 행사장에서 뭐 하는 짓인가?"라며 "군대를 동원한 권력자(윤석열) 앞에서는 한없이 존재감 없던 당신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정농단에 거침없던 V0(김건희)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던 당신이, 적어도 민주당 정권에서는 입틀막에 보복당하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으로 초라하고 우스꽝스러운 짓을 하는 모습이 참으로 어처구니없다"고 했다. 이어 "손가락은 아직 무탈하느냐"면서 "아무리 당내 선거가 급하기로서니 낄 때 안 낄 때 구별 못하는 찌질함에 실소가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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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안철수 의원 페이스북

앞서 안 의원은 지난 11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미향 전 의원 등이 포함된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이 발표된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 당신은 친명 개딸들이 대한민국에 심어놓은 밀정이자 매국노 대통령" "이재명 씨, 당신은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이 없다" "사면발이보다 못한 조국, 윤미향 사면" 등의 막말을 하고,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서도 "매국 앞잡이들" "국민임명식에서 이들이 또 얼마나 아양을 떨어댈지"라고 표현하는 등 연일 폭주극을 이어왔다.

이에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의원의 지난 2022년 20대 대선 때 행적을 들어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이재명 대통령을 두고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망언을 일삼는 안철수 의원, 아직도 손가락이 건재한가?"라며 "내란 수괴 탄생 1등 공신 안철수 의원은 손가락이 10개라도 쓸 말이 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 여전히 손가락이 멀쩡한 안철수 의원이 써야 할 글은 윤석열과의 단일화로 내란 괴물 정권을 탄생시킨 과오에 대한 통렬한 반성문"이라고 쏘아붙였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더욱 격분해 "아무리 당대표가 되고 싶어도 대소변은 가리면서 말씀하라. 그동안 표를 얻기 위해 '세 치 혀'를 가볍게 놀렸다가 '철수'했던 정치인들을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면서 "개혁 정치로 시작해 중도를 넘어 막장 보수로까지 철수해버린 안철수, 어쩌다 그 지경까지 됐는가? 안철수에게 품격 있는 사과는 요구하지 않겠다. 이미 품격 있는 정치에서 스스로 철수했기 때문"이라고 매섭게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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